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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성장해도 현금은 마이너스” AI 투자 역풍 맞은 구글, 빅테크 지출 경쟁 속 재무·수익성 부담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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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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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FCF 마이너스 전환에도 공격적 투자 전략 유지
"투자 늦으면 뒤처진다" 빅테크 업계 AI 투자 과열
나날이 불어나는 빅테크 그림자 부채, 수익화도 '묘연'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상장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클라우드 사업을 중심으로 뚜렷한 매출 성장세가 나타났음에도 불구, 인공지능(AI) 분야를 중심으로 한 자본지출 규모가 이를 뛰어넘으며 재무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AI 산업의 급성장 속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경쟁이 나날이 과열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투자 효용성 및 수익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추세다.

알파벳 현금흐름 '비상'

22일(이하 현지시각) 알파벳은 올해 2분기(4~6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1,198억 달러(약 177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1,169억 달러·약 171조2,700억원)를 웃도는 수치다. 영업이익 또한 407억7,000만 달러(약 6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30% 뛰었고, 주당순이익(EPS)은 9.11달러(약 1만3,340원)로 같은 기간 294% 급증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견인한 것은 클라우드 사업이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248억 달러(약 36조3,340억원)를 기록했다. 구글의 핵심 수입원인 검색 및 기타 부문과 유튜브 광고 부문 매출도 각각 633억 달러(약 92조7,400억원), 111억 달러(약 16조2,620억원)로 10%대 성장률을 보였다.

알파벳의 2분기 자본지출 규모는 449억 달러(약 66조3,000억원)로, 시장조사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가 집계한 예상치(448억 달러·약 65조6,36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해당 기간 FCF는 지속되는 대규모 지출의 여파로 마이너스 58억6,000만 달러(약 8조5,850억원)를 기록했다. FCF가 마이너스 전환했다는 것은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공장·설비 등의 투자를 위해 지출한 금액이 더 크다는 의미다. 2004년 상장 이래 알파벳의 FCF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전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여기에 AI 투자금 조달을 위해 연이어 채권을 발행하면서 부채 규모도 크게 불어났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년 전까지만 해도 160억 달러(약 23조4,400억원) 수준이었던 부채 규모가 최근 1,000억 달러(약 146조5,1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구글은 올해 자본지출 규모가 기존 전망치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슈케나지 CFO는 “지난 3년간 설비 용량을 상당히 확대했지만, 수요가 여전히 투자 규모를 앞지르고 있다”며 "올해 전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1,800억~1,900억 달러(약 262조8,000억~277조4,000억원)에서 1,950억~2,050억 달러(약 284조7,000억~299조3,000억원)로 상향한다"고 전했다. 해당 발언이 공개된 후 알파벳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4% 넘게 하락했다.

빅테크 '쩐의 전쟁' 지속

구글이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채택한 것은 AI 패권 경쟁 상대인 여타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나날이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AI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모델 개발, 서비스 출시, 고객 유치 등 사업 전반에서 난항을 겪게 될 위험이 있다. 경쟁사가 설비를 확충하는 동안 투자를 늦추면 공급 능력과 시장 점유율을 한꺼번에 빼앗길 수 있는 구조다. 빅테크들이 단기적인 현금흐름 및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도 AI 인프라 투자에 힘을 싣는 이유다.

현시점 구글과 가장 비슷한 수준의 투자 계획을 제시한 기업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이 제시한 올해 전체 자본지출 규모는 2,000억 달러(약 293조6,000억원)에 달하며, 시장에서는 이 중 상당 부분이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와 AI 연산 인프라 확충에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아마존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및 데이터센터 건설에 속도를 내는 한편, 자체 AI 반도체인 ‘트레이니엄’과 ‘인퍼런시아’의 생산·배치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범용 GPU 의존도를 낮춰 AI 모델 학습과 추론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1,900억 달러(약 278조9,200억원) 수준의 자본지출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MS는 애저 데이터센터와 GPU·중앙처리장치(CPU) 서버, 자체 AI 가속기, 네트워크 장비 등의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메타 역시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1,150억~1,350억 달러(약 168조8,200억~198조1,800억원)에서 1,250억~1,450억 달러(약 183조5,000억~212조8,600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금은 대규모 AI 학습 클러스터 및 데이터센터, GPU 서버, 네트워크 설비 등을 중심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메타는 초거대 AI 모델과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스마트 글라스 등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자체 연산 기반 확대에 힘을 쏟는 중이다.

투자 과열 후폭풍 우려

문제는 이러한 투자 과열 흐름 속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짊어진 리스크 역시 가중돼 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알파벳, MS, 아마존, 메타, 오라클 등 미국 5개 주요 기술 기업이 특수목적법인(SPV)이나 임대 계약을 활용해 장부에 반영하지 않은 부채는 최근 1조6,500억 달러(약 2,440조원) 규모까지 늘어났다. 데이터센터 건립 및 고성능 반도체 확보 과정에서 활용되는 회계 처리 구조가 소위 '그림자 부채'를 만들어 낸 것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SPV가 대출을 받아 데이터센터·서버 등 인프라를 건설하도록 한 뒤, 완공된 시설을 장기간 임차해 사용하는 방식을 흔히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계약이 아직 완공·인도 전 단계에 있거나 단순 서비스 이용 계약으로 분류될 경우, 미국 회계기준(ASC 842)과 국제회계기준(IFRS 16)에 따라 사용권 자산 및 리스 부채를 즉시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를 떠받치는 자금은 사모대출·인프라 펀드, 연기금, 상업은행 등을 통해 공급되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장기 임대·전력구매계약(PPA)을 결합하는 전략도 폭넓게 활용된다. 이는 현행 회계기준을 위반하지 않는 방법이지만, 기업이 장기간 부담해야 할 임대료와 구매 약정 등 실질적인 지급 의무가 장부상 부채에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AI 생태계의 경제적 성과가 반도체 기업들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주식 리서치 책임자인 짐 코벨로는 지난달 회사 팟캐스트에서 "지금까지 (AI 투자를 통해) 창출된 경제적 가치는 대부분 반도체 기업들에 귀속됐다"며 "과거 기술 혁신 주기에서는 칩 제조업체와 고객 기업들이 함께 성장했지만, 이번 AI 사이클에서는 반도체 업체들이 압도적인 수익을 거두는 반면 그 위의 공급망 기업들은 아직 비슷한 수준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이 투자를 하는 이유는 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이며, 어느 시점에서는 반드시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며 "그것이 아직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이 현재 AI 산업의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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