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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액 자산관리 패러다임의 전환” 두바이, 패밀리 오피스의 새로운 심장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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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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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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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관리·상속·회계 등 모든 업무 수행
전 세계 패밀리 오피스 운용 자산 5.5조 달러
신흥 거점 두바이, UHNW 유치 위한 환경 마련

최근 초고액 자산가들(UHNW·Ultra High Net Worth)의 자산관리(WM) 수요가 단순한 투자 운용을 넘어 '패밀리 오피스'로 옮겨가고 있다. 투자관리뿐 아니라 자산 증식과 보존, 후대 승계까지 아우르는 정교하고 전문화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다. 이런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는 새로운 자산관리의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부유층 자본이 이동하는 가운데, 개방적 정책과 공격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 전략이 결합되면서 두바이를 중심으로 한 UAE가 세계 패밀리 오피스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는 양상이다.

WM 뉴 트렌드, 자산운용사에서 패밀리 오피스로

9일(현지시간) 미국 회계법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패밀리 오피스는 2024년 기준 약 8,030개, 시장 규모는 5조5,000억 달러(약 7,700조원)로 추정되는 가운데, 2030년에는 각각 1만720개, 9조5,000억 달러(약 1경3,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순자산 증가, 인구 고령화 등의 요인이 이 같은 성장세를 견인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캡제미나이(Capgemini)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고액 자산가(100만 달러·약 14억원 이상 보유)는 2,340만 명, 초고액 자산가(3,000만 달러·약 435억원 이상 보유)는 2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초고액 자산가는 전체 고액 자산가 인구의 약 1%에 불과하지만, 전체 고액 자산가 보유 자산(총 90조5,000억 달러·약 12경7,000조원)의 34%를 차지하며 상위 계층에 자산이 초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수백억원부터 수조원까지, 가문 단위의 부를 관리하는 패밀리 오피스 사업은 자산관리 분야에서 그야말로 상징적인 영역이다. 패밀리 오피스라는 개념은 19세기 유럽의 로스차일드 가문이 집사에게 체계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도록 한 것에서 시작됐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미국 석유왕 존 데이비슨 록펠러가 패밀리 오피스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고, JP모건이 가문의 자산과 미술품을 관리하기 위해 패밀리 오피스 형태를 발전시켰다. 빅테크 거물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등도 모두 패밀리 오피스를 가지고 있다.

패밀리 오피스의 증가세는 전체 금융 부문에 퍼져 다양한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자산관리업계에 널리 퍼져 있는 전통적인 수수료 구조에 가장 큰 변화를 불러왔다. 직접 투자 경로를 선택하는 가문이 늘면서 전통적인 자산 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패밀리 오피스가 투자 환경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자본 배분 및 시장 역학에 대한 영향력도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영향력은 기업 거버넌스 형성, 지속 가능한 관행 육성, 전략적 투자 및 파트너십을 통한 산업 방향 조정까지 확장되는 양상이다.

새로운 허브로 떠오른 두바이

현시점 글로벌 패밀리 오피스의 중심지로 지목되는 곳은 두바이다. 2024년 기준으로 두바이는 전 세계에서 백만장자 약 6,700명이 새로 유입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백만장자를 유치한 도시로 올라섰다. 2위 미국(3,800명)이나 싱가포르(3,500명)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UAE가 글로벌 패밀리 오피스의 중심지로 부상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로, 그리 오래지 않다. 팬데믹 동안 UAE 정부는 백신을 신속히 보급하며 방역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다른 국가들에 비해 외국인 입국이 조기에 허용됐고, 인도와 러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고액 자산가들이 두바이를 비롯한 UAE로 유입됐다.

회계법인 KPMG에 따르면 2021년 UAE의 금융 자산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이 중 약 41%가 고액자산가와 패밀리 오피스에 의해 창출됐다. 이 비율은 2026년까지 46%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2024년 세계 부유 도시 보고서(World’s Wealthiest Cities Report)에 따르면, 두바이에는 최소 100만 달러 이상의 유동 자산을 보유한 고액자산가 약 8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순자산 최소 1억 달러(약 1,450억원) 이상의 센티밀리어네어(centi-millionaire) 206명, 억만장자(billionaire) 15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세계 18위 규모로, 2014년 이후 10년간 백만장자 수가 2배 넘게 늘었다. 백만장자 증가율 102%는 전 세계 주요 도시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수준으로, '부의 이동'이 집중되는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UAE ‘패밀리 오피스 굴기’

두바이의 성장은 지정학적 위치, 경제적 안정성,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 그리고 우호적인 법적·세제 환경 덕분이다. UAE는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및 유럽을 잇는 중심지로서 패밀리 오피스들이 다양한 글로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특히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각각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ubai International Financial Centre, DIFC)와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bu Dhabi Global Market, ADGM)이라는 금융자유구역을 통해 국제적 투자자들에게 법적 안정성을 제공한다.

현재 DIFC와 ADGM은 영국법을 기반으로 독립적 법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소득세와 법인세가 면제되거나 극히 낮아 세제상 부담이 적다. 특히 두바이는 '가족자산 관리'를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법·세제·금융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DIFC가 2023년 패밀리 오피스의 허브 역할을 하는 패밀리웰스센터(Family Wealth Centre)를 세우고 '가족 자산 운영 규정'을 제정해 제도를 전면 개편한 것이 대표적이다. 패밀리 오피스가 금융기관처럼 간주돼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거치는 대신, 간단한 등록만으로 영업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ADGM의 경우 패밀리 오피스를 위해 재단법인 외에 제한범위회사(Restricted Scope Company, RSC)를 도입했다. RSC는 일반적인 회사와 달리 공시 의무 및 회계 기록 제출 의무가 면제되는 등, 또 다른 패밀리 오피스 중심 허브인 싱가포르의 가변자본기업(Variable Capital Company, VCC)와 유사하게 가족 자산 관리 및 프라이버시 보호에 유리한 법적 구조를 제공한다. 이처럼 개인자산에 대한 세금이 없는 구조와 외환·해외투자 규제의 부재가 결합되면서 UAE는 전 세계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자산 친화 국가로 부상했다. 또한 두바이와 아부다비 금융자유구역은 외국인이 100% 지분을 소유할 수 있어 고액자산가들이 안심하고 패밀리 오피스를 설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패밀리 오피스 설립에 필수적인 재단법인(Foundation) 제도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재단법인 제도는 2017년 ADGM, 2018년 DIFC, 2019년 라스알카이마 국제기업센터(RAK ICC)에 순차적으로 도입됐다. UAE의 재단법인은 독립적인 법인격을 가지지만 지분이 존재하지 않아 상속 대상이 되지 않고, 설립자가 이사회와 정관 등 내부규정을 통해 재단법인의 목적과 운영 방식을 가족의 필요에 맞게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또한 가족기업법을 통해 가족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고, 가족 내 분쟁 해결을 위한 전담 기구를 마련해 안정적 경영을 지원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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