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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부대 신설한 러시아, 장기전 전장의 규칙을 다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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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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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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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전통적 병종 중심 전투 체계 재편
드론으로 인한 전력 손실 누적이 원인
‘하늘 위 전쟁’, 방산 지형 재편 신호탄

러시아가 드론을 중심으로 한 전투 체계를 정규 전력으로 끌어올리며 ‘무인시스템군(Unmanned Systems Forces)’이라는 독립 병과를 공식 창설했다. 러시아 군 관계자는 해당 병과가 이미 조직·편제를 확정하고 사령관까지 임명된 상태며,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정찰·타격·보급 등 무인 임무를 통합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러시아군의 전력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자, 우크라이나 전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평가한다.

무인전력 중심 군사혁신 전환점

12일(이하 현지시각) 세르게이 이시투가노프 러시아 무인시스템군 부사령관은 자국 매체 콤소몰스카야프라브다(Комсомольская правда)를 통해 “러시아에 무인시스템군이 창설됐다”며 “현재 새로운 부대의 구조가 결정됐고, 사령관도 지명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해당 부대는 통일된 계획을 따라 다른 전투 부대들과 소통하며 전투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는 우크라이나군의 장비를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이번에 창설한 무인시스템군은 드론을 비롯해 지상 로봇, 해상 무인정 등 각종 무인 전투 장비를 통합 운용하는 독립 병과로, 기존 전투체계와 별도의 지휘 라인을 갖춘 게 특징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를 ‘통합 작전 계획하에 운용되는 전장 네트워크형 병과’로 정의하며 정보 수집부터 정밀 타격, 보급·후송까지 드론 기반 임무 전반을 일원화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 군사프로그램 회의에서 “드론 전문 부대를 신속히 창설하고 배치하라”고 직접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특별군사작전을 통해 드론의 전술적 가치가 입증됐다”며 “군 내 드론 운용 체계를 정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이 드론과 지상 무인체계의 작전 반경, 자율성, 전자전 대응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병과 설계를 주도했다.

이시투가노프 부사령관은 인터뷰에서 “1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군은 이렇게 다양한 드론으로 가득 차 있지 않았다”며 “생산 역량 강화와 전문인력 양성이 병행된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국방부 산하 대학, 민간대학 부설 군사교육센터, 제조기업 등을 중심으로 드론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확대 중이며, 무인시스템군 전용 고등군사교육기관 설립 계획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무인전력 중심의 군사혁신 전환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정보전·정찰·타격 통합한 복합전 양상

그간 러시아는 포병 화력과 기갑 돌파, 장거리 미사일 공격 등 전통적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해 왔지만, 본토와 점령지 후방을 겨냥한 대규모 드론 기습 앞에서는 방어 체계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일례로 지난 6월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 공군기지 4곳을 동시에 타격하는 ‘거미줄 작전(Operation Spider web)’을 감행했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 전략폭격기 40여 대를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일부 항공기 손상만 인정하면서도 드론 전력 구축을 서두르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푸틴 대통령이 드론 부대의 조기 창설·배치를 지시하며 운용 체계를 정규 병과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도 이 시점이다.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주에 주둔한 러시아 드론 전투부대 ‘루비콘(Rubicon)’ 지휘소를 FP-2 무인기로 정밀 타격해 핵심 운용 인력에 다수의 인명 사고를 안겼다. 루비콘은 정찰·공격 드론을 통합 운용하며 전선 배치와 공격 타이밍을 조율해 온 핵심 부대였던 만큼 지휘 체계의 일시 마비는 러시아 전선 운용 전반에 공백을 초래했다. 비슷한 시기 루한스크 일시 점령 지역 군수 인프라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정밀 타격 역시 러시아의 보급망 압박을 가중시켰다. 러시아로선 드론 대응 전략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에 러시아는 “저가 드론에는 저가 기동력으로 맞선다”는 논리를 앞세워 ‘아르한겔’ 요격 드론 체계의 시험 운용에 돌입했다. 시속 약 360㎞, 작전 반경 50㎞의 아르한겔은 표적을 인구 밀집 지역 밖으로 유도해 격추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해당 프로젝트를 이끄는 미하일 필리포프는 “고가 미사일로 소모전을 치르는 구조로는 전쟁을 지속할 수 없다”고 단언하며 “(이번에 소개된) 적 정찰 드론의 가격은 40만 루블(약 723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그-29 전투기에 요격 드론을 케이블 타이로 고정한 실험 영상이 공개되면서 홍보와 실제 전력화 사이의 간극이 지적됐고, 아르한겔 체계가 실전에서 안정적 효과를 발휘할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결과적으로 러시아는 포병·미사일 중심의 전통적 전력에서는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우크라이나의 광범위한 드론 운용 앞에서는 대응 구조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우크라이나의 루비콘 지휘소 타격은 러시아 드론 운용 체계의 취약 지점을 정확히 겨냥했고, 아르한겔 프로젝트는 이를 메우려는 비용 기반 대응 시도의 성격을 띤다. 전장은 점차 정찰·감시·타격·요격이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되는 드론 중심 구조로 이동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직면한 혼선은 드론전이 기존 전력 운용 방식을 얼마나 빠르게 뒤흔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으로 평가된다. 

‘단기전’ 전망 오판, 드론이 병력 손실 대체

각국 군가 전문가들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 가까이 장기화한 핵심 요인으로 ‘드론이 만든 전장의 구조 변화’를 지목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무인기가 전장을 상시 감시하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대규모 병력이나 전차를 동원해 전선을 돌파하는 전통적 전쟁 방식을 활용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환경은 전쟁 초반 예상됐던 ‘단기전’ 시나리오가 완전히 무너진 배경이기도 하다. 드론의 확산이 단순한 무기 변화를 넘어 전쟁 지속성을 규정하는 변수라는 분석이 제기된 배경이다. 

이처럼 전장이 투명해지면서 기존 기갑 중심 공격 방식은 효과를 잃었고, 드론이 전선의 흐름을 결정하는 구조가 굳어졌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번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군의 전차 손실을 4,353대로 추산하며 러시아군 사상자를 100만 명, 우크라이나군 사상자를 40만 명으로 분석했다. 다만 러시아가 전쟁 3년 차 이후 새로 점령한 영토는 전체 면적의 1.05% 수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피해는 누적되지만 전선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 ‘전형적 드론 소모전’의 양상이 확립됐다는 설명이다. CSIS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한 해에만 드론 150만 대를 생산한 데 이어 올해는 450만 대를 전장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는 대규모 드론 타격에 대응한 새로운 기동 전술을 실험 중이다. 참호와 요새가 빽빽한 도네츠크 전선에서 오토바이나 버기카 같은 경량 차량을 활용해 기동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대규모 돌격 대신 2~3명 소규모 부대가 지형의 빈틈을 활용해 후방으로 침투하는 방식이며, 드론 시야를 피해 빠르게 이동해 방어선을 흔드는 게 특징이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실제 전장을 재현한 훈련장에서 2륜·4륜 비기갑 차량 운용 훈련을 확대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중국산 오토바이 최대 20만 대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주변국 방산 전략에도 직접적인 파장을 미친다. 한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재 한국군은 대대급 정찰용 드론 중심 편제에 머물러 있으며, 근접전용 자폭 드론과 대드론 체계는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되는 상태다. 반면 북한군은 러시아 전선에서 드론·화력 결합 전술을 학습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전훈분석단 파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는 분위기다. 드론전 경험이 방위 전략과 인력구조, 무기체계에 미치는 충격이 큰 만큼 드론 체계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방산 구조 전반을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늘 위 전쟁’으로 대변되는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향후 방산 경쟁력과 국가 안보의 방향을 결정하는 분기점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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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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