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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팔란티어의 탈(脫) 대학 실험, AI시대 최상위권과 중위권 인재만 살아남는 노동시장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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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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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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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conomy Korea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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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육의 불필요성 주장하는 목소리 높아
AI시대 들어서면서 중위권 이하 대학들은 경쟁력 상실
국내는 상위권 대학들도 AI시스템보다 경쟁력 부족한 교육과정 운영하는 경우 많아
'AI도사'가 된 학생들에게 논리적 사고력 길러주는 교육으로 개혁없이는 생존 어려울 것

이번 2025년 학년도 가을학기부터 글로벌 AI스타트업 팔란티어(Palantir)가 22명의 고교 졸업생들로 기존 대졸자들에게 주어지던 업무를 대신하도록 시키고 있다. 지난 4월 공고로 받은 500명의 지원자 중 선발된 22명은 4주간의 세미나를 거치고, 초기 인턴십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팔란티어는 지난 4월 공고에서부터 이미 대학들이 인재를 길러내는 기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고, 회사 전반적으로 대학 졸업장보다 실제 역량이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연간 4만 달러에서 7만 달러에 달하는 미국 대학 학비를 감안하면, 실제 현장에서 쓰일 수 없는 역량을 가르치는 대학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실용적 의구심 이전에 재무적 의구심이 더 큰 상황이다.

AI시대 이전부터 대학 교육의 권위는 무너지고 있었다

대학 교단에 서 있는 필자 입장에서 지적하고 싶은 부분 중 하나는, AI시대의 시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2016년 알파고, 혹은 2022년 챗GPT 등의 사건 이전부터 이미 대학 교육의 권위가 크게 무너진 상태였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등록금이 주요 수입원인 미국 사림대들 대다수가 이미 우수한 교육을 해야한다는 사명감을 내려놓은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필자가 박사 과정 재학 중 수업 조교를 하던 2010년대 초반에도 교수님들이 시험 채점은 최대한 많은 점수를 줄 수 있도록 해서 학생들이 불평하지 않도록, 괜히 학장에게 왜 이렇게 점수를 짜게 줘서 분란을 일으키느냐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라는 주의를 받기도 했고, 교육 과정이 허술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주요 대학 MBA 과정의 수업 조교를 담당했던 박사 과정 재학생들은 모든 학생이 답안지 하나를 베꼈기 때문에 1명만 채점하면 500명 답안지 모두를 채점한 것과 같다는 농담을 던지는 수준이기도 했다.

교육 과정의 난이도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일부 명문대의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전공 총칭, 미국식 '이과' 전공 표현) 과정을 제외하면 교육 수준이 크게 낮아졌다는 기업들의 불만이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된 상태였고, 명문대가 교육을 잘 해줘서 학생을 뽑는 것이 아니라, 명문대 학생들 간의 인적 네트워크, 그런 명문대학 입학을 지원할 수 있는 가정 배경, 고교까지 높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성실성, 지적 역량 등을 포함한 신호 효과 때문이라는 인식도 인사 담당자들 사이에 널리 퍼진 상태였다.

대학에서 배운 교육 내용을 현장에서 쓸 수 없다는 인식은 대학 교육이 지나치게 이론적인 내용에 치우치고 있거나, 반대로 교육 수준이 지나치게 낮았기 때문인데, 어느 쪽이건 대학이 취업을 위해 지원해주는 부분에서 교육 내용보다 교육 외적인 신호 효과가 더 컸던 것이다.

AI시대, 권위를 유지할 수 있는 대학과 폐교해야 하는 대학

대학이 고급 교육을 제공하고, 그 교육 과정을 우수하게 마친 학생들은 뛰어난 인재고, 다양한 산업에서 자신의 재능과 학습한 내용과 결합해 사회적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사회적 중추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히 작동하는 곳들이 있다. 그런 교육 기관들은 여전히 입학 시험의 난이도가 높고, 학위 과정에서 탈락자도 많다. 교육을 따라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실성 부족과 함께 지적 역량 부족인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교육 기관들이다.

대부분의 중위권 이하 대학들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이미 AI시스템에서 완벽한 정답을 찾을 수 있는 수준이 된 만큼, 대학이 권위를 유지하려면 그런 최상위권 교육을 제공하는, 즉 AI시스템으로는 추격이 불가능한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남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런 교육을 따라올 수 없는 학생들을 받는 교육기관은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은 '학위 장사 기관(Diploma mill)'이라는 멸칭을 받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중위권 이하 대학은 시장에서 대학으로 인정 받기 어렵게 되고, 이는 최근 미국 대학들의 사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 국가고등교육집행위원회(SHEEO)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전역에서 2년제 이상 대학 319곳이 문을 닫았다. 2022년(3,542개)과 비교하면 10%가량 줄어든 셈이다. 반면 명문대 쏠림 현상은 심화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50개 주의 4년제 주립대 748곳을 분석한 결과 2015년 대비 지난해 주(州) 대표 주립대(플래그십 대학) 등록자는 평균 9% 증가한 반면 그 외 주립대는 2% 감소했다. "명문대가 아니면 대학 등록금이 아깝다"는 인식이 자리잡힌 것이다.

S급 대학이 아니면 단계적으로 폐교 절차를 밟아야 할 것

이미 고등교육 구조적으로 이른바 초명문대에 해당하는 S급 대학이 아니면 경쟁력 있는 학위 과정을 운영하기 어려웠고, AI시대에 접어들면서 수면 아래에 잠자고 있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을 뿐이다. 필자가 재직 중인 스위스AI대학에서도 AI시스템이 풀어낼 수 없는 문제를 가르쳤을 때, 논리적 사고력 훈련을 겪은 적이 없는 아시아 학생들이 빠르게 이탈했고, 학교의 존속을 위해서는 AI시스템이 추격 불가능한 중첩형 논리적 사고력을 갖춘 인재들만 받도록 입학 절차가 변경됐고, 교육 시스템도 맞춰 재조정됐다. 교수진 회의에서는 입학 시험을 강화하고, 더 이상 아시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지 말자는 결의까지 안건으로 등장할 만큼, 논리적 사고력 기반 교육을 따라올 수 있는지 여부가 S급 대학을 가늠하는 주요 변수라는 인식이 퍼진 상태다.

국내에서 1년 간 받은 학생들이 논리적 사고력 부족으로 이탈했다는 설명을 했을 때, 국내에서는 AI를 위한 수학, 통계학 실력이 부족해서 학생들이 이탈했다고 판단하고 대학 재학 중 수학 교육을 많이 받았으니 자신들은 잘 따라올 수 있다, 유럽식 교육을 굳이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그 후로 3년 간 문과 전공 학생들 중 일부가 고급 논문을 무사히 쓰고 졸업하는 사례들을 보면서, 한국 고등 교육 기관들이 논리적 사고력 훈련이라는 개념 자체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탓에 수학, 통계학 교육과 논리적 사고력 교육간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필자가 국내에서 학부를 거쳤던 2000년대에도 그렇게 잘못된 인식에 사로잡혔다가 대학원 유학 중 깨달음을 얻었던만큼, 한국에서는 대대적인 교육 개혁 없이는 글로벌 시장의 S급 인재를 양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수십 명이 투입되던 소프트웨어 개발업무도 평범한 신입 및 중급 인력을 모두 AI로 대체하고 최상위권 인재 1-2명으로만 돌아가는 것이 현실화됐다. 1-2명이 논리적 사고력을 기반으로한 시스템을 설계하고, 그 설계에 맞춘 시스템 구성의 사소한 업무는 AI시스템에 맡기는 것이다. 필자 역시도 개념적인 이해만 있고 실제로 해 본적이 없어 몇 시간을 써야 할 것 같은 학내 시스템 업무를 AI시스템을 이용해 10분 만에 해결하는 일이 잦다. 몇 차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개발 팀의 도움이 필요없다고 회의 중에 먼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실제로 개발팀의 규모도 지난 2년 사이에 크게 축소됐다.

한국 사회가 그렇게 시스템 설계 역량을 갖춘 인재, 중첩된 논리, 복합적 논리를 시스템에 구조화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으로 대대적인 개혁을 하지 않으면 중위권 대학 뿐만 아니라 상위권 대학 출신들마저도 팔란티어 같은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들에게 외면을 당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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