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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성장 3분의 1 떠받친 AI 투자, 수익성 의구심 확산 시 증시·실물경제 동반 조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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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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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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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티어 모델·AI 에이전트 확산이 부른 연산 수요 폭증
데이터센터 팽창, 전력망·건설시장·자본시장 동시에 흡수
수익성 균열 땐 경제 전반으로 충격 전이될 수도

미국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지출이 거시경제 전체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데이터센터에 쏟아붓는 자금이 미국 성장의 3분의 1을 떠받치고, 기술주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는 가계 소비까지 밀어 올렸다. 프런티어 모델과 AI 에이전트의 확산으로 연산 수요가 폭증하면서 데이터센터는 전력망과 건설시장, 자본시장의 자원을 한꺼번에 흡수하고 있다. 다만 수익화가 투자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미국 성장을 밀어 올린 AI 붐은 증시 급락과 설비투자 위축을 동시에 불러오는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AI 관련 IT 설비투자 연 1조5,000억 달러 돌파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AI 관련 투자는 연율 1조5,000억 달러(약 2,1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년 전 1조 달러(약 1,420조원)보다 50% 늘어난 규모다. 소프트웨어가 가장 큰 비중을 유지했고, 컴퓨터와 주변기기 투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통신장비와 데이터센터 건설 투자도 함께 확대됐다. 미국 상무부 발표를 보면 미국의 6월 데이터센터 건설 지출은 연율 683억 달러(약 96조9,450억원)로 1년 전보다 215억 달러(약 30조5,2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주택과 상업시설, 병원 등 나머지 민간 건설 지출이 1,016억 달러(약 144조1,900억원)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의 4분의 1 가까이가 AI 투자 단독에서 나온 것으로 산출했다. 주가 상승으로 인한 가계 자산 증가 효과를 합하면 AI 열풍이 미국 성장의 3분의 1을 떠받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정보처리장비와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데이터센터 투자가 2025년 1~3분기 미국 실질 GDP 성장률 2.51% 가운데 0.97%포인트를 담당한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성장 기여도는 39%에 달했다. 닷컴 열풍이 정점에 달했던 2000년 정보기술 관련 투자의 성장 기여도 28%를 11%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AI 자본이 미국 경기 떠받쳐

올해 들어서도 자본지출의 집중도가 유지됐다. 미국 경제분석국(BEA)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연율 1.5%를 기록했다. 소비 증가세가 유지된 가운데 정보처리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기업 투자가 성장률을 지탱한 결과다. 가계 순자산을 키우고 소비를 촉진하는 건 증시 강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집계 기준 올해 1분기 미국 가계 순자산은 전년 동기보다 13조 달러(약 1경8,450조원) 늘어난 174조 달러(약 24경8,120조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1500 지수가 이후 15% 추가 상승하면서 가계 자산과 소비 여력은 더 커졌다.

바클레이즈의 조너선 밀러 이코노미스트는 "AI 동력이 없었다면 미국 경제가 지금 같은 탄력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한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의 자본지출이 2029년까지 4년간 총 4조 달러(약 5,7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 달 전 시장 예상치보다 3,000억 달러(약 427조8,0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표1. AI 데이터센터 수요 현황

구분핵심 수요 지표증설·조달 규모
마이크로소프트애저 고객 수요가 가용 용량을 상회하며 신규 연산 자원도 가동 직후 매출로 전환2026회계연도 데이터센터 88곳 신규 가동, 2분기 연산 용량 1GW 확충
앤트로픽기업 고객 30만 곳 이상, 연간 환산 매출 10만 달러 이상 고객 수 1년간 7배 증가구글 TPU 최대 100만 개 장기 계약, 2026년 연산 용량 1GW 이상 추가
아마존AI 주문이 2028년까지 이어지며 주문 증가세가 신규 설비 가동 속도를 추월2026년 자본지출 계획 2,200억 달러로 상향
미국 시장AI 연산 수요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 급증향후 3년간 전체 용량 2배 확대, 확정된 건설 계획 기준 IT 설비 약 45GW 추가
자료: 마이크로소프트, 앤트로픽, 아마존, 시너지리서치

거품론 비웃는 데이터센터 품귀

시장 일각에서는 AI 생태계 내부의 금융 취약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지만, 데이터센터 현장은 거품 논쟁과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현재 프런티어 모델 사업자들은 데이터센터 증설 물량을 곧바로 흡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4~6월 5개 대륙에서 데이터센터 31곳을 추가했고, 2026회계연도 전체 신규 가동 시설은 88곳에 달했다. 2분기에만 1기가와트(GW)의 연산 용량을 확보했으며, 신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입고해 서비스에 투입하기까지 걸리는 기간도 1년 사이 절반으로 단축했다. 공급 확충과 운영 효율화가 동시에 진행됐으나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의 고객 수요는 여전히 가용 용량을 웃돌았고, 새로 확보한 연산 자원은 가동 직후 매출로 전환됐다.

앤트로픽은 구글 클라우드의 텐서처리장치(TPU)를 최대 100만 개까지 사용하는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올해 1GW 이상의 연산 용량이 추가된다. 앤트로픽의 기업 고객은 30만 곳을 웃돌며, 연간 환산 매출 10만 달러 이상을 창출하는 대형 고객 수는 1년 사이 일곱 배 증가했다. 회사는 구글 TPU와 아마존의 트레이니엄, 엔비디아 GPU를 병행하는 조달 체계를 구축하며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자원을 다변화하는 중이다.

아마존은 올해 자본지출 계획을 2,200억 달러(약 313조원)로 상향했지만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AI 수요가 이미 2028년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신규 설비가 가동되는 속도보다 주문 증가세가 빠르다고 밝혔다. 대형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려면 부지 확보와 건설 외에도 전력망 접속, 변전소 증설, 변압기 조달, 냉각설비 구축을 순차적으로 마쳐야 하지만, 미국 주요 데이터센터 권역에서는 전력 공급 승인과 송전망 연결에 수년이 걸리는 사례가 늘면서 건설을 마친 시설도 서버를 계획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존이 확보한 AI 주문이 2028년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재 착공한 시설만으로는 중기 수요를 모두 소화하기 어렵다.

증설 속도 압도하는 연산 수요

AI 활용률도 성장 여력을 남기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기업동향전망조사(BTOS)에 따르면 2025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업무에 AI를 사용한 미국 기업의 비중은 17~20%에 머물렀다. 직원 250명 이상 기업의 사용률도 37%였고, 소매업은 14%에 그쳤다. 시장조사기관 갤럽 조사에서도 올해 5월 기준 AI를 업무에 매일 사용하는 미국 근로자는 15%, 주 2~3회 이상 사용하는 비중은 30%로 집계됐다. AI에 접촉한 이용자는 빠르게 늘었지만 일상 업무 전반에 활용하는 단계까지 진입한 비중은 제한적이다.

사용 빈도와 경제적 효용 사이의 간극도 크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조사에서 미국 근로자의 전체 노동시간 가운데 생성형 AI를 활용한 비중은 2025년 8월 기준 5.7%였고, 노동시간 절감 효과는 1.6%로 추산됐다. 저품질 AI 생성물을 뜻하는 ‘AI 슬롭(AI slop)’도 데이터센터에서는 동일한 연산 수요로 처리된다. 반복 질의와 이미지 재생성, 오류 수정, 결과 검증이 이어질 때마다 토큰 소비와 서버 부하가 누적된다. 산업적 가치가 낮은 결과물도 반도체와 전력, 냉각설비를 점유한다는 의미다. 구글이 자사 서비스 전반에서 처리하는 월간 토큰은 2년 전 9조7,000억 개에서 올해 3경2,000조 개로 3,000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모델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의 처리량도 분당 190억 토큰까지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AI 에이전트의 확산은 추론용 데이터센터 수요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에이전트는 하나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계획 수립과 자료 검색, 외부 프로그램 호출, 결과 검증을 반복하며 토큰을 연속으로 소비한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월간 토큰 사용량이 2030년 120경 개에 달해 2026년 대비 24배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산 수요의 중심도 초거대 모델 학습에서 기업 업무와 소비자 서비스가 상시 발생시키는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지역별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의 증설 압력을 키우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는 이런 수요를 반영해 미국 데이터센터 전체 용량이 향후 3년 안에 두 배로 확대되고, 현재 확정된 건설 계획만으로 약 45GW의 IT 설비가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투자보다 '수익화'가 기준

다만 수요 확대와 투자 안전성은 별개의 문제다. 자본시장이 따지는 기준은 데이터센터 가동률과 유료 매출, 영업이익의 연결이다. 서버 랙이 가득 차도 막대한 투자비를 회수할 만큼 매출이 쌓이지 않으면 수익성은 떨어진다. 게다가 데이터센터는 GPU를 들여오는 순간 감가상각 부담이 발생하고 전력과 냉각, 네트워크 운영비도 계속 투입된다. AI 모델 업체 간 가격 경쟁까지 격화하면서 토큰 사용량이 급증하더라도 매출이 같은 속도로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장기 계약을 맺은 기업 고객과 안정적인 클라우드 매출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AI 투자 성패를 가르는 기준인 셈이다.

최근 빅테크 실적에서도 이런 차이가 나타났다. 애저 매출이 43% 증가한 MS와 아마존웹서비스(AWS) 매출이 37% 늘어난 아마존은 AI 인프라를 외부 고객 매출로 연결하면서 실적 발표 뒤 주가가 각각 15.5%, 14% 뛰었다. 반면 메타는 광고 사업에 AI를 접목해 매출을 늘렸으나, 데이터센터 투자금을 직접 회수할 클라우드 사업이 없다. 2분기 설비투자는 311억 달러(약 44조3,000억원)로 영업현금흐름과 맞먹었고, 잉여현금흐름은 7억8,400만 달러(약 1조1,200억원)까지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43%에서 31%로 떨어지면서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8% 하락했다. 광고 사업에서 성과를 냈지만 데이터센터와 GPU 확보 등 인프라 투자 확대가 향후 수익성의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수익화에 성과를 낸 기업도 시장의 경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는 2분기 매출이 82% 증가하고 영업이익률도 35.6%까지 상승했지만, 알파벳이 같은 기간 설비투자에 449억 달러(약 63조9,000억원)를 쏟아부으면서 잉여현금흐름은 59억 달러(약 8조4,000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주가는 7% 급락했다. AWS가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아마존도 최근 12개월 기준 잉여현금흐름에서 76억 달러(약 10조8,000억원)의 순유출을 냈다. 영업현금흐름을 확보하지 못한 AI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차입과 장기 임차계약에 의존해 증설 비용을 조달하고 있어 대형 고객의 주문 연기와 이용료 하락이 곧바로 자금난으로 번질 수 있다. 이런 우려가 확산하면 수익성을 입증한 기업도 성장률 둔화나 자본지출 확대 발표만으로 주가 급락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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