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글로벌 테크
  • ‘이란전쟁발 오일 쇼크’가 깨운 전기차 수요, ‘캐즘 종식’ 빨라지나

‘이란전쟁발 오일 쇼크’가 깨운 전기차 수요, ‘캐즘 종식’ 빨라지나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수정

중동 전쟁 이후 기름값 급증
저렴한 유지비 ‘전기차’로 수요 몰려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

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가 '전기차 재편'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급등한 국제유가가 내연기관차의 유지 비용 부담을 키우면서 주춤했던 전기차 수요를 다시 자극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고유가에 대응하려는 각국의 보조금 재개 움직임까지 맞물리며 전기차 시장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벗어나 새로운 성장 궤도로 진입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란 전쟁, 세계 전기차 전환 가속화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 매켄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전기차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서 데이비드 브라운(David Brown) 에너지 전환 담당 연구책임자는 “3월 들어 국제유가가 50%나 치솟은 상황은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방향을 틀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짚었다. 국제 유가 폭등이 전 세계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갈아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유인 브렌트유 5월물 선물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정산가 기준으로 전장보다 4.6% 오른 배럴당 104.49달러(약 15만6,000원)를 기록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적대행위 종식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배럴당 99.94달러로 10.9% 급락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100달러대로 돌아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정산가도 배럴당 92.35달러(약 13만8,000원)로 전장보다 4.8% 상승하면서 하루 만에 다시 90달러를 넘어섰다.

영국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도 우드 매켄지와 같은 분석을 내놨다. 엠버는 18일 발표한 '에너지 안보 여파: 화석연료 취약성에서 전기 자립으로(The energy security fall-out: from fossil fuel fragility to electric independence)' 보고서를 통해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원유 시장의 혼란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촉진한다고 지적했다. 엠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는 하루 170만 배럴의 석유 소비를 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하루 240만 배럴의 석유를 수출했다. 전기차로 인한 석유 소비 감소분이 이란 수출량의 약 70%에 달하는 셈이다.

中 전기차, 日 내연기관차 '추월'

특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영향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글로벌 신차 판매에서 일본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일본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중국 BYD와 지리자동차는 판매량에서 각각 일본 닛산과 혼다를 추월했다. 글로벌 판매량 상위 20개 업체 중 중국 기업은 6개, 일본 기업은 5개였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 자료를 보면, 중국은 지난해 전년 대비 30% 증가한 832만 대의 차량을 수출했는데 이 중 전기차가 전년 대비 38% 증가한 232만 대였다. 중국 전기차의 주요 수출 시장은 유럽이 가장 크고, 이어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중동 순이다.

전쟁 이후에는 유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호주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멜버른 현지의 BYD 영업 책임자는 "미국의 이란 공격 직후인 3월 초부터 주요 딜러사마다 전기차 판매가 폭주하고 있으며, 구매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근무 체제에 돌입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멜버른 BYD 매장 판매량은 2월 28일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부터 약 3주간 전년 대비 50%나 급증했다. 동남아시아 시장 상황도 비슷하다. 중국의 또 다른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XPeng)의 싱가포르 대리점은 방문객 수가 전주 대비 30% 증가했으며, 필리핀 마닐라의 BYD 대리점은 단 2주 만에 한 달치 판매량에 육박하는 주문을 접수했다.

중국 본토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전환 열기는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 데이터에 따르면,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1일~15일 중국 내 NEV 승용차 소매 판매량은 28만5,000대로 전월 대비 36% 증가했다. 특히 신에너지차 보급률은 50.7%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휘발유 차량을 앞질렀다.

전기차 시장 판도 재편 압력

전기차 수요 확대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블룸버그통신은 남아시아와 남미, 유럽에서 이란 전쟁 이후 전기차 주문이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고, 시장 조사업체 에드먼즈는 3월 첫째 주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를 검색한 소비자 비중이 전쟁 전보다 대폭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엠버에 따르면 이달 글로벌 전기차 판매 점유율은 39개국에서 10% 이상을 기록했다. 2019년 4개국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 성장세다. 특히 베트남(38%), 태국(21%), 인도네시아(15%) 등 신흥국이 미국(10%)보다 높은 전기차 보급률을 기록하며 이목을 끌었다.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경제적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가 차지한 중국은 현재 전기차 보급 규모로 연간 280억 달러(약 42조원) 이상의 석유 수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배럴당 80달러 유가를 기준으로 한 추정치다. 유럽에서도 전기차가 지난해 자동차 판매의 26%를 차지하며 연간 80억 달러(약 11조9,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도 연간 6억 달러(약 8,900억원)의 석유 수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전기차 수요 확대는 보조금 정책과 맞물려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신설되는 움직임이 가파르다. 독일 일간지 빌트지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전기차를 구매하는 가정에 1,500~6,000유로(약 260만~1,000만원) 상당의 보조금 지급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를 기점으로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각국 보조금 정책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접근성도 개선됐다. 이 밖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신형 전기차 출시가 이어질 경우 시장 분위기가 한층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전기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량이 다시 증가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시장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보조금 정책과 가격 인하 효과에 고유가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전기차 수요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