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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원전 사업에 日 대미 투자금 활용" 가시화한 美-日 원전 협력, 日 원전 부활 정책 속도 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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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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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웨스팅하우스 신형 원자로 건설에 日 대미 투자금 활용 예정
'굴욕 외교'로 평가받던 美-日 경제 협정, 실상은 기회였나
원전 산업에 재차 힘 쏟는 日, 시장 회복 가속화 가능성 

미국이 800억 달러(약 114조6,000억원) 규모 신규 원전 사업에 일본의 대미 투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의 압박하에 체결된 미·일 경제 협정이 일본에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대미 원전 투자가 자국 내 원전 산업 부활 정책을 가속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日 대미 투자금, 원전 사업에 대거 투입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 당국자 칼 코는 테네시주의 첨단 에너지 산업 협의회가 주최한 회의에서 일본의 대미 투자액 5,500억 달러(약 760조원) 중 일부가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의 신형 원자로 건설에 투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민간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본래 극히 신중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행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국가적 비상사태”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로 건설 계획 실현에 자신감을 보이며 “어디에 건설할지 검토 중인 단계”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웨스팅하우스의 주주인 캐나다 투자사 브룩필드자산운용 및 캐나다 우라늄 채굴업체 카메코와 미국 내 신규 원자로 건설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미 행정부가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로 건설에 관한 최소 8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뒤, 175억 달러(약 25조원)를 초과하는 수익의 20%를 받는다는 내용이다. 또한 미 행정부는 웨스팅하우스의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약 43조원)를 초과하면 상장을 요구할 수 있고, 상장 시 미국의 납세자들은 기업 지분의 20%를 갖게 된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속적으로 확대해 온 친(親)원전 정책의 일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 약 97GW(기가와트)에서 2050년 400GW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원자력 산업 육성을 위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해당 행정명령에는 2030년까지 신규 대형 원자로 10기를 추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으며, 인공지능(AI) 분야 글로벌 경쟁 확대, 에너지 독립 필요성 증가 등이 정책 확대 근거로 적시됐다.

위기에서 기회 된 美-日 경제 협정

이 같은 미국의 원전 건설 의지는 일본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미·일 경제 협정은 일본이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굴복하며 체결된 불평등한 합의라는 평을 받는다. 특히 에너지 인프라에 투입되는 자금의 활용 구조를 보면 일본의 처지가 굴욕적인 것은 분명하다. 원자력 발전 3,200억 달러(약 470조원), 송전 250억 달러(약 36조7,000억원), 냉각 시스템 200억 달러(약 29조3,600억원) 등 핵심 분야에서 웨스팅하우스, GE, 캐리어 등 미국 기업들이 줄줄이 주도권을 쥔 탓이다.

하지만 일본이 단순 '자금책'으로 전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본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의 첨단 원자력 기술과 송전 기술에 접근할 기회를 얻었다. 특히 SMR(소형모듈원자로)과 HVDC(고압직류송전) 기술은 일본이 탈탄소 에너지 전환을 위해 갖춰야 하는 핵심 기술들이다. 일본 기업들이 미국 내 에너지 인프라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호재다. 미국의 인프라 투자 붐에 일본이 본격적으로 동참하게 된 것이다. 실제 웨스팅하우스, GE 버노바, 히타치, 소프트뱅크, 킨더 모건, 도시바, 캐리어 등 미·일 기업들은 이번 경제 협정 체결을 계기로 협력 전선을 구축한 상태다.

미국 역시 이번 경제 협정이 일본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달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약속한 대미 투자 5,500억 달러는 미국과 일본의 경제 안보를 위한 공동 투자”라며 "손실 가능성이 없다"고 자신했다. 그는 “일본의 전력 회사나 조선 업체 등 10~12개 기업이 대미 투자 사업 검토에 들어갔다”며 “연내에 결정될 제1호 사업은 전력 분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 측이 원금과 이자를 전액 회수하며, 일본 납세자에게 부담은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日의 '원전 살리기' 시도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원전 협력이 일본의 원전 산업 부활 정책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2010년대 사이 총 57기의 원자로를 지었으며, 현지 조달률이 90%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을 보유 중이다. 현시점 프랑스·러시아·중국과 함께 모든 원자로 핵심 부품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4개국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하지만 일본은 2011년 강진과 쓰나미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모든 원자로를 폐쇄했으며, 중국, 프랑스, 한국, 러시아 등에 세계 원자력 기술 수출 주도권을 내줬다. 이미 약 20개 기업이 원전 분야에서 물러났고, 대학 원자력공학과 입학생도 계속 줄어드는 실정이다. 수출 사업도 좀처럼 순항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히타치가 영국에서, 2013년 미쓰비시중공업이 터키에서 각각 원전 사업을 따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에 최근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에너지 안보 강화, 저렴한 전력 공급, 수출 기술 확보를 위해 차세대 원자로를 포함한 원자력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관련 산업 부활을 시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지원 움직임도 가시화하는 추세다. 최근 닛케이아시아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원자력 발전 및 전력망 투자 법률 개정을 통해 공공기관이 저탄소 전력 생산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법률 개정이 이루어질 경우, 전력회사는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되는 무탄소 전력 관련 투자 계획에 민간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의 자금을 함께 반영할 수 있게 된다. 경제산업성은 빠른 시일 내 에너지·자원 관련 자문기구 산하 워킹그룹에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며, 워킹그룹은 올해 안으로 해당 개정안에 대한 결론을 낸 뒤 내년 정기국회에서 전기사업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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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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