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60%는 소극적 구직자" 고용 시장에서 밀려나는 청년들, 사회적 부담 가중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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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대학 재학생·졸업자, 60%는 구직 기대 사실상 낮아 2023·2024년에도 유사 통계 존재, 청년층 덮친 '만성적 무기력' 피상적인 정부의 청년 취업 대책, 구조적 문제는 제자리

과반의 취업준비생이 ‘소극적 구직’ 상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취업 시장에서 의욕을 잃고 의례적인 구직 활동을 이어 가는 청년들이 수년째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소극적 구직자 증가세가 향후 '쉬었음' 인구 규모 확대로 이어져 사회 전반의 부담이 가중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청년층 취업 의지 꺾여
9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 10∼11월 ‘2025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를 벌인 결과, 전국 대학교 4학년 재학생 또는 졸업자(유예·예정 포함)의 60.5%가 구직 기대가 낮은 소극적 구직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소극적 구직이란 실질적 취업 준비나 계획 없이 채용 공고를 탐색해 경험 삼아 지원하거나, 거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조사 결과 ‘의례적으로 공고만 살피거나 경험 삼아 지원한다’는 응답이 32.2%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구직 활동을 거의 안 한다(21.5%), 쉬고 있다(6.8%) 순이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최대 이유로 자신의 역량·기술·지식 부족에 따른 추가 준비(37.5%)를 꼽았으며, △구직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아서(22.0%) △전공 또는 관심 분야의 일자리 부족(16.2%) △적합한 임금 수준 등 근로조건을 갖춘 일자리 부족(13.6%)이 뒤를 이었다.
적극적으로 구직 중(28.4%)이라고 응답한 대학생들은 올해 평균 13.4회 입사 지원해 평균 2.6회 서류전형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합격률은 19.4%로 지난해(22.2%)보다 2.8%포인트(p) 낮아졌다. 이에 전체 응답자 중 37.1%는 올해 대졸 신규 채용 시장이 ‘지난해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 응답 비중(36.5%)보다 0.6%p 높아진 수준이다.
반대로 ‘작년보다 좋다’는 응답은 5.1%에 그쳤다. 취업 준비 기간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62.6%가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중 1년 이상으로 답한 비중도 32.5%로 상당히 높았다. 실제 국가데이터처 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청년(20~34세) 미취업자 가운데 1년 이상 장기 미취업자 비중은 55.2%로 3년 전(53.2%)보다 소폭 증가했다.
소극적 구직자 비율, 수년째 '과반'
이 같은 소극적 구직자 증가 문제는 수년 전부터 통계를 통해 확인돼 왔다. 지난 2023년 동일 조사에서는 졸업 예정이거나 졸업한 대학생 중 57.6%가 소극적 구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례적으로 구직하고 있다는 응답은 28.2%였고, 이어 거의 안 함(22.7%) 쉬고 있음(6.7%) 순이었다. 이들이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자신의 역량·기술·지식 부족(48.5%)이 꼽혔으며, 일자리 부족(38.4%)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취업을 준비하는 4학년 이상 및 졸업생 1,235명 중 60.5%가 소극적 구직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형식만 갖춘 의례적 구직을 진행 중인 응답자가 30.9%였으며, 그 뒤로 구직 활동을 거의 안 함(23.8%), 쉬고 있음(5.8%) 순이었다. 적극적으로 구직하지 않는 이유로는 자신의 역량, 기술, 지식 등이 부족해서라는 응답이 4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공 분야 또는 관심 분야의 일자리가 없거나 부족해서(18.1%) △구직 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아서(14%) △적합한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을 갖춘 일자리가 없거나 부족해서(10.1%)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경력직 선호에 따른 신입 채용 기회 감소(27.5%)가 지목됐으며, 근로 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23.3%), 실무 경험 기회 확보의 어려움(15.9%) 등도 취업 준비의 장애물로 거론됐다. 예상 취업 준비 기간으로는 6개월 이상이 67.6%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 30.5%, 1년 이상 2년 미만이 28.2%, 2년 이상이 8.9%였다.

'쉬었음' 인구 증가 위험 커져
문제는 수년간 꾸준히 발생한 소극적 구직자들이 향후 취업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날 경우 특별한 사유 없이 구직활동조차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에 속하게 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쉬었음 인구는 258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5,000명 늘었다. 이 가운데 30대 쉬었음 인구는 33만4,000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고, 20대를 포함한 20~30대 전체 쉬었음 인구도 73만6,000명으로 10월 기준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청년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쉬었음 청년이 증가하는 역설적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쉬었음 인구를 비롯한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면 사회가 짊어지는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한국경제인협회가 ‘쉬었음 청년 증가에 따른 경제적 비용' 보고서를 통해 쉬었음 인구가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잠재적 소득으로 간주하고 추정 급여의 80%를 경제적 비용으로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비용은 2019년 7조4,140억원에서 2023년 9조5,969억원으로 늘어났다. 5년간 비용 합산치는 자그마치 44조5,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비경제활동인구가 국민연금기금 건강보험기금 수입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5년간 발생한 경제적 손실은 53조원까지 불어나게 된다.
정부는 이 같은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다각도의 정책을 추진 중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중위소득 60% 이하 청년에게 3개월간 최대 150만원의 구직급여를 지원하고,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으로 기업의 청년 채용을 장려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주로 개별 청년에 대한 직접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노동 시장의 근본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청년층의 '취업 포기'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문화, 일자리의 질적 개선 등 한국의 고용 시장을 좀먹는 구조적 병폐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