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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벤츠 수주, 中 저가 공세에 흔들리던 韓 배터리 '반격 신호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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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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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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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벤츠 보급형 전기차에 배터리 공급
中 의존도 낮추려는 유럽 기업 공략에 나서
中 CATL도 유럽 진출, 현지 경쟁 심화 전망
LG에너지솔루션의 LFP 배터리/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7년간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에 2조원 상당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벤츠의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아 미래차 공급망 동맹을 논의한 지 한 달 만에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벤츠의 주력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한층 공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배터리업계에서는 중국 배터리 기업의 저가 공세로 한국 기업의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유럽 완성차 기업들과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잇달아 성사되면서 반격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엔솔, 벤츠와의 미래차 협력 공고해질 듯

9일 LG엔솔은 벤츠에 오는 2028년부터 7년간 2조600억원(약 2조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2년간 벤츠로부터 수주한 네 번째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LG엔솔은 벤츠와 북미 지역 등에서 판매될 전기차에 장착할 50.5GWh(기가와트시) 분량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 9월에도 미국과 유럽용 전기차에 대해 각각 75GWh, 32GWh 규모의 배터리를 납품하기로 했다. 공급 물량 대부분은 원통형 46시리즈로, 보통 전기차 1대에 75kWh(킬로와트시) 배터리가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210만 대에 달하는 규모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LG엔솔이 벤츠에 납품한 배터리 다수가 프리미엄 전기차용 고성능 배터리였으나, 이번 계약 물량은 현재 벤츠가 개발 중인 차세대 보급형 전기차에 탑재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대중화 흐름 속에 시장이 고가의 대형 모델에서 중저가 중소형 모델로 확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네 번째 계약은 벤츠의 전기차 점유율 확대 전략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벤츠는 2027년까지 40종 이상의 신차 출시를 목표로 하는 대규모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프리미엄급부터 엔트리급까지 다양한 세그먼트에 배터리를 확대 적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원통형 46시리즈부터 중저가형 모델에 적합한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Mid-Ni)·리튬인산철(LFP)까지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LG엔솔의 전략이 벤츠의 니즈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지난달 13일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이 LG그룹 주요 계열사와 미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도, 양사의 미래차 공급망 동맹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中 기업 저가 공세에 韓 배터리 점유율 하락

이 같은 LG엔솔의 대규모 공급 계약은 분명 국내 배터리업계에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되지만,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중국 배터리 기업이 저가 공세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한국 기업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대규모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업체들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지속적으로 다른 기업들의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으며,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을 갖추고도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금융연구원이 중국 해관총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 기업의 수출품 가격은 2023년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2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공급망 혼란으로 수출 가격이 급등했던 기저효과가 사라진 뒤에도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가 계속된 결과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철강 등 주요 수출 품목에서 수출 가격이 떨어졌으며, 특히 소비재의 하락 폭이 컸다. 중국 내 제조업 과잉생산이 심화하면서 기업들이 수출 가격을 낮추는 ‘제 살 깎기’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부문에서는 그 충격이 더욱 두드러졌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국내 배터리 3사(삼성SDI·LG엔솔·SK온)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6.9%로 지난해보다 3.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중국 기업은 같은 기간 79%로 3.4%포인트 올랐다. CATL은 점유율 36.8%를 기록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했고, BYD는 18.0%로 2위를 차지했다. CALB(4위), 고션(7위), EVE(9위), SVOLT(10위)를 포함해 중국 업체 총 6개 기업이 점유율 10위 안에 들었다.

韓 선점한 유럽선 기회와 위기 요인 공존

다만 최근 유럽 시장에서 감지된 변화는 국내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 등 유럽연합(EU)의 규제 변화에 맞춰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LFP 배터리에 대한 높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국내 배터리 3사(LG엔솔·삼성SDI·SK온)는 지난 2018년부터 이미 유럽 현지에서 기가팩토리를 운영해 왔다. LG엔솔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SK온은 헝가리 코마롬과 이반차 공장을 각각 가동 중이다. 현재 이들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EU 배터리 셀 제조 능력의 75%를 차지한다.

그러나 중국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과 글로벌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 합작 법인은 지난달 26일 스페인 아라곤에서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CATL 측에 따르면 이 공장에서 연간 50GWh 규모의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70만~10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내년 말 부분 가동을 시작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 외에도 CATL은 현재 유럽에서 공장 1곳을 가동 중이고 1곳은 짓고 있다. 14GWh 규모인 독일 공장은 2022년 말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들어갔으며 100GWh 규모의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은 내년 초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다.

CATL의 유럽 공장이 모두 가동에 들어가면 국내 기업의 누려온 지리적 이점은 사라지게 된다. 여기에 더해 국내 배터리 3사의 유럽 물량 일부가 CATL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CATL은 2022년 헝가리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벤츠, BMW, 스텔란티스, 폴크스바겐 등 고객의 자동차 공장과 가깝다"고 설명했다. 당시 언급한 고객사는 배터리 3사의 주력 고객 라인업과 상당 부분 겹친다. LG엔솔 폴란드 공장은 폴크스바겐·포드·르노·볼보 등이며, 삼성SDI 헝가리 공장은 BMW·폴크스바겐·스텔란티스, SK온 헝가리 공장은 포드·폴크스바겐 등을 고객사로 확보해 물량을 공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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