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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급한 롯데그룹, ‘롯데百 미아점’ 매각 난항 속 다른 점포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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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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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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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비핵심 자산 현금화 확대 속 이어지는 거래 진통
점포 유동화만 15년째, 롯데백화점 미아점 매각도 삐걱
롯데렌탈 매각도 장기화, 추가 백화점 점포 매각 가능성↑

롯데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롯데백화점 미아점 등 비핵심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 차이로 주요 거래마다 제동이 걸리고 있다. 롯데렌탈 매각을 비롯해 중국 자산 회수까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그룹의 자산 유동화 전략에도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그룹 보유 자산에 대한 추가 매각 압박이 커질 경우 미아점 외 다른 백화점 점포들도 매각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00억 규모 미아점 매각 입찰에 디벨로퍼 참여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백화점 미아점 매각을 위한 입찰 절차를 진행했다. 입찰에는 6곳 안팎의 원매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시행사(디벨로퍼) 성격의 투자자들로, 향후 주상복합 또는 복합개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롯데쇼핑 등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내부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이번 거래는 롯데그룹 재무관리 전략의 연장선이다. 그룹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은 국내 유통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자산유동화를 활용해 온 기업이다. 2008년부터 롯데마트 제주점 등 점포를 매각한 데 이어 2010년에는 분당점을 포함한 6개 점포를 약 6,000억원 규모에 처분했다. 2014년에는 백화점 2개점과 마트 5개점을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다시 임차해 영업) 방식으로 매각하며 추가 유동성을 확보했다. 올해 3월에는 롯데백화점 분당점 폐점이 결정됐다. 부산 센텀시티점 역시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지만 거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백화점과 마트를 가리지 않고 수익성이 낮거나 개발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중심으로 점포 효율화 작업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매도자 측은 미아점 매각가로 3,000억원을 기대하고 있으나,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개발 가능성과 인허가 절차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아점은 서울 강북권 핵심 입지에 위치해 개발 잠재력은 높지만, 주거시설 개발을 위해서는 용도변경과 각종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롯데쇼핑은 매각 이후 개발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는 구조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들에 의하면 원매자들의 부지 활용 구상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기존 건물을 철거한 뒤 주상복합이나 오피스 등으로 전면 개발, 백화점 영업을 일정 기간 유지하며 임대수익을 확보한 뒤 단계적으로 용도 전환, 리츠나 부동산펀드를 활용해 부지를 매입한 뒤 용도 다변화로 자산가치 상승을 노리는 운용사 주도 방식 등이다.

다만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 매입에 보수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라, 입찰에 참여한 원매자 가운데 어느 곳도 롯데쇼핑의 가격 눈높이를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협상 과정에서 딜이 무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매물로 나왔던 상업 부동산 중 일부가 가격 격차로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리츠를 통해 보유 중인 롯데몰 광명점도 이달 원매자 제안가가 회사 측 희망가(3,000억원대 중반)에 미치지 못해 매각이 보류됐다. 해당 자산은 롯데쇼핑이 2035년까지 책임임차를 맡고 있는 리테일 자산이란 점에서 개발형 자산인 미아점 부지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최근 자산 유형을 막론하고 가격 눈높이 차이가 거래 성사의 변수로 작용했다.

복합 변수에 막힌 롯데렌탈 매각戰

롯데그룹이 추진 중인 다른 자산 매각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롯데그룹은 지난 2024년부터 롯데웰푸드 증평공장 매각, 롯데칠성음료 지점 통폐합,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을 매각했다. 올해에도 롯데렌탈 매각, 롯데케미칼 대산·여수공장 사업재편을 비롯해 저효율 사업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 중 롯데렌탈은 그룹 자산 유동화 전략의 성패를 가늠할 핵심 거래로 꼽히지만, 매각 작업은 예상보다 순탄치 않다.

최근 한국앤컴퍼니와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 UCK파트너스는 롯데렌탈 매각 측으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하고 인수 가능성을 검토했다. 이들 후보군 모두 본격적인 인수전 참여가 아닌 초반 스터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매자들은 이번 인수합병(M&A)의 가장 큰 걸림돌로 기업가치에 대한 이견을 꼽고 있다. 앞서 롯데렌탈 인수를 추진했던 글로벌 PEF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는 주당 7만7,000원에 최대주주 측과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불허로 거래가 최종 무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롯데렌탈의 주가는 3만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어, 인수 후보군들은 과거 어피니티 계약가 대비 30% 이상의 가격 할인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매각 측이 수용하지 않으면서 협상 테이블에서 팽팽한 대치가 이어졌고 결국 일부 원매자들과의 협상이 진전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렌터카 업계의 판도 변화와 추후 엑시트(투자금 회수) 여건도 주요 인수 후보들이 고심하는 대목이다. 향후 렌터카 시장은 롯데렌탈과 어피니티가 경영권을 보유한 SK렌터카 간의 주도권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만약 또 다른 PEF가 롯데렌탈을 인수할 경우 재매각 시점이 SK렌터카 매각 시기와 맞물리게 돼 매물 가치 동반 하락으로 원활한 투자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의 존재감도 변수로 지목된다. 롯데렌탈 지분 7.33%를 보유하며 꾸준히 목소리를 내 온 VIP 자산운용과 일부 소액주주들이 대주주 경영권 프리미엄과 동일한 가격으로 잔여 지분 공개매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전체 M&A 대금이 급증해 인수 후보자들의 부담이 커진다.

비핵심 점포 재편 압력 확대

그렇다고 롯데그룹이 시간을 여유 있게 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수익성 회복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 10개 분기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업계에서는 재고평가이익과 원재료 가격 변동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팽배하다. 중국발 공급 과잉이 여전한 데다 에틸렌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시황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실적 개선 속도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건설 부문 역시 안심하기는 어렵다. 롯데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은 다소 완화됐지만 지방 미분양과 공사비 부담이 이어지면서 보수적인 자금 운용 기조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롯데건설은 올해 준공 예정인 20개 주택사업장에서 약 2조6,000억원의 공사대금 회수를 예상하고 있으나, 준공 직전 공사비 지출이 집중되는 사업 특성상 현금흐름 관리가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유통 부문의 해외 사업 정리 속도도 더디기만 하다. 롯데쇼핑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 이후 중국 유통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왔지만, 현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남은 자산의 회수 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태다. 중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만큼, 현지 자산을 원하는 가격에 처분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국내 자산 매각이 지연되는 가운데 해외 자산 회수까지 더뎌지면 그룹 차원의 현금 확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롯데렌탈 재매각이 다시 지연될 경우 미아점 외 다른 점포도 매각 검토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렌탈 매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국내외 부동산 자산 회수까지 지연되는 상황인 만큼 백화점 부문 보유 자산을 추가로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 같은 관측은 백화점 시장에서 점포별 실적 양극화가 뚜렷해진 흐름과 맞닿아 있다. 최근 백화점 시장은 외형상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성장의 상당 부분은 서울 핵심 상권과 대형 광역 점포,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몰리는 점포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잠실점과 본점은 명품 소비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방권 점포 상당수는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반적인 내수 부진 속에서 연매출 2,000억원 미만 점포들은 이미 영업난을 겪고 있으며, 소비 위축과 상권 경쟁 심화가 맞물리면서 매출 감소를 기록한 점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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