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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효율 압도적" Arm의 자체 칩 생산 승부수, AI 에이전트發 CPU 수요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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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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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CPU 생산 나선 Arm, '칩플레이션' 흐름 속 수익 극대화
전력 효율이 압도적 강점, 인텔·AMD x86 아키텍처 대비 2배
AI 에이전트와 함께 존재감 키우는 CPU, 시장 경쟁 격화

반도체 설계(IP) 라이선스 사업을 영위하던 영국 Arm이 사상 최초로 자체 칩 생산에 착수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이 급성장하며 반도체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에이전트형 AI 운용의 핵심인 중앙처리장치(CPU)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양상이다. Arm의 자체 생산 CPU는 향후 압도적인 전력 효율을 무기 삼아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Arm 'AGI CPU' 베일 벗어

24일(현지시각) Arm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 프로세서 ‘AGI(범용 AI) CPU’를 공개하고, 해당 칩의 설계는 물론 생산까지 직접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Arm이 칩 생산에 나서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지금까지 Arm의 주요 사업 모델은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빅테크 및 팹리스 고객사에 칩 설계를 위한 기반 기술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라이선스 수수료와 로열티를 받는 것이었다.

Arm이 사업 확장에 나선 배경으로는 AI 열풍 속 등장한 이른바 '칩플레이션(반도체(Chip)+인플레이션)' 흐름이 꼽힌다. 반도체 가격이 AI 데이터센터발(發) 수요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상승하자, Arm 역시 수익 극대화를 위해 인텔과 AMD가 수십 년간 장악해 온 x86 아키텍처 기반 데이터센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르네 하스 Arm CEO는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Arm은 이 새로운 칩이 향후 5년 안에 연간 150억 달러(약 22조5,930억원)가량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5년 안에 주당 순이익 9달러(약 1만3,550원), 매출 250억 달러(약 37조6,550억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더해 하스 CEO는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매력적일 뿐 아니라, 실제 구매를 위해 줄을 서는 고객들이 존재한다"고 자신했다. AGI CPU의 첫 번째 주요 고객은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로 확정됐으며, 향후 오픈AI, 세레브라스, SK텔레콤도 해당 칩을 자사 인프라에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위탁 생산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맡으며, 시장 공급은 2026년 하반기부터 서버 업체 콴타컴퓨터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전력 효율에 집중한 설계

시장은 AGI CPU의 압도적인 전력 효율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Arm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 및 하이퍼스케일러에 제공하던 데이터센터용 CPU IP(지적재산권) '네오버스 v3'를 활용해 설계된 첫 완제품이다. 68개 코어로 구성된 다이 2개를 연결해 최대 136개 코어로 작동하며, 코어당 2MB 용량 L2 캐시를 더했다. 공랭식 36kW(킬로와트)급 랙에는 최대 8,160개의 코어 구성이 가능하며, 수랭식 200kW급 랙에는 최대 4만5,696개의 코어가 탑재될 수 있다.

이 같은 설계를 적용하면 CPU가 처리 가능한 작업량이 늘어나고, 각 코어가 필요한 데이터를 더 가까운 곳에서 빠르게 불러올 수 있어 메모리 접근 지연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아울러 같은 전력을 사용하더라도 더 높은 처리 밀도를 구현할 수 있어 전체 연산 효율도 상승하게 된다. 실제 AGI CPU의 열설계전력(TDP, CPU나 GPU가 고부하 작업 시 발생하는 최대 열량)은 300W(와트)에 그친다. 이는 인텔·AMD의 주력 제품인 x86 아키텍처 랙당 성능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AI 데이터센터에는 기본적으로 막대한 규모의 전력이 투입되며, 전력 사용량이 운영비·냉각비 등 유지 비용 전반을 좌우한다.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전력 효율이 상승하면 즉각적으로 비용 경감 효과가 발생하는 구조인 셈이다. Arm 측은 AGI CPU의 설비투자(CAPEX) 절감 효과가 기가와트(GW, AI 데이터센터 용량 기준)당 최대 100억 달러(약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AI 시장 내 CPU 수요 급증

Arm이 다양한 데이터센터용 컴퓨팅 칩 중에서도 CPU를 생산하기로 한 배경에는 시장 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데이터센터에 주로 쓰여 온 컴퓨팅 칩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였다. 시장의 핵심 축이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훈련(training)이었던 만큼, 대규모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GPU가 필수적인 인프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에 주요 빅테크 기업들 역시 GPU를 중심으로 한 AI 가속기 성능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시장 흐름이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협력해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추론(inference)과 오케스트레이션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다. 단일 모델의 응답을 기다리는 기존 방식과 달리, AI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환경에서는 전반적인 시스템을 조율하는 '관리자'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부품이 CPU다. GPU가 단순한 작업을 병렬적으로 처리하는 데 특화돼 있다면, CPU는 데이터 이동과 작업 조율 등 일반 연산을 수행하며 전체 워크플로를 지휘한다.

CPU가 AI 기술 발전을 떠받치는 핵심 부품으로 부상하며 수요 역시 나날이 급증하고 있다. 시장 전반에서 '공급 절벽' 현상이 나타날 정도다. AMD와 인텔은 최근 중국 고객들에게 CPU 공급 부족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들 기업의 CPU 납기는 최대 6개월까지 늘어났으며, 가격도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포레스트 노로드 AMD 데이터센터 부문 책임자는 현 상황과 관련해 “지난 6~9개월 동안 수요 증가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당분간 둔화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주요 플레이어들도 CPU 개발·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AMD는 데이터센터 서버 교체 수요를 겨냥해 자사 에픽 CPU의 차기작인 ‘베니스(Venice)’를 준비 중이다. AMD에 따르면 에픽 CPU 기반 시스템은 엔비디아 그레이스(Grace) 기반 시스템 대비 코어당 최대 2.1배 향상된 성능을 제공하며, 와트당 연산 성능이 최대 2.26배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도 이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6’에서 '베라 CPU'를 단독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베라 CPU는 '베라 루빈' AI 가속기에서 CPU만 떼어낸 제품으로, 256개의 베라 CPU를 통합한 랙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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