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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달러] "공식 발표 10배" 은밀하게 금 사재기한 中, 탈달러·위안화 패권 강화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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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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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올해 실제 금 매입량, 공식 발표 훌쩍 웃도는 250톤 추정
달러 리스크 헤지 및 위안화 입지 확대 위한 전략
中 중심으로 확산하는 탈달러 흐름, 美는 '달러라이제이션'으로 맞불

중국이 공식 발표보다 10배 이상 많은 금을 비공개로 매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자, 안전자산인 금을 활용해 달러 리스크 헤지 및 탈(脫)달러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양상이다. 글로벌 시장 내 달러 패권이 본격적인 위협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은 달러라이제이션(달러화)을 통해 입지를 방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中, 비공개로 금 대거 사들여

1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공식 통계와는 별도로 대규모 금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금 매입량 수치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기관 소시에테제네랄(SG)은 중국의 올해 실제 금 매입량을 최대 250톤(t)으로 추정했다. 브루스 이케미즈 일본 금시장협회 이사장은 “중국 관련 공식 수치는 시장에서 거의 신뢰받지 못한다”며 “중국의 현재 금 보유량은 약 5,000톤으로 보인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이 공개한 올해 금 매입량은 현시점 25톤에 불과하다.

중국의 금 매입 축소 보고는 사실상 탈달러를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이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의 금융 제재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은밀히 안전자산 매입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제프 커리 칼라일그룹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중국은 탈달러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을 전략적으로 축적하고 있다”고 짚었다. 니키 실스 MKS팜프 애널리스트 역시 “금은 대표적인 대미(對美) 리스크 헤지 수단”이라며 “중국이 미국의 보복을 우려한다면 매입 규모를 최소한으로만 공개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중국의 탈달러 의지는 비단 금 매입을 넘어 수년째 이어지는 국채 매각 행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2021년 1조700억 달러(약 1,567조9,800억원)에서 2025년 1월 기준 7,608억 달러(약 1,114조8,800억원)로 약 30% 감소했다. 이는 2015∼2022년 감소율(17%)을 대폭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3년간 매년 1,000억 달러(약 146조5,000억원) 이상의 미국 국채를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中 탈달러 전략, 왜 속도 붙었나

이처럼 중국이 탈달러 전략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최근 달러 가치가 명확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위기가 끝나가던 2010년, 90대에서 움직이던 '무역 가중 미국 달러 지수(Trade-weighted US dollar index)'는 2024년 말 120대까지 약 40% 상승했다. 하지만 2025년 들어 상황이 뒤집혔다. 122 안팎에서 머물던 해당 지수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11%가량 하락했으며, 최근까지 정체 상태를 유지 중이다.

달러의 구조적 약세는 과거에도 종종 관측돼 왔지만, 당시에는 팍스아메리카나(Pax Americana·미국 패권)가 굳건했다. 하지만 현시점 미국 주도의 세계 평화와 국제 질서는 자기파괴적 양상을 보이며 무너지는 상황이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패권 경쟁국뿐 아니라 동맹국에도 거침없이 위협을 가한 탓이다. 이런 가운데 탈달러 필요성을 주장하는 국가들이 늘어났고, 이는 달러의 입지 약화로 이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세계 외화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56.32%를 기록했다. 이는 1995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탈달러 행보가 위안화 패권 강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실제 최근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적극 추진하고, 탈달러를 추진하는 국가들과 협력해 무역 시장 내 위안화 활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일례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약어) 국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달러화 외 여러 통화를 활용한 결제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중이며, 이 중 위안화는 블록 내 무역의 절반가량에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랍 산유국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지난해 9월 원유 거래 시 위안화를 사용하는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물밑 통화 패권 경쟁 본격화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달러라이제이션 유도에 힘을 실으며 맞불을 놓는 중이다. 지난달 FT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및 백악관 주요 부처 직원은 지난 8월 미국의 유력 경제학자인 스티브 행크 존스홉킨스대 교수를 만나 다른 국가가 달러화를 자국 통화로 채택하도록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논했다. 미국 정부는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레바논, 파키스탄, 가나, 튀르키예, 이집트,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등 통화 위기 가능성이 높은 국가를 달러라이제이션 후보 대상국으로 꼽고 있다.

다만 백악관 측은 행정부 관리들이 행크 교수와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달러라이제이션을 주변국에 적극 권유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강세와 달러의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며 "행정부는 국가적 중요 사안에 대해 대통령의 주요 우선순위를 지원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기적으로 청취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대화와 간담회를 행정부의 공식 정책 입장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물밑에서 미국과 중국의 통화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단기간 내 달러가 위안화에 자리를 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두 화폐의 외환 시장 내 영향력 격차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외환 거래에서 각 화폐가 차지하는 비중은 위안화가 7%, 달러가 90% 수준이다. 스위프트(SWIFT, 각국 주요 금융업체들이 송금·무역 대금 결제 등에 사용하는 전산망) 결제 비중도 위안화는 4%에 불과한 반면, 달러는 48%에 육박한다. 설령 향후 위안화 거래 규모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한다고 해도, 달러의 자리를 위협하기 위해서는 수십 년에 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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