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잡아라" 추가 부동산 대책 마련 나선 정부, 규제 강화·공급 확대 계획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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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구·한강 벨트 집값 오름세 소폭 둔화, 상승 흐름 자체는 여전 정부,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하며 재차 규제 강화할 가능성 커 삐걱대는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 서울시-정부 불협화음 지속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강남 3구·한강 벨트 지역의 상승 폭이 소폭 둔화했으나, 과열 흐름 자체는 진정되지 않는 양상이다. 이에 정부는 시장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 강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등 추가 부동산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10·15 대책이 시장에 미친 영향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한 주 전보다 0.17% 올랐다. 이는 44주 연속 상승세이나, 전주(0.18%)보다는 둔화한 수준이다. 서울 집값 오름세를 견인해 온 강남 3구의 상승세도 소폭 약해졌다. 강남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23%에서 0.19%로 줄었고, 서초구(0.22%→0.21%) 송파구(0.39%→0.33%) 역시 오름폭이 둔화했다. 한강 벨트 지역인 마포구(0.18%→0.16%)와 성동구(0.32→0.26%)도 열기가 한풀 꺾였다.
이 같은 흐름에는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0·15 대책에 따라 수도권 15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할 때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는 기존 6억원에서 한층 축소됐다. 구체적으로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까지,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대출을 허용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하한도 종전 1.5%에서 3%로 상향돼 향후 신규 대출 시 금리에 가산되는 스트레스 금리 폭이 두 배로 커졌다. DSR 하한을 높이면 실질적으로 대출 가능액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부동산 규제 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도 확대됐다. 기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를 넘어 마포·성동·광진 등 한강 벨트, 경기 분당·과천 등으로 규제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모두 40%로 축소되고, 1주택자의 추가 구입 시 취득세 중과와 전매 제한이 적용된다.
추가 부동산 규제 등장할까
다만 집값 상승 흐름 자체는 여전히 뚜렷한 만큼, 정부는 추가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국토부·LH(한국토지주택공사) 합동 주택 공급 TF’ 및 ‘LH 주택공급특별추진본부’ 현판식 자리에서 연내 추가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지난 7일 대통령실이 주재한 '6개월 성과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규제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실은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준비는 다 돼 있다"며 추가 대책 발표를 예고하는 발언을 내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가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요 억제 중심의 규제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를 동시에 하겠다고 했는데, 강력한 규제가 준비돼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까지의 정책을 보면 강남·아파트 등 특정 실물 자산에 집중되는 수요를 막는 방향으로 이뤄졌다"고 짚었다. 이어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말 자체가 상충된다"고 비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보유세가 인상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0월 15일 공개된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 9월 30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보유세에 대한 견해를 묻자 "보유세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관이 아닌 인간 김윤덕 입장'이라며 사견을 전제한 발언이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지난 20일 BBS 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곳곳에서 이 같은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기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이달 초 공개한 'OEC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 부동산 대책에 날 선 평가를 내놨다. 보고서는 "이미 규제가 강한 지역을 추가로 강화하면 규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이러한 조치는 고소득층을 뺀 모든 계층의 양질 주택에 대한 접근을 막을 수 있다"고 혹평했다. 이어 "서울과 인근 지역 집값 상승은 판매된 주택 규모와 품질 향상을 반영한 결과"라고 부연했다.

공급 대책 사실상 '공회전'
당정은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 마련에도 힘을 싣는 중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주택 공급 계획에 포함됐던 유휴부지를 포함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현재 정부 내부에서는 서울 노원구 태릉CC,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서초구 국립외교원 유휴부지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농림축산식품부, 국가유산청 등이 보유한 공공용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부처 간 논의 중이며, LH 등 공공이 시행하거나 대행하는 방식으로 도심 정비 사업을 활성화하는 방안 또한 검토 중에 있다.
다만 시장의 기대는 그다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추가 공급 대책이 나오더라도 실제 공급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인근 주민 반대 등에 부딪혔던 서울 도심 내 유휴부지 개발 사업을 재추진했다가 실패할 시 정부 정책 신뢰도만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앞서 지난 2020년 국토부는 20여 개 국·공유지에서 2028년까지 주택 3만3,000가구를 짓겠다는 계획을 수립했으나, 관계 기관 및 주민 반발로 대부분 무산됐다.
서울 주택 공급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의견 대립도 시장 불안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정부는 공공택지를 중심으로 한 공공 주도 공급 확대를 전면에 내세우는 반면,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 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에 방점을 찍고 있다. 공급 확대라는 목표는 같지만 방식은 정반대인 셈이다. 공공 주도 공급을 택할 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공급이 가능하지만, 서울 핵심 지역에서는 적용 가능한 입지가 제한적이며 공급 속도가 느리다는 한계가 있다. 민간 공급은 도심 핵심 입지에 빠르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나, 분양가 상승, 대출 규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각종 규제에 막혀 사업성이 악화하면 사업 자체가 중단될 위험이 크다.
여당이 주도하는 ‘수도권 시군구별 주택 공급 지도’ 구축 등 당정과 서울시가 발을 맞춰야 하는 사업에서도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시에 상업시설 개발 예정지 내 주택 건립을 제안했으나, 서울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해당 부지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양측 간 합의에 이른 주택 공급 후보지는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