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TE분석
  • "고사리에서도 희토류 추출한다" 고도화하는 희토류 공급 기술, 美·中 갈등 속 연구 가속화 전망

"고사리에서도 희토류 추출한다" 고도화하는 희토류 공급 기술, 美·中 갈등 속 연구 가속화 전망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中 연구진, 식물 활용한 희토류 채굴 방법 제시
석탄재 원소 추출·전자기기 재활용 등 공급 방안 다양화
中 희토류 무기화에 자체 공급망 확보 힘 싣는 美
사진=중국 과학원 광저우지구화학연구소 홈페이지

중국 과학자 팀이 식용 고사리에서 희토류 원소를 함유한 자연 형성 광물을 발견했다. 희토류가 첨단산업 핵심 원재료로서의 입지를 굳혀 가는 가운데, 곳곳에서 새로운 희토류 공급 방식이 등장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희토류 대립'이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연구가 한층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사리서 모자나이트 형성 사실 확인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과학원 광저우지구화학연구소의 주젠시 교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환경 과학과 기술' 인터넷판에 게재한 연구 결과를 통해 파이토마이닝(초축적 식물을 이용해 토양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친환경 기술)을 활용한 희토류 채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식용 양치식물이자 고사리의 일종인 블레크눔 오리엔탈레가 희토류 원소를 고농도로 함유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해당 원소들이 세포 외 조직에서 결정화돼 나노 규모의 모나자이트를 형성하는 것을 관찰했다.

모자나이트는 희토류 원소를 포함하는 인산염 광물로, 자연 상태에서는 방사성 우라늄과 토륨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채굴과 활용이 까다로운 편이다. 하지만 자연 성장 환경에서 블레크눔 오리엔탈레가 형성한 생물학적 모자나이트는 순수하고 방사능이 없어 친환경 추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고사리와 같은 초축적 식물을 재배하면,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고 폐광지를 복원하는 동시에 고가의 희토류를 회수할 수 있다"며 "진정한 의미의 '복원과 회수의 녹색 순환 모델'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허류칭 연구원은 "지금까지 미생물이나 조개, 산호 등 동물의 체내에서는 광물 생성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지만, 식물의 광물 형성 능력은 과소평가돼 왔다"며 "이번 식용 고사리의 희토류 발견은 식물 내 광물화 메커니즘에 대한 인류의 이해 폭을 넓혔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1,000종 이상의 초축적 식물 연구에 새로운 창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다양화하는 희토류 공급 방식

이처럼 새로운 희토류 채굴·가공 기술은 최근 들어 학계 곳곳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021년 미국 코넬 대학의 연구원들은 ‘희귀 접지 원소의 추출 개선을 위한 글루코노박터 옥시단스 녹아웃 컬렉션 생성’ 논문을 펴내고, 유전적으로 조작된 미생물을 사용해 희토류 원소를 지속 가능하고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가공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논문에 따르면 글루코노박터 옥시단스 박테리아는 바위를 녹이는 생물화합물이라는 산을 생산하며, 해당 산은 희토류에서 인산염을 가려내는 데 사용된다. 이에 연구팀은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조작, 생물화합물의 생산을 억제하지 않는 돌연변이를 만들어냈다. 이 연구에서 몇몇 돌연변이들은 매우 높은 농도의 희토류를 모았다.

지난해 12월 텍사스대학교 연구진은 독성 석탄 폐기물에서 대량의 희토류를 추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전역의 발전소에서 생산된 석탄재에 포함된 희토류 원소가 최대 1,100만 톤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미국 내 매장량의 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석탄재에 포함된 희토류 원소는 상대적으로 저농도지만, 미국에서만 매년 약 7,000만 톤의 석탄재가 생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급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미국에서는 폐기된 전자제품에서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터븀·디스프로슘 등 희귀 금속을 추출하는 기술도 각광받는 추세다. 전자제품 재활용 기업들은 컴퓨터·노트북·스마트폰·서버 등 각종 IT장비는 물론, 전기자동차 폐배터리와 풍력·태양광 폐설비 등에서도 핵심 금속을 회수해 시장에 재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BIS월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자 폐기물 재활용 산업 매출은 281억 달러(약 41조1,600억원)로 연평균 8%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美-中 갈등, 관련 연구 가속화할까

시장에서는 향후 희토류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중국을 중심축 삼아 움직이던 희토류 공급망에서 최근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올해 기준 전 세계 희토류 채굴량 중 약 70%가 중국에서 나온다. 전 세계 희토류 제련/분리(산화물 생산) 시장은 90%, 최종 제품인 영구자석 제조 시장은 93%가 중국 산하에 있다.

이처럼 중국이 희토류를 독점하게 된 근본적 원인으로는 미국의 '방치'가 지목된다. 1990년대 중반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제너럴모터스(GM)가 인디애나주 소재 희토류 자석 제조업체 매그네퀀치를 중국 기업에 매각하는 것을 허가했다. 매그네퀀치는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와 전투기 유도 시스템에 쓰는 희토류 자석을 만들던 국방 관련 기업이었다. CFIUS는 당시 공장을 인디애나에 그대로 둔다는 약속을 받았으나, 매그네퀀치의 인디애나 공장은 수년 뒤 전체 폐쇄됐다. 이후 생산 설비와 장비는 모두 중국으로 이동했다. 이에 2005년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해당 거래가 "중국이 희토류 시장을 장악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도록 했다"고 경고했으나, 뒤따르는 조치는 없었다.

마운틴패스 광산에 대한 정부 지원 부족도 실책으로 꼽힌다. 20세기 후반까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던 미국은 1952년 문을 연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 광산을 앞세워 생산을 주도했다. 그러나 해당 광산은 이후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산업 정책 지원이 사라지며 2002년 문을 닫았다. 2012년 채굴이 재개시됐을 때에는 이미 미국의 희토류 가공 산업이 붕괴된 이후였고, 미국은 채굴한 원자재를 중국으로 보내 가공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최근 미국은 자국 희토류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희토류 자원·기술력을 갖춘 국가들과 협력 전선을 구축하는 등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향후 12~24개월 안에 희토류에 대한 (중국 이외의) 대체 공급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근시일 내에 희토류를 자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유라시아그룹의 원자재 담당 이사인 팀 푸코는 "1~2년 안에 독자적인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미국의 선언은 순진함 또는 과장에 불과하다"며 "미국이 지금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희토류·자석 시장 분석 업체인 프로젝트블루의 연구 책임자인 데이비드 메리먼도 "중국의 희토류·자석을 24개월 안에 끊는다는 것은 대단히 야심찬 계획"이라며 "이를 달성하려면 막대한 자금과 허가, 인력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