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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채금리 수십 년 만에 최고치, 스태그플레이션 국면 속 BOJ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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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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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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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중립금리 하단 상향, 엔캐리 청산 가속 우려
정부 직격탄, 국채 발행 1,100조 엔 넘어
실질임금 줄며 소비도 감소, 6분기만에 역성장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2%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장기금리가 먼저 반응했고, 일본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 구상이 맞물려 국채 발행 확대와 이자 부담 우려를 함께 키우는 모습이다. 금리 상승은 엔 캐리 청산을 다시 자극해 엔화 강세와 글로벌 자금 흐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여기에 물가 상승, 실질임금 부진, 성장 둔화가 겹치면서 일본 경제의 부담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日 10년물 국채금리 2% '눈앞'

10일 도쿄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신규 발행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01% 낮은 1.960%에 거래되고 있다. 신규 발행 20년 만기 국채 금리의 경우 전거래일보다 0.005% 높은 2.955%를 기록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달 들어서만 약 0.2%포인트(p) 올랐다. 전날에는 장 중 한때 1.970%까지 치솟기도 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대를 기록하게 되면 2006년 5월 이후 19년 7개월 만이다.

국채 금리를 끌어올린 건 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현재 0.5%인 정책금리를 약 1.4% 수준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1일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열린 금융경제 간담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를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은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한다는 가정하에 장기금리도 함께 상승하는 모습이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마이너스 금리에서 0.1%로 올리면서 ‘제로금리 탈출’을 시작했다. 이후 같은 해 7월 0.25%로 한 차례 더 인상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당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 고용 통계 악화가 맞물리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확대됐고, 이런 움직임은 증시 폭락으로 이어져 8월 5일 블랙먼데이를 일으켰다. 시장 일각에서는 소폭 인상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주목한 것은 일본은행의 방향성 전환이었다. 일본이 긴축 사이클에 들어간다는 사실만으로도 글로벌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거시경제 환경 또한 과거 청산 국면과 유사한 조건을 갖춰가고 있다. 청산이 시작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쇄 반응을 겪는다. 첫 번째 반응은 엔화 급등이다. 엔화는 위험 회피 상황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강세를 보이는 통화다. 캐리 투자자들은 빌린 엔화를 다시 사들이며 포지션을 청산한다. 이는 쇼트 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환매수)을 촉발해 엔화의 추가 강세를 불러온다. 엔화 강세는 다시 투자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며 본격적인 글로벌 차원의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한다.

국채 이자·평가손 등 여파 상당

금리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곳은 1,100조 엔(약 1경330조원)이 넘는 국채를 발행한 일본 정부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일본은행의 초저금리(마이너스금리) 정책 아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왔는데, 금리가 오르면 이자비용이 급증하게 된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맞물려 우려를 더욱 키우는 형국이다. 앞서 다카이치 내각은 재정지출 21조3,000억 엔(약 202조원)을 포함해 총 42조8,000억 엔(약 402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높은 국가부채 비율에도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추가 국채 발행 역시 불가피해졌다.

이자비용 상승 외에도 걱정거리는 또 있다. 그간 일본은 어떤 중앙은행들에 비해 시장금리 통제 능력이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양적완화, 수익률곡선 통제 등과 같은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들의 종합판을 자처하던 일본은행이었다. 이 같은 통제력은 그동안 일본이 인플레이션이 아닌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환경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일본은 인플레이션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파르게 상승하는 금리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국채를 매입하는 모순을 반복하는 중이다.

더구나 저금리 시기 장기채를 중심으로 수익률을 추구해 온 일본 지방은행들도 금리 상승에 따라 채권평가손이 확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길수록 금리 상승시 채권가격 하락폭이 크다. 올해 9월 말 기준 지방은행이 보유한 국채·지방채 등 일본 내 채권의 평가손은 3조 3,000억 엔(약 31조1,000억원)에 달했다. 2020년 말 평가이익 2,605억 엔(약 2조4,000억원)을 기록했으나, 금리 상승으로 손실 전환됐다. 이 같은 평가손은 회계상 손실일 뿐 만기까지 보유하면 실제 손실이 확정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평가손이 크면 보유채권을 매각해 고금리 상품으로 재투자하기가 어려워지고, 자본건전성에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이는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도 높인다. 예를 들어 2% 금리로 5,000만 엔(약 4억7,200만원)을 35년 고정금리로 빌릴 경우 상환액은 총 6,900만 엔(약 6억5,100만원) 수준이다. 1% 금리일 때(상환액 5,900만 엔·약 5억5,700만원)보다 1,000만 엔(약 9,400만원)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기업들 또한 차입금 금리가 올라 이자비용이 늘어난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제국데이터뱅크가 추산한 결과 평균 차입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하면 기업당 연간 이자비용이 68만 엔(약 640만원)가량 증가하고 경상이익은 평균 2.1%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체 기업의 약 1.8%가 경상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됐다.

물가 상승·마이너스 성장 동시 발생

하지만 일본은행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일본 내에서 물가 쇼크가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0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과 9월에 2%대로 떨어졌지만, 7월 이후 석 달 만에 3%대로 다시 높아졌다. 교도통신은 “물가 상승세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며 “정부가 고물가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엔화 약세도 진행돼 물가 상승을 억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총무성이 발표한 10월 실질소비지출은 전년 동월 대비 3% 감소해 6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24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숫자다. 시장에서는 1% 상승을 예상했지만 음식료품 가격이 잇달아 오르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구입을 줄이는 형태의 식비 절약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고 보고 있다. 결국 교육이나 주거, 내구재 등을 줄이는 쪽으로 가계 소비가 계속해서 위축되고, 이는 경기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물가 영향에 실질임금도 줄어들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의하면 10월 실질임금은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0.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일본 실질임금은 올해 1월부터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10월 평균 명목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2.6% 증가한 30만141엔(약 284만원)이었으나, 소비자물가지수가 오르면서 실질임금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 경제도 6개 분기 만에 역성장했다. 지난 8일 일본 내각부는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6%, 연율 환산 기준으로 2.3%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속보치에서는 전 분기 대비 -0.4%, 연율 환산으로는 -1.8%였는데 이보다 더 떨어진 수치다.

마이너스 성장과 고물가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다. 통상 스태그플레이션은 글로벌 공급 충격이 핵심 요인으로 작동하지만 일본의 경우 성격이 다르다. 재정 건전성 훼손과 국채 누증이 금리·물가·성장을 경직시킨 만큼 대외 변수의 진정만으로 긴장이 해소될 구조가 아니란 의미다. 이와 관련해 한 경제 전문가는 "실질임금의 확연한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일본은행이 추가 인상에 나설 명분과 완충 장치를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며 "시장 금리가 먼저 올라가면서 금융 여건을 조이기 시작한 만큼 일본은행이 정책을 추가로 밀어붙이기보다 상황을 관망하는 쪽으로 기울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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