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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호르무즈 해협 충격, 원유 넘어 반도체 공급망에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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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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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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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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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긴장, 에너지 넘어 첨단 산업까지 압박
헬륨 공급 차질로 드러난 운송 경로 중심 공급망 취약성
희토류 넘어 물류·정제까지 포함한 대응 전환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 세계 해상 원유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글로벌 공급망의 최대 위험 지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빠르게 커지는 추세다.

이번 위기는 단순한 에너지 수급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LNG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헬륨 역시 주요 운송을 이 해협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헬륨은 반도체 제조와 의료 영상 등 디지털 경제 전반에 쓰이는 필수 자원으로, 해협이 흔들릴 경우 첨단 산업 생산까지 동시에 압박하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특정 요충지에서 발생한 작은 충격이 반도체 공급망 전체를 흔들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핵심 광물 공급망이 자원 확보를 넘어 에너지 안보와 맞물린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해상 운송 경로와 정제 시설, 대체가 어려운 중간재가 얽힌 공급망 전반을 함께 점검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 충격, 반도체 공급까지 직결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그간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에만 매몰됐던 기존 안보 접근법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특정 국가의 자원 독점 못지않게, 핵심 운송로의 마비 역시 공급망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치명적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은 해협이 봉쇄될 경우 전 세계 상업용 헬륨 공급의 약 30%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헬륨은 천연가스 처리 과정에서 함께 생산되는 만큼, 에너지 인프라에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첨단 산업 원료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실제로 2023년 헬륨 생산 증가분의 80% 이상이 카타르와 러시아에 집중됐다. 평시에는 주변 자원으로 여겨지던 헬륨도 운송로가 막히는 순간 전략 자원으로 성격이 달라진다. 공급망 리스크는 지리적 집중과 물류 차질, 제도적 제약이 맞물리며 확대된다. 이에 따라 효율성을 중심으로 연결된 글로벌 네트워크는 하나의 해상 요충지에서 발생한 차질만으로도 클라우드 서비스와 의료 체계까지 영향을 받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주: 해상 운송 차질과 운송 비용이 함께 상승하면 물류 병목이 글로벌 교역 부담으로 이어진다.

지표가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망 충격

이처럼 복합적으로 얽힌 공급망 리스크를 고려하면 정책 대응은 단순한 자원 수급 현황 파악을 넘어, 공급망 전반의 동태적 흐름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 현장의 물류 차질이 거시 지표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계은행(WB)의 글로벌 공급망 스트레스 지수(GSCSI)와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GSCPI)는 이러한 시차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2024~2025년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분석에 따르면, 컨테이너 지연 등 물류 현장의 물리적 병목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제조 비용과 물가를 반영하는 압력 지수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물류 상황과 가격 지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홍해 사태 당시 수에즈 운하 물동량이 전년 대비 50% 감소했음에도 이러한 충격이 최종 가격이나 거시 지표로 반영되기까지 시간 차가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지표가 안정적으로 보이더라도 공급망 위험이 해소된 것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주: 핵심 운송 경로의 물류 차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전체 공급망 압력 지수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다.

다변화 전략과 공급망 이해력

핵심 광물 정제 공정에서의 대중 의존도 역시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해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채굴 단계에서 다변화가 진행되더라도 리튬과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의 정제 공정은 여전히 중국이 60~8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이 핵심원자재법(CRMA)을 통해 특정국 의존도를 65% 미만으로 제한하려는 것도 이 같은 구조적 의존 자체를 리스크로 보고 있어서다. 그러나 급진적 디커플링(탈동조화)은 비용 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이중 조달 체계 구축과 비대체 자원의 전략적 비축, 동맹 간 공동 조달 등 유연한 다변화 전략이 요구된다. 공급망의 취약성은 규모보다 ‘대체 가능성의 제한’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변화는 교육 현장에서도 함께 반영돼야 한다.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을 가르치면서도 그 기반이 되는 공급망을 놓치는 현재의 교육 방식으로는 미래의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자원 채굴부터 정제, 물류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이해하고, 데이터의 한계를 읽어낼 수 있는 공급망 문해력을 갖춘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

호르무즈 해협은 단순한 원유 통로를 넘어 특수 소재와 정제 시설을 잇는 공급망의 중심 경로로 기능한다. 이에 따라 향후 공급 충격 역시 특정 자원 자체보다 호르무즈와 같은 ‘전략적 길목’의 마비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구조를 감안하면 정책 범위도 정제와 물류, 보험, 운송 경로까지 포함한 전반적 관리가 필요하다. 위기 이전에 의존 구조를 파악하고 대응 시나리오를 갖춘 국가는 충격을 통제 불능의 재난이 아닌 관리 가능한 위험으로 낮출 수 있다. 이는 곧 국가 경제의 회복력과 대응 역량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Beyond Rare Earths: What the Hormuz Helium Shock Reveals About the Critical Minerals Supply Chain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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