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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과실 vs 제조사 부주의" 급증하는 보조주행 사고, 테슬라 특별조사에 책임 공방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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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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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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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TSA, 테슬라 모델3 주택 돌진 사고 특별 조사 착수
운전자 과실이 대부분이었던 급발진 사고, 최근엔 설계·경고 책임론도
中서도 보조주행 사고 빈발, 로보택시發 도로 마비 사례까지 등장

미국 교통당국이 테슬라 모델3 사망 사고에 대한 특별조사에 착수하면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고 원인을 운전자의 페달 조작으로 볼 것인지, 차량의 감지·경고 체계와 주의 감시 설계의 문제로 볼 것인지를 두고 공방이 격화한 것이다. 이 같은 성격의 사고와 논란은 비단 미국을 넘어 중국 등 여타 주요국에서도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추세다.

테슬라 보조주행 둘러싼 소송전

22일(이하 현지시각) CNBC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텍사스주 케이티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3의 주택 돌진 사고에 대한 특별 충돌 조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고는 지난 19일 케이티의 한 주택가에서 테슬라 모델3가 차선을 벗어나 주택으로 돌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집 안에 있던 76세의 여성 마사 아빌라가 차량 잔해에 깔려 숨졌다. 유족 측은 사고 이후 주택이 거주 불가능한 상태가 됐고, 가족이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해리스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운전자 마이클 버틀러는 현장에서 조사에 협조했으며, 사고 당시 테슬라의 부분 자동 주행 보조 기능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실제 시스템 작동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유족 측은 24일 해리스카운티 지방법원에 테슬라와 운전자를 상대로 부당사망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소장에는 테슬라에 대한 설계상 결함과 경고 의무 위반 주장과 운전자에 대한 과실·중과실 책임이 담겼다. 유족 측은 차량이 도로 끝과 진행 방향에 있던 주택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고, 운전자의 개입 상태를 충분히 감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테슬라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한계에 대해 소유자에게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고, 차량의 급발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고 보도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해당 사고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감독형 기능은 주택가 도로에서 천천히 주행하는 것이 기본적인데, 이번 사고는 고속 충돌의 양상을 띤다는 것이다. 아쇼크 엘루스와미 테슬라 오토파일럿(테슬라 차량에 기본 탑재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 담당 부사장도 X에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자율주행 기능을 수동으로 해제했다”며 "차량이 사고 당시 약 시속 117㎞에 도달했으며, 충돌 뒤에도 가속페달이 눌려 있었다"고 짚었다. 다만 이러한 주장은 독립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보조주행 사고 판단 전례

지금까지 해당 사건과 유사한 성격을 띠는 급발진 관련 사고는 운전자 과실로 마무리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21년 미국 NHTSA의 판단이다. 당시 NHTSA는 2013년 이후 생산된 테슬라 모델S·모델X·모델3 약 66만 대에 대한 리콜 청원을 검토했다. 청원에는 급발진 의심 사례 232건이 포함됐지만, NHTSA는 이용 가능한 사고 데이터와 차량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고 원인이 차량의 가속 페달, 모터 제어 장치, 제동 장치 결함이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해당 사고들이 운전자 페달 오조작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근거는 사고기록장치(EDR)과 로그 데이터였다. 당시 NHTSA가 검토한 급발진 의심 사고 중 97%에서는 가속 페달이 85% 이상 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기조는 이후로도 지속됐다. 지난 3월 NHTSA는 2013년 이후 생산된 테슬라 차량 약 220만 대에 대해 제기된 리콜 청원도 기각했다. 당시 청원자들은 원페달 드라이빙과 회생 제동이 급발진 위험을 키운다고 주장했으나, NHTSA는 원페달 드라이빙이 전기차 전반에 널리 쓰이는 방식이며 차량이 운전자 입력에 맞게 작동했다는 데이터가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법원 판단도 대체로 유사한 흐름을 보여 왔다. 일례로 2023년 10월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카운티에서 진행된 테슬라 오토파일럿 사망사고 재판의 경우, 배심원단이 원고 측의 오토파일럿 결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 대상은 2019년 모델3가 고속도로를 벗어나 나무를 들이받아 운전자가 숨지고 동승자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이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차량 제조사의 책임이 인정되는 판례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8월 플로리다 연방 배심원단은 2019년 플로리다주 키라고에서 발생한 오토파일럿 사망사고와 관련해 테슬라의 책임이 일부 있다고 인정했다. 당시 모델S 운전자는 오토파일럿을 켠 상태에서 도로 끝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고, 그대로 주차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근처에 있던 2명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1명은 숨졌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 배심원단은 운전자가 사고의 3분의 2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되,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기술도 주의 이탈 및 도로 종료를 충분히 경고하지 못했다고 봤다. 다만 이 판결의 핵심은 차량이 스스로 가속했는지가 아니라, 오토파일럿이 작동 가능한 도로와 운전자의 주의 의무를 어떻게 관리했는지였다. 즉 테슬라 보조주행 사고 소송은 “차량이 운전자 의사와 무관하게 급가속했다”는 급발진 주장과 “운전자 보조 기능이 운전자에게 과도한 신뢰를 유발하거나 위험 상황을 충분히 경고하지 못했다”는 설계·경고 책임 주장의 두 갈래로 갈리는 셈이다.

中 도로 휩쓴 보조주행 리스크

이러한 보조주행 관련 잡음은 비단 미국을 넘어 세계 각국에서 관찰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이다. 앞서 지난 2021년 8월 푸젠성 선하이 고속도로에서는 니오 ES8 운전자가 보조 주행 시스템인 NOP 기능을 켠 상태에서 앞선 도로 유지보수 차량을 들이받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 8월 저장성 닝보에서는 샤오펑 P7이 고속도로에 정차해 있던 차량을 추돌해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운전자는 차선중앙유지 기능을 켠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2024년 4월에는 화웨이 협력 브랜드 아이토 M7이 산시성 윈청 고속도로에서 앞선 차량을 들이받은 뒤 불이 나 탑승자 3명이 숨졌고, 지난해 3월에는 샤오미 SU7이 안후이성 더상고속도로 공사 구간에서 사고를 냈다. 샤오미에 따르면 사고 차량은 직전까지 보조 주행 모드로 주행 중이었고, 공사 구간의 장애물을 감지한 뒤 경고와 감속이 이뤄졌다. 이후 운전자가 차량을 넘겨 받았지만, 차량은 수초 뒤 약 시속 97km로 격리용 콘크리트 구조물을 들이받았다. 이로 인해 탑승자 3명이 숨졌다. 이 사고는 중국 전기차 업계가 L2급 보조주행 기능을 사실상 자율주행처럼 홍보해 왔다는 비판으로 이어졌고, 당국이 관련 표현과 운전자 책임 고지를 더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논의를 촉발했다.

지난 4월 초에는 중국 우한에서 바이두의 로보택시 서비스 ‘아폴로 고(Apollo Go)’의 운행이 동시에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우한 현지 경찰은 공식 발표를 통해 "바이두 로보택시가 시스템 오류로 인해 도로 한복판에서 갑자기 멈췄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고 밝혔다. 일부 차량은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 위에서 정차해 교통 흐름을 방해했고, 이로 인해 추돌 사고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한에서는 1,000대 이상의 아폴로 고 완전 무인 로보택시가 운행되고 있으며, 해당 사고로 영향을 받은 차량은 최소 100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중국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한 영상들에는 도로 위에 멈춰 선 로보택시들이 차량 통행을 막는 모습이 다수 확인됐다. 차량 내부에는 문을 열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었지만, 승객들은 출퇴근 시간대의 혼잡한 도로 상황으로 인해 쉽게 하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별도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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