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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11 확산 부진, 성능·보안·업계 반발 삼중고에 MS ‘에이전틱 OS’ 실험도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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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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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안내에도 다수 이용자 ‘버티기’
AI기능 배치, 사용자 기반 확장 전략 
보안 리스크 논란에 개발자 반발까지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 차게 선보인 새로운 운영체제인 윈도우11이 예상보다 더딘 전환 속도로 업계 안팎의 불만을 불러왔다. 기존 윈도우10이 문제없이 작동해 업그레이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용자가 주를 이루면서 보안 업데이트 종료를 앞세운 MS의 반복된 안내조차 전환을 자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정체 흐름은 인공지능(AI) 중심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MS의 전략 가속에 제동을 걸고 있다. 

성능 부담으로 업데이트 회피 현상

27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PC 제조업체 델(Dell)의 제프리 클라크(Jeffrey Clarke)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실적 발표 자리에서 “현재 약 5억 대의 PC가 윈도우11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윈도우 10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전환 속도는 동일 기간 기준 윈도우10보다 최대 12포인트 뒤처진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출시된 지 4년 이상 지나 하드웨어 사양 미달 등으로 아예 윈도우 11을 구동할 수 없는 기기도 5억 대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윈도우11 전환 속도가 기대보다 훨씬 느리다는 제조업계 내부의 답답함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됐다. 실제 통계에서도 이러한 전환 부진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의 조사에서 10월 말 기준 윈도우11 점유율은 55.18%까지 올라 과반을 넘겼지만, 출시 10년 차인 윈도우10 역시 41.71%라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신규 PC 출고 시 윈도우11이 기본 탑재되는 ‘자연 증가 효과’가 존재함에도 구버전 잔존 비중이 이처럼 크게 유지된다는 사실은 이용자들이 의도적으로 업데이트를 미루거나 거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윈도우10의 정기 보안 업데이트와 기술 지원은 지난달 14일로 종료된 상태다. MS는 설계 단계부터 보안을 기본값으로 적용한 윈도우11이 별도 설정 없이도 시스템을 즉시 보호하고, 기존 버전 대비 최대 2.3배 빠른 성능과 더 효율적인 기능 업데이트를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워 최신 OS로의 이동을 독려했다. 당장 윈도우11로 옮기기 어려운 이용자들을 위해서는 윈도우10 확장 보안 업데이트(ESU) 프로그램을 마련해 최대 1년 간 긴급 보안 패치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기술지원 종료 대응 상황실 가동하고 전용 백신 개발하는 등 “더 이상 구형 OS에 머물 수 없다”는 압박성 신호 또한 함께 보냈다. 

이 같은 MS의 노력에도 전환 속도가 정체된 근본적 이유로는 이용자들의 유지 성향이 꼽힌다. 상당수 사용자와 기업 환경에서는 윈도우10이 여전히 성능이나 호환성 면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는 상태인 만큼 굳이 고사양 요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신규 OS로 이동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TPM 2.0 보안 모듈이나 인텔 8세대 이상 중앙처리장치(CPU) 같은 조건이 필수로 붙으면서 신규 OS 진입 문턱은 이전 세대 대비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기능적으로 충분한데도 ‘사양 미달’로 분류돼 구형 OS에 머무는 기기 또한 상당수라는 의미다.

사용자 경험(UX) 변화에 대한 거부감 역시 전환을 억제하는 실질적 요인으로 꼽힌다. 윈도우11은 화면 왼쪽 하단에 고정돼 있던 ‘시작’ 버튼을 중앙으로 옮기고, 작업 표시줄 체계를 새로 구성하는 등 25년간 유지된 기본 사용 환경을 크게 바꿨다. 이 때문에 익숙한 인터페이스에서 벗어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은 생산성 저하 등을 우려해 윈도우10에 머무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이용자 시각에서는 현재 사용 중인 OS가 ‘충분히 멀쩡하게 잘 작동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며, 이는 전환 필요성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심리적 장벽으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에이전틱AI·코파일럿 기능 탑재

MS가 이용자들의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업그레이드를 강행한 가장 배경에는 윈도우11을 ‘에이전틱 OS’로 전환해 에이전틱 유저와 코파일럿 같은 AI 에이전트를 운영체제의 기본 전제로 삼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MS는 이달 중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행사 ‘이그나이트 2025’에서 “윈도우를 여러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업무 맥락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필요한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환경으로 바꾸겠다”고 밝히며 “그 안에서 다양한 에이전트가 협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러한 전략의 중심에는 개별 PC에 설치되는 도구 수준을 넘어 기업 전체 차원에서 여러 에이전트를 통합 관리하는 ‘에이전트 365’ 비전이 자리한다. MS는 “이미 23만 개 이상 조직이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사용 중이며 이 가운데 포춘 500대 기업의 90%가 포함된다”고 소개하면서 “향후에는 에이전트들이 회의에 직접 참석하고 문서를 편집하며 이메일과 채팅을 주고받는 단계까지 나아가겠다” 계획을 내놨다. 이 같은 청사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약 13억 개의 AI 에이전트가 전 세계 기업 워크플로에 배치될 것이라는 시장조사업체 IDC의 전망도 함께 제시했다.

에이전틱 유저 도입 계획은 MS의 구상이 본격적인 수익 모델과 직결돼 있음을 드러낸다. MS는 에이전틱 유저를 “엔터프라이즈급 가상 동료”로 정의하면서 기존의 챗봇과 달리 이들을 엔트라 ID 디렉터리에 고유 사용자 객체로 등록하고 자체 이메일 주소와 팀즈 계정, 조직도상의 위치까지 부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기존에 제공되던 다양한 에이전트와 어떻게 역할을 나누고 연계할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MS는 “각 에이전트에 별도의 A365 라이선스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디지털 동료 계정이 늘어날수록 라이선스 매출 규모도 함께 커지도록 설계됐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다만 이런 비전이 실제 사용자에게 곧바로 혁신으로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파반 다불루리 MS 윈도우 담당 사장이 소셜미디어 X에 “윈도우가 에이전틱 OS로 진화하고 있다”고 언급하자, 대다수 네티즌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AI 기능을 강제로 집어넣는다”, “윈도우 7 같은 단순하고 고성능 OS로 돌아가라”는 같은 불만을 쏟아냈다. 여기에 윈도우11용 코파일럿 홍보 영상에서 텍스트 크기 변경 등 단순 작업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장면까지 포착되면서 “기본기부터 고치지 않고 AI만 얹는다”는 냉소는 점점 더 거세지는 상황이다. 

보안 취약성 우려에 이용자 경계 심화

심지어 최근에는 윈도우11 업그레이드를 둘러싼 심각한 보안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차세대 윈도우11에 AI 기반 비서 기능과 에이전트형 기능이 본격적으로 통합되면서 이를 노린 새로운 형태의 악성코드 공격이 등장했단 경고다. 실제 MS는 업데이트를 통해 AI가 시스템 전반을 이해하고 명령을 자동 수행하는 기능을 확대했는데, 이 과정에서 악성 행위자가 사용자 명령을 가로채거나 AI의 시스템 접근 권한을 악용할 경우엔 피해를 면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기능이 강화될수록 기존 파일 기반 공격이나 전통적 피싱 수준에 머물지 않고 AI가 사용자 행동을 학습하는 과정 자체가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일각에선 사용자를 속여 악성 명령어를 직접 실행하게 만드는 ‘가짜 윈도우 업데이트’ 사기도 확산하는 추세다. 보안업체 헌트리스(Huntress)는 ClickFix의 새로운 변종을 발견했다고 밝히며 “이 수법은 전체 화면 브라우저 페이지를 띄워 중요 보안 업데이트를 설치하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사용자가 업데이트를 진행한다고 착각하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복잡한 익스플로잇 시스템을 통해 악성 소프트웨어가 설치되면, 민감한 정보 탈취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내부적으로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AI 직장동료 OS’ 전환을 둘러싼 반발이 거세다. MS가 조직 내 독립적 이용자로 작동하는 A365를 예고하자, 개발자들은 OS 시스템 내 영향력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냈다. 해당 에이전트는 회의 참석과 문서 편집, 업무 협업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에서 기존 노코드 및 로우코드 자동화 도구보다 훨씬 강력한 존재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결국 윈도우11로의 ‘느린 전환’은 개발자 사이에서 불거진 기능 안정성 문제와 보안 우려 등이 한꺼번에 맞물린 결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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