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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호르무즈 긴장 속 한국 전력망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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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8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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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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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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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 속 한국 전력망 안정 유지
에너지 충격은 비용 부담으로 확산
전력 구조 반영한 정책 대응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원유는 산업 생산을 중단시키는 직접 요인이 아니다. 그럼에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시장은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과 비용 상승 우려를 선반영해 왔다. 이달 초 코스피지수가 6,000선을 돌파한 직후 급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한 배경에도 중동발 공급 불안과 에너지 가격 상승 전망이 자리했다. 당시 시장이 주목한 지점은 반도체 생산 중단이라는 현실적 위험보다 한국 에너지 시스템의 고립 구조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한국 전력망이 외부 충격에 민감하다고 지적했지만, 이를 전력 공급 위기로 단순 연결하는 해석은 무리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은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전력 생산 구조는 이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2024년 기준 전력 생산에서 석유 비중은 1.1%에 그친다. 전력은 석탄과 원자력, 가스,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공급되는 구조다.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전력 공급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기저 전력 기반과 반도체 공급망

지정학적 리스크 국면에서도 한국 전력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배경에는 기저 전력의 안정성이 작용했다. 2024년 기준 원자력 발전 비중이 31.7%까지 확대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26기의 원자로가 운영 중이고 4기가 추가로 건설되면서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전력 기반이 점차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전력 안정성은 한국 경제의 중추인 반도체 산업을 지탱하는 기반으로 이어진다. 2024년 반도체 수출은 1,419억 달러(약 214조1,870억원)로 전체의 20.8%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반도체 전력 공급을 일반 수요와 구분해 국가 핵심 인프라로 관리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걸프 지역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예상되는 전개는 전국적인 전력 차단이 아니라 에너지 비용 상승과 수익성 둔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력과 자원을 전략 산업 중심으로 우선 배분하는 방향으로 대응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주: 한국 에너지 구조는 전체 공급에서는 석유 비중이 높지만 전력 생산에서는 낮아, 원유 충격이 곧바로 정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위기 대응과 공급망 다변화

한국의 에너지 시스템은 위기 상황에서 조정 능력을 유지해 왔다. 지난달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발 공급 불안이 확대되자, 정부는 석탄 발전 규제를 완화하고 원전 가동률을 80% 수준까지 높이며 전력 수급을 관리했다. 더군다나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구조도 분산돼 있다. 지난해 기준 호주가 31.4%, 카타르 14.9%, 미국 9.4%를 차지한다. 전체 물량의 약 80%는 장기 계약으로 확보돼 있어 단기 공급 차질에도 대응 여력이 유지되는 구조다.

여기에 정부는 전략 비축유 2,246만 배럴을 방출하고,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출을 제한해 국내 정유사의 생산 물량을 내수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수입 충격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결과적으로 한국 에너지 시스템은 외부 충격에 노출돼 있으면서도, 산업 정책과 우선순위 조정을 통해 영향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주: 에너지 수요의 대부분이 산업과 비연료 용도에 집중돼 있어, 원유 확보보다 핵심 산업에 대한 전력 공급 유지가 더 중요한 과제로 부각된다.

구조적 과제와 정책적 인식 전환

다만 한국 에너지 시스템의 대응력이 확인됐다고 해서 이를 낙관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시스템 내부에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구조적 취약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금융연구소(IEEFA)는 송전망 확충 지연과 한국전력의 재무 위기를 핵심 리스크로 지목한다. 이러한 제약은 전력 수요 증가와 맞물리며 부담을 키운다.

전력 인프라 투자가 지연될 경우 반도체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 수요를 안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단기 충격은 흡수하더라도 송전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확충이 늦어지면 비용 부담이 누적되고 전력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국가 경쟁력 전반에 장기적인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 에너지 안보의 핵심은 근거 없는 불안과 안일한 낙관을 동시에 배제하는 작업에서 출발해야 한다. 향후 정책은 원전 운영, 전력망 확충, LNG 조달 다변화를 하나의 산업 전략으로 연계하는 정책적 결단이 요구된다. 시스템에 대한 정교한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위기는 실제 구조적 문제보다 과장된 인식에 따른 혼란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South Korea Energy Security Is Not the Same as Hormuz Panic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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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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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