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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AI 복제 시대, 퍼블리시티 권리 제도 재편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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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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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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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수정

개인의 이름과 이미지가 새로운 형태의 자산으로 부상
AI 복제 기술 확산에 맞춰 퍼블리시티 보호 제도 정비 가속
신뢰 기반 평가 지표, 핵심 관리 기준으로 자리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퍼블리시티권은 개인의 초상이나 성명을 광고 등 상업적 목적으로 직접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적 권리다. 최근 교육과 미디어 영역에서는 이 권리가 단순한 이미지 보호를 넘어, 경제적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빠르게 재조명되고 있다. 2024년 기준 인플루언서 경제 규모는 약 240억달러(약 3조5,160억원)로 평가됐다. 2025년에는 325억달러(약 4조7,612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때 학문적 개념에 머물렀던 퍼블리시티는 이제 자산으로 인정받으며, 가격 산정과 보험, 라이선스, 증권화, 권리 집행 등 실무 전반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즉, 상품이나 콘텐츠와 같은 물리적 기반이 없어도 개인의 평판과 정체성이 직접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AI와 플랫폼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개인이 직접 활동하지 않아도 정체성이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법과 제도 역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빠르게 조정되고 있다. 교육정책은 이제 퍼블리시티권의 존재를 넘어, 그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공정하게 분배할지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

상품 의존을 넘어선 가치의 재편

과거 퍼블리시티의 가치는 특정 상품과 결부되어 있었다. 대표적 사례가 조던이다. 인물이 수요를 만들고, 상품이 매출을 창출하는 구조였다. 실제로 2024년 조던 브랜드는 나이키에 65억9,000만달러(약 9조6,408억원)의 매출을 안겼다. 여전히 ‘인지도에서 상품 매출로 이어지는’ 전통적 모델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최근에는 크리에이터들이 협찬과 광고뿐 아니라 플랫폼 정산, 구독, 제휴 판매, 라이선스 등 다양한 수익 경로를 확보하고 있다. 대학도 변화에 동참 중이다. 팔로워가 많은 교수는 온라인 강의나 공개 세미나를 직접 운영하고, 학생들은 학교 SNS 채널을 통해 유료 멘토링이나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정체성은 이제 물리적 상품에 기대지 않아도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평판을 단순한 부수 자산으로 취급하는 기관은 향후 막대한 수익을 놓칠 가능성이 크다.

2020~2025년 세계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 (단위: 십억 달러)
주: 연도(X축), 마케팅 시장 규모(Y축)

주목도와 신뢰의 계량화

새로운 퍼블리시티 평가는 디지털 생태계의 변화 속에서 구체적인 기준을 갖추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의 확산으로 개인 창작자와 소비자 간의 거리가 짧아지면서 시장 진입이 쉬워지고, 주목도의 가치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여기에 데이터 분석 기술이 결합되면서 노출 빈도와 참여율을 실질적인 금액 단위로 환산할 수 있게 되었고, 퍼블리시티의 평가는 실무에서 활용 가능한 지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핵심 지표로 부상한 것이 ‘획득한 미디어 가치(EMV, Earned Media Value)’다. EMV는 상품 거래가 없더라도 개인이나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주목도를 금액으로 산정해 그 가치를 추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형 분석 기업들은 도달률과 상호작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브랜드나 개인의 시장 영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다.

에듀테크 기업은 EMV와 주목도 지표를 결합한 ‘EMV-A’ 방식을 활용해 강사와 학생의 브랜드 가치를 산정한다. 예를 들어, 시청자의 시선을 오래 유지하는 강좌 예고편은 짧게 소비되는 바이럴 영상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명확한 퍼블리시티 평가 기준은 기관의 협상력 강화, 투자 효율 관리, 법적·재무적 대응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AI 복제 기술 확산에 맞춘 법제 정비

AI 기술의 발전으로 얼굴, 음성, 제스처 등 개인의 특징을 사실적으로 복제해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더블(digital double)’ 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기술은 교육, 문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지만, 동시에 본인의 동의 없이 초상과 음성이 상업적으로 이용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퍼블리시티 침해 사례가 늘면서 각국은 AI 복제 시대에 맞는 권리 보호 제도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2024년 3월 미국 테네시주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엘비스법(ELVIS Act)’을 제정하고 같은 해 7월부터 시행했다. 이 법은 AI를 이용한 이미지와 음성의 무단 사용을 금지하고, 개인의 정체성을 동의·보상·권리 집행이 가능한 자산으로 명문화했다. AI 복제 기술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퍼블리시티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첫 입법 사례로 평가된다.

같은 해 3월 유럽연합(EU)은 ‘인공지능법(AI Act)’을 채택해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은 AI가 생성하거나 변형한 콘텐츠는 반드시 그 사실을 공개하고, 출처와 생성 이력을 명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퍼블리시티 평가에서도 인간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와 AI가 만든 복제물, 그리고 두 기술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콘텐츠 인증 표준(C2PA)의 확산으로 대학과 기관의 동의 절차, 표준 언어 도입도 한층 용이해졌다.

사후 권리 보호가 대중 인지도 유지에 미치는 영향
주: 사망 이후 경과 연수(X축), 구글 검색량 지수(Y축)/사후 퍼블리시티권이 유지된 인물(파란색), 사후 퍼블리시티권이 없는 인물(빨간색)

교육기관의 관리 체계 재정비

미국 대학스포츠협회(NCAA)를 둘러싼 변화는 퍼블리시티 제도의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025년 6월 미국 연방법원은 28억달러(약 4,102억원) 규모의 NCAA 합의를 승인하며, 대학이 학생 선수의 이름·이미지·정체성(NIL)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경우 직접 보상을 지급하고 수익을 분배하도록 결정했다. 이는 그동안 외부 중개나 제3자 계약을 통해 관리되던 구조가 대학 주도로 바뀐 첫 사례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학생 선수가 단순히 경기력으로만 평가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로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대학은 구성원의 퍼블리시티를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공정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새로운 책임을 지게 됐다. EMV-A 지표와 표준 계약은 이러한 평가와 분배 과정을 투명하게 만드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교육행정 전반에서도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우선 지식재산(IP)과 미디어 정책을 개정해 개인의 정체성을 추적·라이선스할 수 있는 자산으로 명확히 정의하고, 콘텐츠 출처 인증(C2PA)을 의무화해야 한다. 이어 교수와 학생의 동의 내역, 사용 기간, 수익 배분을 통합 관리하는 권리 등록부를 구축해 학내 시스템과 연동할 필요가 있다. 또한 EMV-A 평가를 학위과정, 온라인 강의, 스포츠 프로그램 등 주요 영역에 적용해 구성원의 퍼블리시티 가치를 예산과 정책 결정에 반영해야 한다.

교육 현장에서 확산되는 퍼블리시티 가치

퍼블리시티는 이제 교육 현장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강의, 홍보,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이 늘고 있으며, 명확한 평가 기준은 교수와 학생 모두의 권익을 보호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 변화는 교육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준다. 과거 명성의 부수 효과로 여겨지던 퍼블리시티가 이제는 교육과 학습 과정에서 직접 발생하는 결과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그에 걸맞은 평가 체계와 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동시에 평가 지표의 한계와 신뢰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퍼블리시티 지표가 불안정하거나 조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EMV와 주목도(Attention) 지표를 결합하면 데이터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투명한 관리 구조는 참여와 책임을 확대한다.

결국 퍼블리시티 평가와 관리 체계의 정착은 교육기관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개인의 정체성을 자산으로 인식하고 명확한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할 때, 교육의 신뢰와 가치가 함께 높아질 것이다. 지금이 바로 교육이 그 변화를 주도해야 할 시점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Publicity Rights Valuation in the Age of AI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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