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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유니클로 북미·유럽 시장 영향력 확대, 규제 장벽 부딪힌 中 초저가 플랫폼 빈자리 채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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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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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유니클로, 고전 치르던 북미·유럽 시장서 강세
EU, 쉬인 등 中 패션 플랫폼 시장 잠식에 본격 제동
中 공세 속 유럽권 중저가 패션 브랜드 줄줄이 붕괴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북미·유럽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지화 전략을 재정비하며 시장의 실용적 의류 수요를 흡수하고, 기능성과 품질을 앞세운 글로벌 생활복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반면 최근까지 유럽 등지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던 쉬인·테무 등 중국계 초저가 플랫폼들은 현지 당국의 강력한 규제 및 품질 논란에 직면하며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북미·유럽서 유니클로 존재감 급부상

1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니클로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2026 회계연도 상반기(2025년 9월~2026년 2월)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한 2조552억 엔(약 19조6,960억원)을 기록했다. 사업이익은 28.3% 늘어난 3,869억 엔(약 3조7,080억원), 순이익은 19.6% 성장한 2,792억 엔(약 2조6,760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이러한 상반기 실적 호조를 반영해 2026 회계연도 연간 매출 전망치를 3조9,000억 엔(약 37조3,760억원)으로 1,000억 엔(약 9,580억원) 상향 조정했으며, 사업이익과 영업이익 전망치도 각각 6,900억 엔(약 6조6,126억원), 7,000억 엔(약 6조7,085억원)으로 끌어올렸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실적 성장세를 이끈 핵심 축은 해외 사업이었다. 2026 회계연도 상반기 유니클로 해외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한 1조2,413억 엔(약 11조8,960억원), 사업이익은 37.4% 늘어난 2,330억 엔(약 2조2,330억원)이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이 기간 북미와 유럽 사업이 나란히 두 자릿수의 매출·이익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향후 북미와 유럽 각각에서 연 매출 1조 엔(약 9조5,84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유니클로가 북미·유럽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배경에는 현지화 전략 전환이 있다. 앞서 유니클로는 일본 및 아시아 시장의 상품 구성 및 매장 운영 방식을 미국 시장에 그대로 적용했다가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후 현지 수요 공략을 위해 사이즈 체계가 조정됐고, 뉴욕 등 현지 연구·개발(R&D) 거점을 통한 지역 소비자 맞춤형 상품 개발도 활발해졌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 노력도 이어졌다. 질 샌더 등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 컬렉션으로 ‘저가 기본 의류’ 이미지를 희석하고, 로저 페더러 후원·LA 다저스 구장 스폰서십 등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유니클로 특유의 상품 구성 및 판매 전략도 실적 개선세를 뒷받침했다. 유니클로는 연간 800개의 필수 기본 디자인 제품만을 출시하며, 이 중 절반만 6개월 주기로 갱신한다. 이는 기획부터 생산·판매까지 통합한 SPA 모델과 맞물려 품질 및 가격 균형을 유지하는 기반이 됐다. 여기에 고물가 장기화로 북미·유럽 소비자들이 오래 입을 수 있는 기본 의류와 기능성 소재에 주목하기 시작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단순하지만 오래 입는 옷’이라는 유니클로의 브랜드 정체성이 현지에서 수용되면서 기능성 기본 제품군의 안정적 수요가 발생하는 양상이다.

中 쉬인, 규제 속 성장 제약

반면 초저가 의류의 상징으로 꼽히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쉬인의 경우, 유니클로와 달리 서방국 시장 내 입지가 점차 위태로워지는 추세다. 앞서 지난 2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디지털서비스법(DSA)에 근거해 쉬인에 대한 정식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DSA는 온라인 플랫폼의 불법 콘텐츠 대응 의무를 규정한 법안이다. 구체적으로 집행위는 아동처럼 보이는 성인용 인형, 무기류, 안전 기준에 미달하는 장난감·화장품 등이 쉬인에서 판매됐다는 사실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상품군에 대한 논란은 지난해 11월 프랑스에서부터 출발했다. 당시 프랑스 당국은 쉬인에서 판매되는 일부 상품에 아동 음란물 혐의가 있다는 지적을 내놨으며, 현지 검찰 역시 해당 사안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같은 해 집행위 차원에서도 쉬인에 불법 상품 유통 방지 대책과 관련한 정보 제공이 요구됐다. 아울러 집행위는 구매 실적에 따라 보너스 포인트를 제공하거나, 쇼핑 과정에 게임 요소를 도입하는 이른바 ‘게임화’ 설계가 품은 중독 위험에 대해서도 주목 중이다. 이용자에게 상품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과 투명성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최근에는 쉬인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 조치가 등장하기도 했다. 프랑스가 초저가 패스트패션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해당 법안의 골자는 초저가 의류에 제품 1개당 최대 6유로(약 1만570원)의 벌금을 매기고, 패스트패션으로 지정된 기업의 광고·인플루언서 홍보를 금지하는 것이다. 규제 대상에는 중국의 쉬인·테무가 포함됐으며, 유럽의 H&M·자라는 제외됐다. 이러한 프랑스의 조치에 쉬인은 "자사는 소량만 먼저 생산하고 수요가 확인된 뒤에만 재고를 보충하는 방식을 활용해 문제의 여지가 없다"고 항변했다. 테무 역시 자사가 소비자와 제조사를 직접 연결하는 온라인 장터일 뿐이며, 이 방식이 가격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해명했다.

유럽 패션 시장의 위기

이처럼 유럽이 강경한 제재 기조를 고수하는 것은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진입 이후 역내 패션 산업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약화했기 때문이다. 현지 럭셔리·헤리티지 브랜드는 브랜드 자산과 고가 포지셔닝을 무기 삼아 중국의 저가 공세를 버텼지만, 중저가 브랜드들은 줄줄이 입지를 잃어버렸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쉬인·테무식 모델은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망, 장기 재고 부담, 전통 도매 유통망 등을 최소화하고 중국 생산지에서 유럽 소비자에게 저가 상품을 직배송하는 구조에 가깝다"며 "유럽 중저가 브랜드들은 같은 상품군에서 가격 경쟁을 벌이기도 어렵고, 품질·디자인·브랜드 스토리를 통한 차별화도 쉽지 않은 구조"라고 짚었다.

가장 먼저 균열이 드러난 국가는 프랑스다. 프랑스 기성복 시장에서는 카마이외, 쿠카이, 제니퍼, 앙드레, 산 마리나, 미넬리, 콩투아르 데 코토니에 등 중저가 브랜드들이 잇따라 회생절차·법정관리·청산 위기를 겪었다. 최근에도 프랑스 프리미엄 기성복 그룹 IKKS가 소비 위축과 부채 상환 부담 속 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마르세유 기반 다운재킷 브랜드 JOTT도 법정관리 절차에 착수한 뒤 인수자를 찾고 있다. 부후·아소스 등 영국의 유력 디지털 패션 기업들도 중국 업체들의 가격·속도 경쟁에 밀렸고, 오프라인 매장 중심 기업인 영국 리버아일랜드 역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매장 폐쇄(33개) 및 매장 임대료 협상(71개)을 추진 중이다.

독일에서도 중국계 초저가 플랫폼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독일 경제 연구·컨설팅 기관 IW컨설트는 독일소매협회(HDE) 의뢰로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의 확산이 독일 소매업의 부가가치와 세수 기반을 약화하고, 약 4만 개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의 핵심은 가격 경쟁력의 '출처'다. 독일 기존 소매업체들이 매장 임대료, 인건비, 부가가치세, 제품 안전·환경 규제 준수 비용 등을 모두 부담하는 반면, 중국계 플랫폼은 직배송 구조와 플랫폼형 판매 방식을 앞세워 독일의 규제 비용과 세 부담을 우회하고 있다. 현지 업계에서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를 흔히 '불공정 경쟁'으로 규정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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