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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MEMO] AI 산업정책, 에너지와 반도체까지 묶는 ‘전면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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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1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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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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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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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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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안보화에 따른 경쟁력 재편
전력·컴퓨팅 동시 확충의 산업 기반 강화
동맹 표준 네트워크의 억제력 구조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Research Memo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30년 미국 데이터센터가 전체 전력의 9%를 사용할 것이라는 미국 전기전력연구소(EPRI)의 전망이 나왔다. 이 수치는 AI 인프라가 더 이상 민간 기업만의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전력 부족과 공급망 제약이 에너지·제조·국방을 동시에 압박하며 구조적 위험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이 어센드(Ascend) 가속기와 글로벌 서비스형 모델을 앞세워 AI 스택(인공지능 개발·배포에 필요한 기술층)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경쟁 압력도 한층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컴퓨팅을 사적 투자재로 제한하면 구조적 불안정이 쌓일 수밖에 없다. 결국 전력 공급·반도체 생산·개방 접근을 하나로 묶는 전략적 산업정책이 기술 우위와 동맹 기반 질서를 유지하는 기초가 된다.

전략 자원으로 떠오른 컴퓨팅·전력

고급 컴퓨팅과 전력 공급이 국가안보의 핵심 자원으로 부상하는 이유는 AI 경쟁의 중심축이 모델 성능이 아닌 공급망 안정성과 위기 대응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24~2025년 고급 AI 칩과 소프트웨어 도구에 대한 수출 통제를 잇달아 강화하며 군사 이전 가능성을 차단해 왔다. 같은 시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5~2026년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특히 AI 연산이 집중된 데이터센터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런 신호들이 겹치면서 국가안보 위험은 더욱 뚜렷해졌다. 첨단 반도체칩이나 대규모 클러스터가 부족하면 국방·사이버·산업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전력 가격 변동이 심화되면 컴퓨팅 비용까지 불안정해져 AI 생태계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이런 구조적 압력 속에서 미국의 AI 산업정책은 에너지·반도체·금융 시장을 하나로 조정하는 전략적 체계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비중: 2023년 vs 2030년 전망
주: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7년간 약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력·컴퓨팅 통합 확충 체계

전력과 컴퓨팅은 하나의 인프라로 다뤄야 한다. AI 경쟁이 고도화될수록 두 축의 동시 확충이 산업정책의 핵심 과제가 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945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고, 미국 역시 2025~2026년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력 공급이 컴퓨팅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 설비 지연, 가격 상승, 특정 지역 집중이 심화돼 국가안보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

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미국은 대출프로그램국(LPO) 모델을 AI 인프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팔리세이즈(Palisades) 원전을 15억2,000만 달러(약 2조원) 규모로 재가동시킨 사례는 정부가 장기 인프라 투자를 어떻게 뒷받침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접근은 원전 재가동뿐 아니라 송전선 증설, 고압 변전, 그리드 업그레이드 등 전력망 전반에 적용 가능한 구조다. 여기에 정부 보증 전력 구매계약(PPA)을 결합해 ‘AI 대응형 전력(AI-capable power)’을 장기 조달하면 민간 개발자는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투자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컴퓨팅 측면에서도 정부가 클러스터를 직접 보유할 필요는 없다. 대신 전략적 컴퓨트 리저브(Strategic Compute Reserve)를 구축해 훈련급 컴퓨팅 시간을 선구매하고 이를 국방, 안전성 평가, 공공 연구에 배정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결국 전력·컴퓨팅·금융이 함께 설계된 확충 체계가 AI 시대의 산업 기반을 이루게 된다. 이런 확충 구조는 필연적으로 시장 안정성과도 연결된다.

미국 전력 소비 증가 추세, 2024–2026년 (단위: kWh, 억 kWh)
주: 미국 전력 수요는 2025–2026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며, 데이터센터가 주요 증가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기 변동 대응 투자 구조

AI 인프라 확충은 시장 변동성에 취약하기 때문에 정책적 안전장치가 필수다. 현재 시장은 뜨겁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s)는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내놓고, 반도체 제조사들은 수년치 주문 적체(Backlog)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AI 버블’ 논란이 반복될 때마다 단기 충격이 발생하고,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프로젝트 지연 위험이 커진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가 2025년 BBC 인터뷰에서 “AI 버블이 붕괴할 때 피해를 피할 기업은 없다”고 경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변동성을 흡수하려면 경기역행 정책 장치가 필요하다. 첫째, 훈련·추론 용량을 일정 규모 이상 장기 조달하는 컴퓨트 구매계약은 기업의 수익 흐름을 안정시키고 금융 조달 비용을 낮춘다. 둘째, 신뢰성과 입지 가치를 반영한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 크레딧은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 셋째, 송전·변전·고전압 접속 등 그리드 인프라에는 손실분담 대출보증을 적용해 민간이 기피해온 ‘공공재적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다.

이 구조는 이미 효과가 입증됐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CHIPS & Science Act)으로 인텔을 지원했을 때 정부는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지만 위험을 줄여 민간 투자를 끌어냈다. 그 결과 인텔은 해외 파트너와 함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미국 내 제조 비중도 확대됐다. 시장이 냉각되면 정책 완충 장치가 버팀목이 되고, 시장이 과열되면 정부 노출을 최소화한 채 민간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개방 접근·동맹 네트워크 전략

AI 안보는 생태계 전반이 핵심 컴퓨팅 자원에 접근할 수 있을 때 완성된다. 적대국의 차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자, 대학, 스타트업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공 접근 구조가 마련돼야 AI 역량이 고르게 강화된다. 미국은 국가 AI 연구 자원(NAIRR) 파일럿을 확대해 전략적 컴퓨트 리저브(Strategic Compute Reserve)와 연계하고, 공공 자금으로 구축된 인프라를 공정 접근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 접근권을 부여받은 기관은 안전성 연구 공개, 레드팀(red team, 공격자 관점에서 점검하는 평가 방식) 참여, 책임 사용 지침 기여 등 공공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

이 공공 접근 구조는 동맹 협력으로 확장될 때 효과가 더 커진다. 미국은 이미 training-class accelerators(대형 AI 모델 학습용 고성능 가속기)와 관련 도구에 대한 수출 제한을 강화하며 동맹국과 함께 우회 경로를 차단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Ascend 가속기 공급, DeepSeek 모델 확산, AI 국산화 가속을 통해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실효적인 대응은 동맹 중심의 신뢰 컴퓨팅 네트워크다. 조달 기준, 보안 기준, 감사 규정을 통일한 네트워크는 동맹국 간 모델 교차 사용과 공동 조달을 가능하게 한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국가에는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표준 기반 억제력’이 작동한다.

마지막으로 공공 자금이 투입된 기술에는 공공 접근이 따라야 한다. 연구용·스타트업용 컴퓨팅 용량을 의무적으로 배정하고 자기 선호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명문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는 과거 공공 자금이 민간 인프라를 구축하고도 실질적 접근이 제한됐던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조치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AI Industrial Policy Is National Security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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