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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부터 해상까지" 바다에 자리 잡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 경쟁에 해양 생태계 리스크 뒤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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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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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속속 해저로, 韓·中 관련 사업 박차
FDC 시장도 성장세, 판탈라사·삼성중공업 등 참전
폐열로 인한 해양 생태계 훼손 가능성, 관리 역량 제고해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이 바다를 새로운 인프라 건설 거점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국과 중국 등이 해저 데이터센터 실증과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사업도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바다에 자리 잡은 데이터센터가 폐열 방출로 해양 생태계를 교란할 위험이 존재하는 만큼, 환경 영향 관리 역량을 갖춘 사업자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한다.

울산시, 해저 데이터센터 사업 진행

18일 AI 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앞서 지난 4월 동남부 산업 수도인 울산 해안을 대규모 해저 AI 인프라 단지 조성을 위한 시범 프로젝트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 실증 사업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주도하며, 총 511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울산시는 올해부터 KIOST와 함께 연구·개발(R&D)에 착수하고, 수중 데이터센터의 최적 입지 분석과 기본 설계, 지반 자료 분석, 서버 냉각 성능 고도화를 위한 설계 작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증 사업의 목표는 내압 용기 설계 기술과 초고효율 혼합형(하이브리드) 냉각 기술을 융합해 수심 20m 해역에서 전력효율지수(PUE) 1.2 수준의 운용 성능을 검증하는 것이다. 서버와 변·배전설비는 경제성·확장성 확보를 위해 조립식 표준 규격으로 개발한다. 유기적으로 결합·증설 가능한 구조를 활용해 향후 최대 10만 대까지 서버 수용 용량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축 모형 개발 완료 예정 시점은 오는 2030년이며, 2031년부터는 상용화를 위한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조성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MS의 나틱 프로젝트

이 같은 도전에 나선 국가는 한국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유사 전례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10년대 추진한 나틱 프로젝트가 꼽힌다. 나틱은 해저에 밀폐형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는 실험 프로젝트로, 담수로 구성된 열교환기가 밀봉된 서버에서 열을 흡수하고 외부 열교환기가 바닷물로 이를 식히는 구조가 적용됐다. MS는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첫 시험 설비를 운영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스코틀랜드 오크니 제도 인근 해저에 864대 서버와 27.6페타바이트(PB) 저장장치를 탑재한 데이터센터를 설치했다. 2020년 회수된 해당 서버들은 지상 데이터센터의 서버에 비해 1/8에 불과한 고장률을 보였다.

회수 당시 MS는 실험을 통해 수중 데이터센터의 기술적·운영적 실현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했지만, 이후 추가 실증이나 상용화 절차를 밟지는 않았다. 이후 2024년 나틱 프로젝트의 종료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당시 노엘 월시 MS 클라우드 운영·혁신 부문 부사장은 “수중에서 (서버가) 효과적으로 운영됐고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도 추가적인 해저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신 밀폐된 무인 환경에서 서버를 장기간 운영하며 확보한 높은 장비 신뢰성과 연구 결과를 지상 데이터센터 설계와 운영에 활용 중이라는 설명이다.

中에서도 유사 도전 이어져

중국 역시 지난 5월 세계 최초의 해상풍력 기반 수중 데이터센터인 ‘상하이 린강 해저 데이터센터’를 공식 개관했다. 해당 시설은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 하이클라우드 기술팀과 국영 중국통신건설이 총 2억3,800만 달러(약 3,660억원)의 자금을 공동 투입해 개발했으며, 상하이 해안에서 16km 이상 떨어진 수면 아래 10m 깊이에 24메가와트(MW) 용량의 서버 유닛들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구축됐다.

린강 데이터센터는 50기 이상의 터빈을 갖춘 200MW급 해상 풍력 발전 단지와 직접 연결돼 있어 전체 사용 전력의 95% 이상을 청정 전력으로 공급받으며, 전력 수요는 동일한 규모의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와 비교해 5분의 1 이상 낮다. 차가운 해수가 만들어내는 천연 냉각 효과 덕분에 데이터센터의 근본적인 에너지 소모량이 대폭 감소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육상 데이터센터는 AI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비의 열을 식히기 위해 전체 전력 수요의 약 25%~40%를 냉각수 순환 시스템에 투입해야 한다.

표1. 글로벌 주요 해저·해상 데이터센터 개발 현황

국가·기업주요 내용
한국·KIOST울산 해안 수심 20m에서 실증을 추진하고 2031년부터 상용 단지 조성 계획
미국·마이크로소프트‘나틱 프로젝트’로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2024년 사업 종료
중국·하이클라우드상하이 해저에 해상풍력과 천연 냉각을 활용하는 데이터센터 구축
미국·판탈라사해양 파력으로 자체 발전하는 부유식 AI 컴퓨팅 인프라 개발
한국·삼성중공업50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 모델을 개발하고 미국 사업 추진
자료: 해양수산부, 각 사

민간 중심으로 성장하는 FDC

수면 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도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해상 AI 데이터센터 스타트업 '판탈라사(Panthalassa)'는 해양 파력을 이용해 발전하는 오프그리드(off-grid)형 인프라를 개발 중이다. 이러한 구상은 판탈라사의 자체 AI 컴퓨팅 노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먼 바다에 띄운 노드는 파도의 움직임으로 물을 끌어 올리고, 이를 가압 저장 후 방출해 터빈을 구동하는 방식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이 전력은 노드 내부에 탑재된 AI 칩을 구동하는 데 즉시 활용된다. 자체 발전을 통해 기존 지상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모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데이터 송수신은 저궤도 위성(LEO)을 통해 이뤄진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데이터센터월드(DCW) 2026’에서 미국선급(ABS)과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50MW급 FDC 모델의 개념설계 승인(AiP)을 획득했으며, 이후 사업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 그리스 선주사 캐피탈 클린 에너지 캐리어스, 로이드선급과 공동개발 프로젝트(JDP)를 수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무스테리안과 미국 내 첫 50MW급 계류형 FDC 구축을 위한 엔지니어링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 사는 기본 설계부터 상세·생산 설계까지의 과정을 공동 수행한 뒤 이를 일괄 수주 계약(EPC)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환경 리스크 무시 어려워

각국에서 바다를 새로운 AI 인프라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해양 데이터센터가 기존 데이터센터의 전력·냉각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만능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수를 냉각원으로 쓴다고 해도 서버에서 발생한 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냉각 과정에서 서버의 열을 흡수한 해수가 다시 바다로 방출되면 주변 해역의 수온과 열 분포가 변화할 수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지거나 한정된 해역에 여러 시설이 집중될 경우, 폐열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국지적인 수온 상승 흐름이 고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해수 온도의 변화가 일으키는 연쇄적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수온이 높아지면 용존산소량이 감소하는 반면, 어류·무척추동물 등 변온동물의 대사율은 높아진다. 산소의 공급은 줄고 소비는 늘어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해양 생물의 성장 속도와 번식 성공률이 떨어지고, 먹이 활동이나 산란 시기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종의 개체 수 감소나 이동이 본격화할 시 기존 먹이사슬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해양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단순한 냉각 효율뿐 아니라 폐열이 주변 해역에서 얼마나 빠르게 확산할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환경 부담을 효율적으로 분산·관리하는 역량이 시장에서 또 다른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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