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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보다 효율” 토큰 비용 부담 속 AI 경쟁 공식 급변, 구글·오픈AI·앤트로픽 경량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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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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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운영 비용 절감에 초점 맞춘 경량화 AI 모델 공개
오픈AI·앤트로픽 등도 비용 효율화에 주목, '토큰맥싱' 시대 저물어
시장 판도 바꾸는 AI 토크노믹스, 저렴한 中 AI 존재감 커져
사진=구글

구글이 인공지능(AI) 서비스 구동 비용을 절감한 차세대 경량화 모델을 공개했다. AI 토크노믹스(Tokenomics)가 전 세계 기업들의 핵심 경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토큰 소모량을 줄이고 출력 단가를 인하해 고객 부담을 경감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러한 모델 세분화·경량화 행보는 비단 구글을 넘어 오픈AI, 앤트로픽 등 여타 미국 주요 AI 기업들의 모델 출시 전략에서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구글의 최신 경량화 모델

21일(이하 현지시각) 구글은 자체 AI 모델인 '제미나이 3.6 플래시'와 '제미나이 3.5 플래시-라이트'를 출시했다. 이들 모델은 AI 에이전트의 실제 업무 수행에 필요한 토큰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특징이 있다. 우선 제미나이 3.6 플래시는 기존 '제미나이 3.5 플래시'보다 코딩과 멀티모달, 문서 분석, 지식 기반 업무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토큰 사용량을 크게 줄였다. 독립 AI 평가 기관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는 제미나이 3.6 플래시가 출력 토큰 사용량을 기존 모델보다 17% 절감했으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벤치마크인 '딥SWE'에서는 최대 65%까지 토큰 소비를 줄였다고 분석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기준 입력 토큰 100만 개당 가격은 1.50달러(약 2,196원), 출력 토큰 100만 개당 가격은 7.50달러(약 1만980원)로 책정됐다. 기존 제미나이 3.5 플래시의 출력 가격은 9달러(약 1만3,176원) 수준이었다. 구글은 제미나이 3.6 플래시를 이용하는 고객이 토큰 사용량 감소 및 출력 단가 인하의 결합을 통해 AI 에이전트 운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모델의 종합적인 성능은 여타 프론티어급 모델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가 산출한 제미나이 3.6 플래시의 지능 지수(AAII)는 50점으로, 기업용 유료 AI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메타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앞세워 출시한 '뮤즈 스파크 1.1(51점)'에도 뒤졌다.

함께 공개된 제미나이 3.5 플래시-라이트는 초고속 처리와 대량 요청을 위한 모델이다. 개발자는 작업 특성에 따라 최소(Minimal), 낮음(Low), 높음(Higher) 중 사고 단계를 고를 수 있다. 대규모 문서 처리나 AI 검색과 같은 고처리량 작업에서는 비용과 지연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모델을 선택하고, 복잡한 다단계 작업에서는 높은 추론 능력을 활용하는 구조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분석 기준 제미나이 3.5 플래시-라이트는 초당 350개의 출력 토큰을 생성할 수 있으며, 가격대는 입력 토큰 100만개당 0.30달러(약 439원), 출력 토큰 100만개당 2.50달러(약 3,660원) 선이다.

'비용'에 초점 맞추는 AI 기업들

이러한 경량화 모델 출시에 속도를 내는 기업은 비단 구글뿐만이 아니다. 일례로 오픈AI의 최신 GPT-5.6 제품군은 최고 성능을 겨냥한 ‘솔(Sol)’, 비용을 낮춘 범용 모델 ‘테라(Terra)’, 속도와 비용 효율에 중점을 둔 ‘루나(Luna)’로 구성됐다. 사용자가 고성능 모델 하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업무 난도에 적합한 모델을 배치해 비용을 절감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API 표준 요금 기준 GPT-5.6 테라의 이용 가격은 입력 토큰 100만 개당 2.50달러(약 3,660원), 출력 토큰 100만 개당 15달러(약 2만1,960원)다. GPT-5.6 루나는 입력 100만 토큰당 1달러(약 1,464원), 출력 6달러(약 8,784원)로 보다 부담이 적다.

앤트로픽 역시 '클로드 하이쿠'를 앞세워 가성비 모델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앤트로픽의 '하이쿠 4.5'는 고객 상담, 코딩, 연구 지원 등 일정 수준의 추론이 필요한 실시간 작업에 적합한 성능을 갖춘 모델로, 대형 모델과 역할을 나눠 움직이는 구조를 전제로 개발됐다. 상위 모델인 '소네트'가 복잡한 작업을 계획하면, 여러 하이쿠 에이전트가 코드 검색, 자료 검토, 데이터 흐름 감시 등 세부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식이다. 가격은 입력 100만 토큰당 1달러(약 1,464원), 출력 100만 토큰당 5달러(약 7,320원)다.

이처럼 AI 기업들이 비용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것은 생성형 AI의 사용량에 비례해 발생하는 토큰 비용 부담이 나날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 실리콘밸리에서는 초고성능 AI 모델을 사용해 토큰 사용량을 최대한 늘리는 ‘토큰맥싱(tokenmaxxing)’이 보편적 흐름이었다. 메타, 아마존 등 일부 빅테크는 자사 개발자들의 토큰 소비량 순위까지 매기며 적극적으로 AI 사용을 독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최근 들어 완전히 뒤집혔다. 기술 발전으로 토큰 단가가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 기업 업무 전반에 걸쳐 AI 활용이 보편화하며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리눅스 재단에 따르면 최근 AI 토큰 가격은 3년 전과 비교해 약 98%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기업의 AI 관련 비용은 320% 불어났다.

시장 경쟁 축, 성능서 효율로

이런 가운데 급부상한 개념이 AI 토크노믹스다. 토크노믹스는 토큰의 생산과 소비를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관리하는 개념으로, 글로벌 산업계 내 AI 비용 효율화 흐름의 기반이 되고 있다. 최근 각 기업들은 AI 토큰 소모를 명백한 '경영 비용'으로 인식하고, 효율적 모델 운용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복잡한 추론과 최종 의사결정을 고성능 모델에 맡기고,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는 저렴한 경량 모델로 넘기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는 구글, 오픈AI, 앤트로픽 등이 경량화 모델을 내놓으며 정확히 겨냥한 지점이기도 하다. 여기에 요청의 복잡성, 응답 속도, 허용 비용 등을 분석해 가장 적합한 모델을 자동 연결하는 ‘모델 라우팅’ 체계를 구축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기업 지출 관리 플랫폼 램프의 아라 카라지안 수석 경제학자의 분석에 따르면, 모델 라우터를 사용하는 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1%에서 올해 5%로 늘어났다.

비용 절감을 위해 저렴한 중국산 AI 모델을 채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서는 딥시크의 ‘V4 플래시’가 5월 중순 이후 가장 많은 토큰 사용량을 기록했으며, 텐센트의 ‘Hy3’, 미니맥스의 ‘M3’ 등 여타 중국 모델들도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달 사용량 분석에서는 중국계 모델이 플랫폼 전체 개발자 토큰 트래픽의 약 6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오픈라우터 기준 딥시크 V4 플래시의 입력 가격은 100만 토큰당 0.09달러(약 132원), 출력 가격은 0.18달러(약 264원)로 책정돼 있다. 텐센트 Hy3 역시 입력 0.132달러(약 193원), 출력 0.528달러(약 773원) 수준이다. 여기에 중국 AI 기업들은 모델 가중치를 가감없이 공개하는 전략을 채택하며 접근 장벽까지 빠르게 낮추고 있다. 개발사가 중국산 오픈소스 또는 개방형 모델을 자체 서버에 구축해 데이터 통제권을 확보하고, API 가격 및 사용 정책 변경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 속 미국 AI 기업들의 경량 모델 출시는 선택이 아닌 사실상 '생존 전략'에 가까운 것으로 읽힌다. 이들 기업이 중국산 모델에 대응할 만한 저가 모델을 제공하지 않고 성능 우위에만 의존할 경우, 고객들의 단순 업무 수요가 이탈하며 고성능 모델을 함께 판매할 수 있는 접점이 사라지게 된다. 경량화 모델은 독립적인 수익원인 동시에 고성능 모델, 클라우드, 에이전트 개발 도구 등을 묶어 판매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선인 셈이다. 향후 AI 시장의 승패가 단순 성능 경쟁력을 넘어 고성능 모델과 경량 모델을 적절히 활용하는 효율화 역량에서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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