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업계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스마트 글라스, 中 알리바바도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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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AI 스마트 글라스 '쿼크' 중국 내 판매 시작 급성장하는 스마트 글라스 시장, 모바일 기기 '대세' 바뀔까 의료 현장 등에서 기술적 혁신 견인하기도

중국 알리바바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스마트 글라스를 선보였다.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꺾이며 관련 시장이 성장 정체 국면에 빠진 가운데, 주요 테크 기업들이 속속 미래 먹거리로 스마트 글라스를 낙점하며 초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파른 시장 성장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제기된다.
스마트 글라스 시장에 도전장 내민 알리바바
27일(이하 현지시간) CNBC, 더버지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날 AI 스마트 글라스 ‘쿼크(Quark)’의 시판을 시작했다. 지난 7월 처음 공개됐던 쿼크 AI 글라스는 S1, G1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플래그십 모델 S1의 가격은 3,799위안(약 78만원), 라이프스타일 중심 모델 G1의 가격은 1,899위안(약 39만원)이다. 두 제품에는 모두 △골전도 마이크 △내장 카메라 △최대 24시간 배터리 수명을 제공하는 교체형 듀얼 배터리 시스템 등이 탑재됐다.
쿼크에는 알리바바의 자체 AI 챗봇 ‘콴(Qwen)’이 적용됐다. 사용자는 새롭게 출시된 콴 앱과 스마트 글라스를 연동해 음성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알리바바는 향후 쿼크가 알리페이, 타오바오 같은 자사 앱과 QQ 뮤직, 넷이즈 클라우드 뮤직 같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 통합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동 중 번역 △AI 기반 회의록 작성 △가상 비서 기능 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의 전자 산업 분석가 리청동은 “알리바바의 쿼크는 쇼핑, 결제, 내비게이션에 강점을 가진 만큼, 엔터테인먼트 중심이 아닌 ‘생활형 AI 디바이스’에 가깝다”며 “(쿼크 출시는) AI 기술을 통해 차세대 트래픽 진입로를 선점하려는 전략이자 전자상거래 경쟁에서 새로운 도약을 노리는 포석”이라고 덧붙였다. 쿼크 AI 글라스는 현재 티몰, 징둥닷컴, 더우인(중국 틱톡) 등 중국 내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내년 해외 출시도 계획 중이나 구체적인 출시 국가와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테크업계는 왜 스마트 글라스에 주목하나
관련 업계는 향후 급성장하는 스마트 글라스 시장에서 쿼크 AI 글라스가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글로벌 스마트 글라스 시장은 지난해 200만 대에 달하는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전년과 비교하면 210% 증가한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더 많은 기업이 스마트 글라스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며 “전 세계 스마트 글라스 시장은 2029년까지 6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스마트 글라스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가 있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교체 수요 둔화와 기술 포화로 정체 국면에 들어선 상태다. 이에 주요 테크 기업들은 차세대 성장 축으로 확장현실(XR)과 증강현실(AR) 기기를 내세우고 있다. 일상에서 착용이 가능한 XR 기기인 스마트 글라스가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모바일 디바이스 주도권 경쟁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이유다.
스마트 글라스는 한정된 공간에서 사용해야 하는 XR 헤드셋과는 달리 일상생활의 질을 유의미하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는 안경 렌즈를 통해 실시간 지도를 보고, 안경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간편하게 사진·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안경에 달린 외장 스피커를 통해 음악 감상은 물론 실시간 통역까지 이용 가능하다. 일상생활 속 생성형 AI 활용도도 자연스럽게 제고된다. 스마트 글라스를 이용하면 눈앞에 보이는 장면을 AI와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눈앞에 보이는 건물이 무엇인지 물어보거나, 회의 도중 궁금한 정보를 AI에게 찾아달라고 요청하는 식이다.

활용 가능성 입증됐지만 '난제' 남아 있어
스마트 글라스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혁신을 이끌어낸 사례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곳이 의료계다. 의료 현장, 특히 멸균과 양손 사용이 필수적인 수술실에서 스마트 글라스는 강력한 도구로 활용된다. 과거의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가 무겁고 시야가 차단돼 의료진이 착용하기 어려웠다면, 최신 스마트 글라스는 광도파관 기술을 적용해 안경처럼 투명하고 가벼우면서도 필요한 정보를 눈앞에 직관적으로 띄워준다. 특히 근전도(EMG) 센서를 활용한 제스처 컨트롤 기술은 작은 손목 움직임으로도 조작이 가능해, 감염 우려로 기기 접촉이 제한적인 집도의에게 ‘핸즈프리’ 환경을 제공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의료 선진국에서는 이미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한 수술 솔루션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중이다. 미국의 어그메딕스(Augmedics)는 스마트 글라스 기반의 수술 가이드 시스템을 상용화했다. 이 시스템을 착용하면 환자의 척추 구조가 피부 위로 투영돼, 집도의가 마치 투시력을 가진 것처럼 척추 내부의 해부학적 구조를 실시간으로 보며 나사못을 삽입할 수 있다. 프로프리오(Proprio) 역시 광학 센서와 라이다(LiDAR) 기술을 결합해 수술 부위를 3D로 시각화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다만 시장이 개화 초기 단계인 만큼, 아직까지는 넘어서야 할 벽도 높은 상황이다. 불충분한 AI 성능이나 배터리 효율, 경량화 문제,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9월 메타가 온라인 컨퍼런스 ‘커넥트’에서 공개한 AR 글라스 시연 장면에서는 사용자가 화면을 조작하다 눈빛이 멍해지고 손가락이 떨리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이용 도중 대화를 하려면 잠시 고개를 돌리면 되지만, 안경은 얼굴 가까이에 붙어 있다 보니 상대가 내가 화면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채 대화가 어색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