민주당 승리로 마무리된 美 지방선거, 연방정부 셧다운 관련 양당 공방 격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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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및 뉴욕시장 선거 참패 예산안 두고 대립 이어가는 양당, 연방정부 셧다운 역대 최장 기록 경신 미국 사회 전반 혼란 확산, '초당적 협력' 어디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방 선거 결과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공화당이 버지니아주·뉴저지주 주지사 선거와 뉴욕 시장 선거에서 줄줄이 참패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지방 선거가 마무리되며 여론 관리에 대한 부담이 경감된 만큼, 향후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정지)을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치적 공방이 한층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美 민주당, 지방선거서 '대승'
3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발표된 지방 선거 결과와 관련해 "투표용지에 트럼프의 이름이 없었던 점과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공화당의 패인"이라고 적었다. '투표용지에 자신의 이름이 없었다'는 표현은 이번 선거가 전국 단위가 아닌 지방 선거라는 점을 강조하고, 직접적인 책임을 짊어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공화당은 버지니아·뉴저지의 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선 에비게일 스팬버거 전 연방 하원의원이 공화당 윈섬 얼 시어스 부지사를 누르고 당선되면서 최초의 여성 버지니아 주지사가 됐다. 부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소속 가잘라 하시미가 승기를 쥐었다.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 마이키 셰릴 연방 하원의원이 공화당 후보 잭 치타렐리 전 뉴저지주 의원을 누르고 주지사 자리에 올랐다.
이후 4일 치러진 뉴욕 시장 선거에서도 진보 정치인인 조란 맘다니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됐다. 그는 지난 6월 뉴욕시장 예비선거에서 거물로 꼽히던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인물이다. 맘다니는 5세 무상보육, 무료 시내버스, 임대로 동결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공무원 대량 해고 정책 등으로 인해 가중된 서민들의 고충을 정면에서 파고든 것이다.
양당, 예산안 두고 평행선 달려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 이후 치러진 첫 주요 지방선거가 민주당의 승리로 마무리된 가운데, 곳곳에서는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와 관련한 양당의 정치적 공방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선거가 종료되며 여론 관리 부담이 줄어든 만큼, 양당이 한층 공격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셧다운은 의회가 정해진 시한 내에 다음 회계연도의 정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해 연방 정부 업무가 중단되는 사태를 일컫는다. 이번 셧다운은 2026 회계연도(10월 1일 시작) 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양당의 대치로 인해 벌어졌다. 공화당은 전년 수준의 예산 규모를 유지하는 임시 예산안을 처리해 일단 정부 운영을 정상화한 뒤 쟁점 현안을 협상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이른바 ‘오바마 케어’라 불리는 공공 의료보험 보조금 연장에 합의하지 않으면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현재 상원(총 100석)은 공화당이 53석으로 우세하지만, 예산안을 처리하려면 찬성 60표가 필요해 공화당 단독으로는 통과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셧다운 사태가 이달 5일 기준 역대 최장 기록(36일)을 경신할 만큼 장기화하고 있음에도 불구, 양당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추세다. 지난 4일 연방 상원에서 공화당의 임시예산안에 대한 14번째 표결이 이뤄졌지만 찬성 54 대 반대 44로 또다시 부결됐다. 이에 민주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에 직접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대화하는 대신 의회 규칙을 바꿔서라도 예산안을 강행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 중이다.

공무원·항공 관제사 등 '무급 노동' 이어가
이런 상황 속 미국 사회는 양당 대치의 막대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셧다운으로 인해 휴직 중인 공무원은 최소 67만 명에 달하며, 필수 근무 인력으로 지정돼 급여를 받지 못하면서도 근무를 이어가야 하는 직원도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셧다운을 계기로 해고된 공무원도 4,100여 명에 육박한다. 소득이 불안정해지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푸드뱅크를 찾아 식료품을 구하는 공무원도 최근 들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이 같은 저소득층 지원 분야도 셧다운으로 인해 막심한 타격을 입었다는 점이다. ‘푸드 스탬프’로 알려진 보충 영양 지원 프로그램(SNAP) 자금이 고갈돼 4,100만 명이 이달부터 지원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항공관제사에게 임금이 지급되지 않으며 교통 혼란도 커지고 있다. 현 항공업계 상황과 관련해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전국에서 6,200편이 지연되고 500편이 결항했으며, 이 중 65%는 관제사 결근 때문"이라며 “만약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모든 공역(air space)을 닫고 사람들이 (항공편으로) 이동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 사회의 혼란이 눈에 띄게 가중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에서 '초당적 협력'이 좀처럼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외교 전문가는 "미국의 양당은 국가의 이익을 위해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며 "당장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에도 인프라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초당적 협력의 성과가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1기 당시에도 35일에 달하는 셧다운 사태를 일으키는 등 민주당에 좀처럼 타협의 여지를 내주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며 "국민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주요 사안에서 신속하게 타협점을 도출하고, 그 외 쟁점에 대한 논의는 뒤로 미뤄두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