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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드라마의 시대" 中 정부가 키운 AI 엔터테인먼트, 기존 콘텐츠 생태계는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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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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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문화 산업 정책에 AI 기술 적극 접목
급성장하는 中 마이크로 드라마 시장, AI가 날개 달아줘
현지 미디어 제작 생태계, AI 기술에 밀려 입지 위축

중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AI를 문화·관광·영상 산업 전반에 접목하며 지원을 본격화하자, ‘마이크로 드라마(스마트폰 세로 화면에 맞춰 한 회를 1~3분 안팎으로 제작하는 초단편 연속극)’ 등의 포맷을 중심으로 AI 콘텐츠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에 기존 시장을 이끌던 전통적 콘텐츠 제작 생태계는 AI발(發) 일감 감소 및 단가 하락 위기에 직면했다.

中, AI 콘텐츠에 정책 지원 단행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강력한 법적 가이드라인과 국가적 지지 정책을 융합해 AI 기반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AI를 문화 산업의 개별 기술이 아닌 국가 성장 전략의 일부로 편입한 상태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발표한 ‘AI+ 행동’ 방침을 통해 AI를 경제·사회 전 분야에 적용하겠다는 원칙을 세웠으며, 문화여유부는 지난 3월 별도의 ‘AI+문화·관광’ 시범 사업 모집에 착수했다. 지원 대상에는 AI를 활용한 음악·미술·연극 창작, 무대·조명·음향 설계, 공연 시뮬레이션, 문화 콘텐츠 자동 생성, 디지털 전시와 관객 상호작용 등이 포함됐다.

국가영화국 역시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AI가 시나리오 구상, 촬영, 시각 효과, 홍보, 상영, 파생 상품 개발 등 영화 산업의 전체 가치사슬에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광전총국은 마이크로 드라마를 고용 창출, 영상 산업 성장, 해외 문화 전파 등을 견인하는 신산업으로 규정했으며, AI와 웹소설·온라인 게임을 결합한 작품 제작도 명시적으로 장려 중이다. 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제작·유통에 필요한 행정 절차 전반을 단축하는 ‘녹색통로’를 이용할 수 있으며, 주요 플랫폼의 우선 편성, 알고리즘 추천 등 각종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극장 운영과 소비 경험까지 AI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국가영화국과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지난 3일 지침을 통해 영화관을 단순 상영 시설에서 복합 문화 소비 공간으로 전환하는 구상을 공개했다. 영화관이 AI 기반 체험 콘텐츠 및 파생 상품으로 입장권 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현지 영화관의 유휴 상영관과 로비에는 AI 안내원, 가상현실·게임 체험 부스, 지식재산권(IP) 상품 판매 매장, 전시·공연 시설 등이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 드라마의 영향력

이러한 정부 기조를 발판 삼아 관련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존재감이 뚜렷한 분야는 국가광전총국이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마이크로 드라마다. 마이크로 드라마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대면 영상 소비가 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이후 더우인·콰이쇼우 등 숏폼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과 결합하며 중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네트워크시청서비스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마이크로 드라마 시장 규모는 1,200억 위안(약 25조5,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영화 박스오피스 시장 규모 전망치(680억 위안·약 14조8,500억원)의 1.8배에 달한다.

마이크로 드라마의 성장 동력은 특유의 제작 구조에 있다. 마이크로 드라마는 회당 길이가 짧고, 촬영 장소와 등장인물도 제한적이다. 복수의 제작진이 같은 세트·의상·배우를 돌려쓰면서 한 작품을 수일에서 수주 안에 완성하며, 제작사가 한 달에 10~20편을 동시에 공급하는 일도 흔하다. 장편 영화나 방송 드라마에 비해 제작비가 매우 낮은 이유다. 이러한 장점은 생성형 AI 도입을 통해 한층 명확해졌다. 최근 중국 마이크로 드라마 제작사들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인기 웹소설을 수십 개의 짧은 에피소드로 재구성하고, 영상 생성 모델, 음성 합성 도구, 자동 편집 도구 등을 이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각본 작성, 촬영, 더빙, 시각효과, 후반 편집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직접 수행하던 작업이 하나의 'AI 공정'으로 통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떠받치는 것은 중국 빅테크들이 잇달아 내놓은 고성능 영상 생성 모델이다. 현지 첨단 영상 생성 모델은 인물·배경의 왜곡을 최소화하고, 자연스러운 동작과 카메라 움직임 등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작 현장에서 대표적으로 이용되는 모델로는 바이트댄스의 ‘시댄스 2.0(Seedance 2.0)’, 콰이쇼우의 ‘클링 3.0(Kling 3.0)’, 성수테크놀로지의 ‘비두(Vidu)’ 등이 꼽힌다. 특히 바이트댄스와 콰이쇼우의 경우, 세계 최대 규모의 숏폼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며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규모의 영상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AI 학습에 적극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中 엔터테인먼트 업계 '지각변동'

이 같은 AI 마이크로 드라마의 급성장은 현지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기존의 방식대로 실제 인력을 활용해 드라마를 촬영할 경우, 제작사는 주연 배우에게 한 편당 40만~50만 위안(약 8,700만~1억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제공해야 한다. 세트 제작 및 소품 대여 비용은 수십만 위안에 달하며, 조명, 촬영, 음향, 메이크업, 의상, 제작 보조 등 수십 명의 스태프 인건비도 지출된다. 후반 작업 편집, 보정, 음악 작곡 등에도 막대한 돈과 시간이 투입된다. 반면 AI는 배우, 촬영 장소, 의상·소품을 가상으로 구현하고, 제작 공정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해 압도적인 비용 및 제작 기간 절감 효과를 낸다.

이에 중국 현지 미디어 업계는 AI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자체를 재편해 나가는 추세다. 일례로 지난 3월 중국에서는 AI 배우 '린시옌'과 '친링웨'가 제작사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다. 이들 AI 배우는 단순히 드라마 등에 출연할 뿐만 아니라, 실제 배우들처럼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를 홍보하고 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AI가 단순한 비용 절감 도구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른 것이다.

반면 기존의 전통적 미디어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중국 중화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드라마 촬영 기지의 제작 건수는 전년 대비 70% 이상 급감했다. 현지의 한 촬영 팀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에는 7~8개의 촬영팀이 동시에 촬영을 진행해 복도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지금은 종일 비어 있을 때가 많다”고 전했다. 관련 업계 타격도 현실화하고 있다. 조명 장비 대여점의 매출은 60%가량 쪼그라들었고, 의상 전문점들은 3분의 1이 문을 닫았다. 엑스트라 배우의 처우 역시 급격히 악화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150~200위안(약 3만3,000원~4만5,000원) 수준이었던 중국 엑스트라 배우의 일급은 올해 30~50위안(약 6,000원~1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숏폼 성우의 분당 더빙료 역시 115위안(약 2만6,000원)에서 45위안(약 1만원)까지 곤두박질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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