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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차세대 칩 AI5 지연 여파, ‘완전 자율주행’ 로드맵 재점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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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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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로보택시 사이버캡 AI4 탑재 유력
삼성 칩 생산 합류로 드러난 변수
성능 향상에도 기술적 한계 뚜렷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컴퓨터 ‘AI5’ 적용 시점이 미뤄지면서 완전 자율주행 전환 계획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당초 제시된 일정보다 2년 가까이 늦춰진 변화가 로보택시 출시 구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지면서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핵심 하드웨어 전환이 예상보다 더디게 전개되는 이유로 외주 생산 체계의 변수를 꼽았고, 이번 일정 변경이 테슬라의 향후 중장기 전략에 중대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데 전망이 일치했다. 

중장기 로드맵 전반에 영향

20일(이하 현지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 보도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는 자사의 차세대 자율주행 컴퓨터 AI5의 양산 시점을 오는 2027년 중반으로 늦춰 잡았다. 이는 연내 적용을 목표로 했던 계획에서 2년 가까이 미뤄진 일정으로,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전환 로드맵 전반이 다시 조정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AI5가 전작인 AI4 대비 10배 수준의 연산 능력을 목표로 한 핵심 기반 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일정 변경은 단순 생산 캘린더 변경을 넘어 FSD 구현 시점까지 늦추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를 통해 “수십만 개의 완성된 AI5 보드가 생산 현장에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양산 준비 단계에서의 병목을 사실상 인정했다. 테슬라가 먼저 소프트웨어 기반 FSD 개선을 진행하더라도, 하드웨어 전환 없이 기존 AI4 기반 컴퓨팅으로는 비감독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시장의 평가를 다시 부각시키는 대목이다.

해당 모델이 적용될 예정이었던 로보택시 전용 차량 ‘사이버캡’의 출시 일정 역시 조율이 불가피해졌다. 애초 테슬라는 사이버캡 양산 목표를 2026년 2분기로 제시했다. 하지만 AI5 양산이 이보다 최소 1년 이상 늦어지면서 초기 사이버캡에는 기존 AI4가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현재 머스크 CEO는 이사회 등이 제기한 ‘운전대와 페달이 있는 버전’ 가능성을 일축하며 기존의 ‘운전대 없는 로봇택시’ 구상을 유지 중이다. 다만 자율주행 보조 기능 중심의 AI4는 FSD가 목표로 하는 비감독 자율주행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AI5 없이 출시되는 사이버캡이 설계상 목표했던 활용 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고, 지리적으로 한정된 구역에서만 운행 가능한 형태로 초기 상용화 또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렉트렉 역시 “테슬라가 기술적 한계로 또다시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AI4 기반 차량의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계속된다 해도 하드웨어 격차가 유지되는 한 완전 자율주행 목표의 달성 시점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외주 생산 라인 재정비

업계는 테슬라 FSD 전환 로드맵의 핵심과도 같았던 AI5의 양산 시점이 늦춰진 배경에 주목했다. 기존 계획에서 테슬라는 AI4를 삼성전자로부터 조당하고, AI5는 TSMC에 맡겼다. 그러나 지난 10월 돌연 “삼성과 TSMC 모두 AI5 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계획을 변경했다. 이는 두 업체를 병행 활용해야 할 만큼 생산 여력이 빡빡해졌다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AI5를 적용한 FSD를 상용차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일정 시점까지 확보해야 할 보드 수량이 명확한 만큼 막대한 물량을 단일 파운드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해석이다. 

그에 대한 근거로는 삼성전자의 합류 시점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당초 AI6 생산부터 테슬라와의 협업을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AI5 납품 계약으로 텍사스 테일러팹 가동 계획을 앞당기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반도체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번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경우, 향후 여타 대규모 공급 계약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를 내놨다. 테슬라가 AI 칩을 전기차뿐 아니라 로봇, 데이터센터까지 확장하려는 정황을 미뤄볼 때, AI5 프로젝트에서의 신뢰도 확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내 입지 변화에도 의미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같은 일련의 흐름은 AI5 양산 지연이 단순히 테슬라 내부 사정만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외주 파운드리의 생산 여력·공정 종류·납기 조정 과정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시사한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AI5에서는 TSMC 점유율이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삼성전자가 중간에 참여함으로써 테슬라의 중장기 칩 전략도 단일 업체 의존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AI5 생산 일정 변경은 테슬라 내부의 로드맵 수정과 외주 생산 체계 재편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FSD) 시연 화면/사진=테슬라

성능 개선 폭-실제 업계 평가 사이 간극

테슬라가 AI5를 통해 구현하려는 자율주행 기술의 수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올해 상반기 공개된 사양만 놓고 보면, AI5는 초당 2,000~2,500조 회 연산(TOPS)을 목표로 제시됐다. 이는 현재 판매 중인 테슬라 차량에 탑재된 HW4(500 TOPS) 대비 수치상 최대 5배 수준이다. 그러나 머스크 CEO가 “HW4 대비 10배 이상 성능 향상”을 강조해 온 것과는 큰 차이를 드러낸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AI5가 다음 세대 오토파일럿 전용 컴퓨터라는 상징성과는 별개로, FSD를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요구되는 연산 자원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런 평가는 AI4와 AI5의 성능 간극을 비교하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FSD v13을 적용한 AI4 차량은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에서 자동 속도 조절, 충돌 방지 예측, 차선 변경, 차간 거리 유지, 비보호 좌회전과 유턴까지 수행하며 운전자가 관찰자에 가까운 느낌을 받을 정도로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하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AI4는 300~500 TOPS 수준의 연산 능력과 5메가픽셀(MP) 이상의 고해상도 카메라, 일부 모델에서 레이더·초음파 센서를 조합한 인식 체계를 갖춰 HW3(약 72 TOPS) 대비 비약적인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일부 모델의 성능 향상이 FSD 구현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 또한 뒤따른다. FSD는 여전히 HW3 학습 모델을 HW4에서 가상으로 구동하는 형태에 머무는데, 이 같은 이유로 비정형 교차로나 임시 차선, 공사 구간, 예외적 표지판 등을 만났을 때 차량이 판단을 유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는 학습된 패턴에 크게 의존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특성상 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AI5가 이론상 이전 모델보다 높은 연산 능력을 갖춘다 하더라도, FSD 구현 시점과 실제 기술적 조건 사이에는 여전히 거리가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AI4가 이미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보조’ 자율 기능과 AI5가 목표로 삼은 차세대 성능 사이에는 복합적인 평가가 존재한다. 모델을 거듭할수록 연산 능력의 상승은 명확하지만, HW4가 실제 도로 조건에서 보여준 강점조차 비정형 상황에서는 한계를 드러낸 만큼 FSD 전환의 결정적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연산 수치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AI5가 본격 양산에 들어가더라도 머스크 CEO가 주창하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단계’로 가기까지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뒤따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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