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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교육 현장을 둘러싼 글로벌 플랫폼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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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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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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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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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지털 흑자, 플랫폼 규제를 통상 현안으로 전환
한국의 규제, 글로벌 플랫폼 구조와 교육 정책에 파급
전환성·데이터 이동성·학습 효과 검증이 미래 교육 시장의 핵심 기준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은 2023년 디지털 플랫폼 기반 서비스에서 2,668억 달러(약 393조원)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이 흑자는 앱스토어, 클라우드, 검색·영상 서비스가 해외에서 거둔 수익을 반영한다. 이러한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미국 정부는 플랫폼 규제를 산업 차원이 아니라 통상정책의 문제로 인식하게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플랫폼의 영향력이 약해질 경우 이를 외교·경제 현안과 연결하려는 대응이 나오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이 구조는 한국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의 검색은 구글이 주도하고, 영상은 유튜브가 사실상 독점하며, 음악 스트리밍에서도 유튜브 뮤직이 멜론을 앞섰다. 플랫폼이 학습 자료 접근과 교육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자, 양국은 이를 단순한 국내 현안이 아니라 통상 이슈로 보기 시작했다.

교육 환경을 움직이는 플랫폼 경쟁

쟁점은 관세나 앱스토어 수수료가 아니라 어떤 플랫폼이 학습 환경의 기본 구조를 형성하느냐에 있다. 미국 10대는 영상 기반 플랫폼을 학습에 폭넓게 활용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교육자료 접근에서 유튜브 의존도가 높다. 특정 플랫폼이 학습 접근의 관문이 되면, 학교의 선택은 국가 간 무역 이해관계와 직결된다.

이 과정에서 국내 규제 논의는 미국 플랫폼의 글로벌 점유율, 데이터 기반 사업 모델, 알고리즘 운영 방식과 충돌하기 시작한다. 대규모 흑자를 창출하는 플랫폼을 전략 자산으로 보호하고 타국 규제를 무역장벽으로 해석하는 접근이 디지털 중상주의의 특징이다.

미국의 대응 방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의 2024년 서비스 수출은 1조1,500억 달러(약 1,693조원)에 달하며, 그 중심에는 국경을 넘어 빠르게 확산되고 한 번 도입되면 대체가 어려운 디지털 서비스가 자리한다. 소프트웨어 구독과 클라우드 저장, 영상 기반 학습 자료가 확대되면서 플랫폼 의존도는 교육 환경 전반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은 플랫폼 규제를 산업 규제가 아니라 통상 사안으로 인식하며 자국 기업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결국 디지털 교육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교육 기술 조달을 단순한 도구 선택이 아니라 사실상 무역정책의 일부로 봐야 한다.

2023년 미국 디지털 기반 서비스 무역 현황(단위: 십억 달러)
주: 무역 항목(X축), 무역 규모(Y축)/수출, 수입, 흑자

한국 규제가 통상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로

한국의 디지털 규제 논의는 플랫폼 집중 문제와 무역 현안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준다. 한국이 추진하는 ‘플랫폼경쟁촉진법’은 대형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법안으로, 유럽연합 디지털시장법(DMA)의 주요 요소가 반영됐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이 법이 미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비판하는 반면, 한국 정부는 검색·영상·광고·앱 유통 부문의 집중도를 완화하기 위한 중립적 조치라고 설명한다. 국내 규제가 해외 플랫폼의 이해관계를 건드리는 순간 논의가 통상 이슈로 전환되는 점에서 디지털 중상주의의 현실이 드러난다.

시장 구조 또한 긴장을 확대하는 요인이다. 검색과 영상에서는 구글과 유튜브가 확실한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음악 스트리밍에서도 유튜브 뮤직의 우위가 점차 공고해지고 있다. 반면 대화·뉴스 등 일상 서비스에서는 국내 기업의 영향력이 유지되고 있다. 규제당국이 새로운 제도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균형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자리한다. 한국은 자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는 목표와, 국내 시장에서 외국 플랫폼의 우위를 억제하려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교육정책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남긴다. 플랫폼 지형이 이동하면 학습 자료 접근 방식과 콘텐츠 유통 구조, 학교의 기술 선택이 함께 바뀌기 때문이다.

2025년 10월 기준 한국 검색엔진 호스트 점유율 (단위: %)
주: 점유율(X축), 검색엔진 호스트(Y축)/얀덱스, 다음, 빙, 네이버 웹, 네이버 모바일, 구글

교육 시스템을 흔드는 플랫폼 집중 구조

교육기관은 학습 자료 접근과 수업 운영의 핵심 기능을 소수 글로벌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학습 방식과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 10대의 90%가 유튜브를 사용하고 상당수가 매일 접속하는 상황은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OECD 조사에서도 팬데믹 이후 교육 시스템의 디지털 의존이 되돌아가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플랫폼의 알고리즘 변화나 가격 정책 조정은 곧바로 교육기관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전환 비용 상승, 구독료 인상, 특정 플랫폼에 대한 종속성 강화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결과다. 디지털 서비스에서 큰 흑자를 유지하는 국가가 자국 플랫폼을 통상정책으로 보호하면 대체 기술 선택은 더욱 어려워지고, 교육기관이 감당해야 할 위험도 커진다.

한국의 경우 글로벌 서비스와 국내 서비스가 혼합된 구조다. 영상 기반 학습은 유튜브 의존도가 높지만, 대화·뉴스 영역에서는 국내 플랫폼이 중심을 이룬다. 선택지가 다양해 보이지만 플랫폼 간 데이터 이동과 시스템 연동이 원활하지 않으면 교육기관은 특정 서비스에 고착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교육 당국이 고려해야 할 기준은 플랫폼의 국적이 아니라 전환 가능성, 탐색 안정성, 데이터 보호 역량이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의 사업 전략이 지역 교육정책보다 우선하게 되고, 필요한 순간에 대안을 선택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된다.

공정한 디지털 교육체계를 위한 정책 방향

안정적이고 경쟁적인 디지털 교육 환경을 구축하려면 몇 가지 정책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플랫폼 특혜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점검해야 한다. 특정 국가가 해외 교육 플랫폼에 제한이나 과세를 적용한다면, 자국 기업도 동일한 조건을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그 기준에 미달하면 공공 조달 참여나 우선 배포 지위를 조정해야 한다.

둘째, 데이터 이동성과 서비스 전환 기준을 확실히 마련해야 한다. 교육기관은 수업자료와 명단, 평가, 영상 등을 큰 비용 없이 이전할 수 있어야 하며, 시장지배력을 가진 플랫폼은 개방형 규격과 명확한 이전 절차를 갖춰야 한다. 한국과 유럽의 플랫폼 규제 논의는 이 방향성을 이미 제시하고 있다.

셋째, 학습효과 검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교육용 플랫폼은 학습성과에 대한 독립적 근거를 제시해야 하며, 영상 기반 서비스라면 추천 알고리즘이 학습 참여도와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해야 한다. 국가는 소규모 평가 조직을 운영해 검증 결과를 재계약 조건으로 활용할 수 있다.

넷째, 전략적 교육 콘텐츠를 보호할 장치도 필요하다. 지역 교사와 창작자가 개발한 교재나 학습 자료가 글로벌 플랫폼의 추천 체계에서 밀리지 않도록 예산 내 최소 비율 설정, 투명한 보조금 제도, 오픈소스 저장소 활용 등을 통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디지털 서비스가 만들어내는 막대한 이익 구조는 플랫폼 규제와 교육정책이 왜 분리될 수 없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한국 사례는 디지털 규제가 국경을 넘어 무역과 교육체계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시킨다. 핵심은 특정 국가에 유불리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조달과 규제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데 있다.

상호주의, 데이터 이동성, 학습효과 검증을 기반으로 한 정책 설계가 이루어진다면 교육기관은 안정적인 환경에서 학습을 지속할 수 있고, 국가는 혁신과 공정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이러한 장치가 부족하면 통상 갈등은 교육현장에 반복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Digital Mercantilism in Education Markets: What the U.S.-Korea Platform Clash Teaches School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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