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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독주 끝나나” 키미 K3 쇼크에 AI 투자 심리 급랭, 기술주 조정 속 中 시장 방어·산업 지원 행보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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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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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계 투자 회사, 글로벌 기술주 투매 흐름 방어 나서
AI 투자 심리 뒤흔든 키미 K3, 저비용·고성능 자랑하며 美 압박
中 중장기 AI 산업 육성 청사진 구체화, 시장 지각변동 전망

중국 정부계 대형 투자 회사들이 자국 자본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AI의 고성능 오픈웨이트 모델 ‘키미(KIMI) K3’발(發) 충격 속 기술주 매도세가 가시화하자, 정책 자금을 동원해 시장 방어에 나선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순한 주가 하락을 넘어 미국산 고비용 폐쇄형 모델 중심이었던 기존 AI 경쟁 구도를 흔들고, 중국산 AI를 중심으로 한 지각변동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얼어붙은 AI 투자 심리

20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양대 정부계 투자 회사인 중국국신(CRHC)과 중국청통홀딩스그룹은 각각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국유기업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의 추가 매입 사실을 공식화했다. CRHC는 인민은행의 주식 회수·지분 취득 특별 재대출 제도 지원금과 자체 자금을 더해 총 500억 위안(약 10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 집행을 완료했으며, 이 자금은 그룹 산하 주요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및 정부 관리 대상 국유기업(SOE)들의 지분 확보에 투입됐다. 중국청통 역시 장내에서 100억 위안(약 2조원) 규모의 중국 주식을 사들였으며, 향후 국유기업 지분, 핵심 하이테크 기술주, 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ETF 등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기술주 투매 흐름이 있다. 지난 며칠 사이 미국 증시에서는 AI·반도체 종목의 주가 급등세에 대한 의구심이 빠르게 확산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관련 투자가 언제부터 안정적인 현금 흐름으로 전환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우려였다. 투매 흐름은 지난 15일부터 본격적으로 부각됐고, 17일 정점에 달했다. 이날 미국 나스닥종합지수는 1.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 하락했으며, 엔비디아와 AMD,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등 AI 반도체 관련주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해당 주간에만 약 11% 떨어져 6월 말 고점 대비 낙폭이 20%를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충격은 아시아 증시로 빠르게 번졌다. 지난 17일 대만 증시는 6% 이상 급락했으며, 일본 증시도 약 4% 떨어졌다. 한국 증시 역시 20일 코스피가 4.5% 미끄러지는 등 뒤늦게 충격을 떠안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7% 이상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선전 창업판지수는 20% 이상 하락했다. 첨단 반도체 기업이 집중 분포해 있는 커촹반50지수도 7월 고점 대비 약 25% 밀렸다. 정부계 투자 회사들의 주식 매입은 단순한 저가 매수를 넘어, 전 세계적 기술주 조정 흐름이 중국 증시 전반의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적 방어 조치였던 셈이다.

키미 K3 쇼크에 글로벌 시장 '술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조정 흐름에 중국 AI 기업들의 기술 추격이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문샷AI의 키미 K3가 AI 투자 심리 자체를 뒤흔들었다는 것이다. 키미 K3는 매개변수(파라미터·AI 연산 능력 지표)가 2조8,000억 개에 이르는 초대형 오픈웨이트 모델이다. 시장에서는 해당 모델의 규모가 오픈AI의 기존 ‘GPT-4’를 훌쩍 웃도는 것은 물론, 구글 ‘제미나이’와 앤트로픽 ‘클로드’ 최상위 모델에 맞먹는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미국 빅테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초대형 모델을 중국이 자체 역량으로 개발한 것이다. 키미 K3의 사용료는 100만 토큰당 입력 3달러(약 4,400원), 출력 15달러(약 2만2,100원)로 중국 모델 가운데 가장 비싼 편이지만, 미국 최상위 모델보다는 여전히 저렴하다.

성능 역시 미국산 모델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문샷AI는 키미 K3가 복잡한 코딩, 웹 탐색, 장시간 이어지는 업무 등에서 미국 주요 AI 모델과 충분히 대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AI 평가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키미 K3는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인 클로드 페이블 5와 오픈AI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 GPT-5.6 솔(Sol)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오픈웨이트 모델인 만큼 접근성도 뛰어나다. 문샷AI는 별도 결제나 복잡한 절차 없이 홈페이지 가입만 하면 누구나 무료로 키미 K3을 사용 가능하도록 조치했으며, 이달 27일부터는 모델 가중치를 전면 공개해 누구나 활용·변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키미 K3의 등장은 시장에 막대한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기업보다 자금력과 첨단 반도체 접근성이 떨어지는 중국 스타트업이 미국산 AI와 유사한 수준의 모델을 내놓자, 미국 빅테크의 막대한 자본 지출이 지속적인 기술 격차 및 독점적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중국산 모델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성능이 개선될수록, 기업과 개발자들의 미국산 고가 모델 의존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미국 기업은 이용료 인하 압력에 직면하고, 막대한 데이터센터·AI 반도체 투자비를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中 정부의 AI 산업 청사진

향후 중국산 AI의 글로벌 시장 내 존재감은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공격적으로 관련 산업 육성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7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와 관계 부처는 상하이에서 열린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2026) 및 글로벌 AI 거버넌스 고위급 회의'에서 'AI 협력·발전 행동계획(Action Plan on AI Cooperation and Development)'을 공동 발표했다. 중국은 해당 행동계획을 통해 AI 발전의 핵심 자원인 데이터를 글로벌 차원에서 공동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간 데이터 이동을 촉진하고, 일부 분야에서는 '국경 간 신뢰 데이터 공간'을 구축·운영해 효율적이고 안전한 데이터 유통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고품질 AI 학습 데이터와 산업용 데이터셋을 공동 구축하고, 다국어 말뭉치(코퍼스, Corpus)를 함께 개발·공유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는 영어 중심으로 형성된 글로벌 AI 데이터 생태계를 다변화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행동계획에는 국제 AI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공동 구축하고, 개발자 교류 및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범용 대형언어모델, 핵심 알고리즘, 개발 도구, 컴포넌트 등을 공유하고, 국제적인 오픈소스 준수 체계와 안전 가이드라인을 공동으로 마련하겠다는 제안도 나왔다. 특히 각국이 오픈소스·오픈웨이트 모델을 기반으로 자국 상황에 맞는 AI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잇달아 오픈소스·오픈웨이트 모델을 내놓으며 자체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중국 AI 기업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중국은 AI를 기존 산업 및 사회 영역에 접목하는 이른바 ‘AI+’ 국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간 산업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개발도상국이 자국의 산업 환경과 수요에 맞춰 AI 모델과 컴퓨팅 인프라, 응용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AI 모델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 중국 중심의 AI 생태계를 해외에 확산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아울러 중국은 글로벌 AI 인재 양성을 위한 공동 교육 시스템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향후 대학, 연구 기관, 기업 간 국제 협력을 확대해 AI 전문 인재 공동 양성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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