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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가 수요 흡수" 고속 성장한 韓 의료관광, 부가세 환급 종료로 가격 의존형 생태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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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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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목적으로 韓 방문한 관광객 사상 최대치
"싸고 부담 적다" 진료 수요 절반 이상 피부과에 몰려
미용성형 의료용역 부가가치세 환급 종료, 가격 경쟁력 약화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의료 관광객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성형수술 대비 시술 부담이 적어 접근성이 좋고, 가격 경쟁력이 높은 피부과를 중심으로 외국인 진료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다. 다만 외국인 환자의 비용 부담을 경감해 주던 미용성형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가 종료되면서, 최근 들어서는 저렴한 가격에 의존해 성장해 온 미용 중심 의료 관광 생태계의 취약성도 부각되는 추세다.

의료 관광객 증가세 여전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인 201만 명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의료 관광 지출액은 12조5,000억원, 의료지출액은 3조3,000억원이었다. 한국의 외국인 의료 관광객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꾸준히 증가(연평균 23.5%)해 왔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12만 명까지 급감하며 잠시 약세를 보였다. 회복 흐름이 가시화한 것은 엔데믹 국면이었던 2023년부터다. 2023년 한국을 찾은 의료 관광객 수는 61만 명 수준이었으며, 2024년에는 117만 명까지 늘었다.

외국인 환자의 진료 수요는 피부과에 집중됐다. 지난해 한국에서 피부과 진료를 본 외국인은 131만3,000명으로 전체의 62.9%에 달했다. 피부과 다음으로 이용이 집중된 분야는 전체의 11.2%(23만3,000명) 비중을 차지한 성형외과였다. 질환 진단과 치료를 목적으로 한 내과 진료 수요도 상당했다. 순환기·소화기·호흡기·내분비 등 세부 내과 계열을 합산한 ‘내과통합’ 진료 환자는 19만2,000명으로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종합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6만5,000명으로 전체의 3.1% 수준이었으며, 특히 중증·질환 진료 목적의 방문이 많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수요가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진료과를 연계해 비교적 짧은 체류 기간에 검사를 마칠 수 있는 한국의 종합검진 체계가 해외 환자를 끌어들인 것이다. 이밖에 치과 진료를 본 환자도 전년 대비 79.0% 증가했으며, 산부인과 환자는 62.6% 늘었다.

외국인 수요 흡수하는 피부과

이 같은 의료 관광 증가 흐름은 올해 들어서도 이어졌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 분석에 따르면, 올해 1~5월 외국인 의료 소비액은 9,423억원으로 전년 동기(6,085억원) 대비 54.9% 급증했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진료 과목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피부과(55.5%)였다. 이처럼 피부과가 외국인 의료 관광의 중심으로 부상한 핵심 원인으로는 짧은 시술 시간과 상대적으로 낮은 회복 부담이 꼽힌다. 외국인 환자들이 주로 찾는 레이저·보톡스·피부 재생·리프팅 등 비수술 시술은 상당수가 짧은 시간 안에 마무리돼, 병원 방문 이후에도 쇼핑이나 관광 일정을 이어가기가 용이하다.

가격 경쟁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서울에는 피부·미용 진료를 제공하는 병의원이 밀집해 있어 기관 간 가격 및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며, 관광객 입장에서는 여러 시술과 병원을 비교하기도 쉽다. 외국인 환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쉬운 환경도 갖춰져 있다. 서울을 비롯한 주요 관광 지역의 피부과들은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다국어 상담 인력과 외국인 전용 예약 채널을 운영하는 경우가 흔하며, 일부 병원은 당일 상담과 시술을 연계하기도 한다. 서울시 역시 다국어 의료 관광 정보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외국인이 출국 전 병원과 진료 내용을 비교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K콘텐츠도 의료 관광 수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K팝, K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미용 관리 방식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피부과에서 진단·시술을 직접 받아보고자 하는 수요가 커진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각종 소셜미디어(SNS)에서도 확인된다. 일례로 지난해 틱톡 등 숏폼 플랫폼에서는 '코리아 글로우업'(Korea glow up)이라는 해시태그가 등록된 영상이 잇따라 게재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는 한국 방문 이후의 긍정적 외모 변화를 공유하는 콘텐츠다. 이밖에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피부과의 상담·시술 과정과 비용을 직접 공개하는 영상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기존 성장 공식 한계 부딪혀

그러나 이 같은 성장세의 지속 가능성은 미지수다. 외국인 환자의 부담을 경감해 주던 미용성형 의료용역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가 종료되면서, 피부과와 성형외과의 비급여 미용 시술비가 사실상 최대 10%가량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이 등록 의료기관에서 미용 목적의 성형·피부과 시술을 받은 경우, 사후에 진료비에 포함된 부가가치세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진료비와 부가가치세를 우선 결제한 뒤, 병원에서 환급전표를 발급받아 3개월 안에 공항·항만이나 도심 환급창구에서 환급을 요청하는 구조다. 해당 제도는 2016년 한시적으로 도입된 이후 수차례 연장됐으나, 최종 일몰 기한인 지난해 12월 31일을 끝으로 완전히 종료됐다.

의료 현장에서는 지원 제도 공백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성형외과의사회 반준섭 회장은 한국관광학회 서울국제학술대회 특별 세션으로 열린 ‘서울 의료 관광 정책 포럼’에서 “미용성형 부가세 환급 제도는 단순한 세금 혜택이 아니라 의료 관광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제도적 기반”이라며 “환자가 체감하는 비용을 낮춰 글로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식 영수증 발행을 통해 불법 브로커의 과도한 수수료 개입을 줄이며, 의료기관 매출을 제도권 안에서 투명하게 관리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부가세 환급 제도는 일본, 대만, 중국, 동남아시아 등 가격 민감도가 높은 외국인 환자에게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작용해 왔다"며 "환급 제도가 사라지면 환자 입장에서는 동일한 진료를 받더라도 한국의 실질 가격이 상승한 것처럼 인지, 이는 일본, 태국, 중국, 두바이 등 경쟁국으로 환자가 이동하는 결과를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를 한국 의료 관광 전체의 위기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정 진료 과목과 가격 할인에만 의존하는 구조로는 단기간 방문객을 끌어모을 수는 있어도,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한국은 비교적 짧은 체류 기간 안에 진료와 후속 처치를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치료 목적 방문객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다양한 진료 부문을 연결하고 사후 관리와 체류 서비스까지 함께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면, 부가가치세 환급 종료와 같은 외부 변수에도 버틸 수 있는 안정적인 의료 관광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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