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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 가열, 상용화까지는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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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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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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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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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 주도 투자·인프라 총동원
미국, 정책·산업 드라이브 강화 움직임
로봇 기술 한계 및 ‘버블’ 경고 병존
사진=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미·중 기술 경쟁의 새로운 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이 정부 자금·인재·데이터·실증 테스트베드 등을 동원해 생태계를 확대하는 가운데, 미국도 제조·물류 현장에 투입 가능한 상용 모델을 앞세워 생산성 전쟁의 실전을 겨냥하는 모양새다. 다만 높은 가격, 안전성 및 자율성 문제 등이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를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中, 로봇 인프라·생태계 선점

15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Unitree)는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G1 소유자들이 다양한 동작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는 앱스토어 플랫폼을 공개했다. 로봇을 위한 앱스토어를 구축한 건 전 세계에서 중국이 처음이다. 유니트리는 앱스토어를 통해 브루스 리(이소룡) 무술 동작, 레트로 트위스트 댄스, 원숭이 흉내 등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3개 앱을 제공하고 있다. 아직은 엔터테인먼트 앱만 제공되지만 유니트리는 장기적으로 식기세척기 비우기, 청소, 정원 잡초 제거, 기저귀 교환 같은 실용 앱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시점 중국은 전 세계 휴머노이드 산업에서 가장 앞서가는 국가로 평가된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본체 기업 수는 2024년 기준 이미 세계의 절반(약 70~100개사)을 차지했다. 이에 중국에선 2024년을 '휴머노이드 로봇 원년(The First Year of Humanoid Robots)'이라 부르기도 한다. 시장 규모는 아직 200억~500억 위안(약 4조1,900억~10조4,000억원) 수준이지만 향후 양산과 함께 사용 분야가 공장·물류·서비스·가정용으로 빠르게 확대되면 2030년엔 연평균 92.5%의 급성장세가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성장세인 60~7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급성장하는 배경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자리한다.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신질(新質) 생산력’을 국가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웠는데 그 수단의 하나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지목했다. 신질 생산력 정책은 중국 경제를 ‘AI·로봇·첨단소재·바이오 기반의 고부가가치 생산체계’로 재편한다는 정책이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지난해 ‘2027년까지 세계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구축’을 목표로 하는 국가 계획을 발표했고, 올해는 AI·로봇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1조 위안(약 209조5,000억원) 규모의 기금 조성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로봇·AI 전공자 58만 명, 하루 41제타바이트(ZB)에 달하는 데이터 생산량, 전국 단위의 테스트베드를 갖춘 인재·데이터·실증의 생태계 구축도 산업 급성장을 견인했다.

美도 로봇 산업 육성 속도

이에 중국과 패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미국도 견제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최근 주요 로봇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면담하며 로봇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백악관은 내년 중 로봇 산업과 관련 행정명령 발동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 상무부 대변인은 “로봇 공학과 첨단 제조업은 핵심 생산기반을 미국으로 되돌리는 데 필수적이며 정부는 여기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의회도 로봇 산업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공화당은 최근 국방수권법 개정 과정에서 ‘국가로봇기술위원회(National Robotics Commission)’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미 교통부 역시 연내 로봇공학실무그룹(robotics working group) 신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로봇업계 또한 로봇을 피지컬 AI로 규정하며 AI 경쟁력 강화 전략에 로봇 산업 육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뜻을 당국에 전달했다. 구글의 투자를 받으며 성장한 로봇 스타트업 앱트로닉(Apptronik)의 제프 카데나스(Jeff Cardenas) CEO는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미국도 국가 로봇 전략을 마련하고, 급성장 중인 로봇 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렌던 슐만(Brendan Shulman) 보스턴다이내믹스 부사장도 “첨단 로봇 공학은 제조·기술·국가안보·국방·공공안전 등에서 미국에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특히 로봇 공학의 미래를 선점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관련 공급망을 강화하고 로봇의 광범위한 확산을 지원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이나 연방 자금 지원을 바라고 있다. 또 중국의 산업 보조금과 지식재산권 관행에 대응할 무역 정책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로봇 공학이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서 AI 다음의 주요 전선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미국은 현재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을 위한 도구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면서 중국 약진에 대응하고 있다. 테슬라, 보스턴다이내믹스, 애질리티 로보틱스가 대표 기업이며, 스마트 제조·물류·산업 현장이 주요 활용 분야다. 이들 기업은 장기 운영 안정성, 에너지 효율성, 실시간 AI 추론 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미국은 자율주행과 AI 알고리즘에서 확보한 기술을 로봇에 곧장 이식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업계에서도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인프라까지 결합해 단순 하드웨어가 아닌 'AI 기반 서비스 플랫폼(AI-based Service Platform)'으로 휴머노이드를 진화시키려는 전략을 그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6년이 미국 공급 업체들이 제조 물류와 소비자 서비스 분야에서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휴머노이드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지 결정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상용화 한계 뚜렷, '버블' 경고도

하지만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가장 큰 난관은 안전성이다. 미국 애질리티 로보틱스의 '디짓(Digit)'처럼 일부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로봇은 아직 인간과 분리된 공간에서 운영된다. 애질리티는 안전한 인간 감지 기술을 개발 중에 있지만, 완전한 단계는 아니다. 산업용 로봇뿐 아니라 가정용 휴머노이드의 경우에도 아이·반려동물·가구가 있는 환경에서 충돌·전도·끼임 위험과 함께, 카메라·마이크 연결에 따른 사생활 침해·감시 우려가 있다. 로봇이 집안에 들어오는 순간 생활 패턴과 개인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완전한 자율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예컨대 오픈AI가 투자한 로봇 기업 1X의 '네오(Neo)'는 전문가가 원격 조작해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낯선 사람이 집안 로봇을 조종해야 한다는 얘기다. 1X는 사용자가 제한 구역을 설정하고, 데이터 공유를 거부하며, 원격 조작 시간을 지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얼마나 신뢰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가격도 큰 장벽이다. 네오의 초기 판매가는 2만 달러(약 2,900만원), 임대 옵션은 월 500달러(약 74만원)로 대중화까지는 아직 멀었다. 여기에 막대한 전력 소비 등 유지 보수 비용도 부담이다. 특히 직립 보행 구조는 안전성 확보를 위한 복잡한 제어와 복원 메커니즘을 필요로 해 지속적인 비용을 필요로 한다.

기술력에 있어서도 한계가 명확하다. '로봇계의 대부'로 불리는 로드니 브룩스 전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과학·AI연구소(CSAIL) 소장은 14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방향을 잃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 테크업계는 인간처럼 생긴 로봇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는 암묵적 가정에 빠져 있다"며 "하지만 인간 수준의 손 조작과 균형 감각은 로봇 공학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각 데이터는 풍부하지만, 인간의 손끝 감각을 설명하고 저장할 언어는 없다"며 "영상 데이터만으로 인간의 손놀림을 재현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넘어질 경우 인간에게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며 "나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3피트(1m) 이내로 다가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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