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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얼어붙으며 업계도 침체" 해외 자본 유입 말라붙은 中 벤처업계, 정부 의존도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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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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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타트업 해외 모금액, 전체 중 10%에 그쳐
장기화하는 벤처업계 침체, 수익성 개선도 지지부진
공급 과잉·소비 위축 흐름 겹치며 내수 시장 '찬바람'

해외 벤처캐피털(VC)들이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를 대폭 줄였다. 현지 스타트업계의 침체 흐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내수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며 해외 자본이 빠르게 이탈하는 양상이다. 민간으로부터의 자금 공급이 위축되자, 현지 업체들의 정부 산하 자본 의존도는 높아져만 가고 있다.

中 벤처업계 외화 유입 감소

17일 닛케이아시아가 금융 데이터 제공 업체 상하이 DZH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스타트업들은 올해 첫 8개월 동안 해외에서 전체 자금의 10% 수준인 66억 달러(약 9조2,700억원)를 조달했다. 지난 2018년 중국 스타트업들의 해외 모금액 비중이 약 50%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부진한 수치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조달이 감소하면서 전체 조달액 규모도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해외 자본의 빈자리는 중국 정부 산하 펀드들이 채워 나가는 중이다. 일례로 칭화대 출신이 세운 인공지능(AI) 기업이자 현재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지보AI의 경우, 알리바바 등 민간 기업 외에도 베이징시와 상하이시 계열 정부 펀드를 주주로 두고 있다. 상장 주간사는 국영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가 맡기로 했다. 기술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 유망한 초기 단계 기업을 지원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지보AI 외에도 다수의 현지 스타트업이 정부 자본에 기댄 채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스타트업 전체 투자 건수 중 정부 계열 투자 회사가 참여한 비중은 16%에 달했다. 정부 투자가 집중되는 분야는 의약, 반도체, 소재, AI 등 국가 전략 기술 영역으로, 정부의 경제 성장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성장세·수익성 나란히 '먹구름'

중국 벤처업계에서 해외 자본이 대거 유출된 배경에는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장기적 침체 상황이 있다. 중국의 시장 조사 기업 IT Juzi(IT桔子)의 자료를 살펴보면 VC 투자를 유치한 중국 스타트업 수는 2018년까지만 해도 5만1,302개에 달했으나, 2023년 들어 1,202개로 자그마치 98% 급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까지도 이어졌다. 데이터 분석 기업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2025년 1~4월 중국에서 발표된 VC 투자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투자 총액은 50% 위축됐다.

중국 스타트업계의 주요 축인 AI 기업들이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점도 문제다. 중국 리서치 회사인 유니크 리서치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인 테크 버즈 차이나가 최근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8월 연간 반복 수익(ARR) 기준 세계 100대 민간 AI 앱 가운데 중국산 앱은 4개에 불과했다. 순위권에 든 앱을 개발한 4개의 중국 업체(글로리티, 플라우드, 바이트댄스, 주요방)는 해당 분야에서 총 4억4,700만 달러(약 6,260억원)의 ARR을 창출했다. 이는 상위 100개 앱의 전체 ARR(364억 달러·약 53조원) 중 1.23%에 그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AI 앱 스타트업들의 부진한 수익성이 중국 산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한 시장 전문가는 "중국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기술력을 갖춰 가고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글로벌 시장 진출 방면에서는 미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며 "부족한 VC 투자로 인해 정부 프로젝트 같은 단기 수익에 의존하며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짚었다.

"소비는 없는데 공급만 늘어", 가라앉는 中 내수

일각에서는 중국의 고질적 내수 침체가 스타트업계의 성장 동력을 약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중국 산업계에서는 생산 과잉으로 인한 소모적 출혈 경쟁이 지속되는 중이며, 이로 인해 산업 전반의 질적 향상이 지연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역이 자동차 산업이다. 지난해 중국의 완성차 생산 능력은 연간 5,507만 대로 내수 판매량(2,690만 대)의 두 배에 달했으나, 생산 설비의 실질 가동률은 50% 안팎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생산 설비의 실질 가동률이 75% 이하면 과잉 설비로 간주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과잉 생산 국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중국의 전기차 평균 판매 가격은 2021년 3만1,000달러(약 4,520만원)에서 2024년 2만4,000달러(약 3,500만원)로 떨어졌고, 완성차업계 수익률은 2017년 8.0%에서 2024년 4.3%로 반토막이 났다. 올 5월에는 세계 1위 전기차 생산 업체인 비야디(BYD)가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가격 인하를 발표하고, 후발 주자들이 이를 줄줄이 따라가면서 ‘공멸’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동차 가격을 지나치게 할인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걸었고, 전기차를 전략 산업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공급 과잉 상황 속 수요는 오히려 얼어붙었다. 중국인들은 통상적으로 소비보다 저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경제가 어렵다고 느낄수록 그 성향은 더 강해진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의 가계소비는 국내총생산(GDP)의 39% 수준에 머무는 중이다. 대부분 선진국의 소비 비중이 6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서 물가 상승세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0.2% 상승하는 데 그쳤고,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1% 하락하며 3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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