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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기채 심리적 저항선 줄줄이 붕괴, 엔화 방어·전쟁 장기화·대규모 감세 ‘삼중 압박’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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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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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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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기물 전 구간, 심리적 저항선 붕괴
재정적자 확대와 세수 감소로 장기채 수요 흔들
엔화 방어 공조에 일본발 국채 매도 우려까지 확산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40조 달러(약 5경6,050조원)에 육박한 국가부채와 대규모 감세로 미 정부의 국채 발행 부담이 불어난 가운데, 미·일 엔화 방어 공조가 본격화되자 일본이 개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미 국채를 처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60일 휴전·협상 시한이 성과 없이 끝나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전쟁 장기화에 따른 재정 부담도 장기금리 상승에 추가 압력을 가했다.

30년 만기 美 국채 금리, 장중 5.31% 돌파

18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7일 미국 국채시장에서 30년물 금리는 한때 5.31%까지 올라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년물도 한때 5.3%대로 상승해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장기금리의 지표인 10년물 금리 역시 4.72%로 올라 7월 31일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가 오른다는 건 채권의 가격이 싸진다는 것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미국 장기채권을 내다 팔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31일 이미 4.75%까지 치솟은 바 있다. 통상 월가에서는 30년물은 5.0%, 10년물은 4.5%를 심리적 저항선으로 삼는데, 국채 금리가 이 저항선을 한참 넘은 셈이다. 미국 국채 30년물 발행 금리는 물가 상승 압박으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 5월 13일에 이미 5.046%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달 12일에는 10년물 입찰 수익률도 4.683%를 나타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국가부채 40조 달러 경보

미 국채 가격이 곤두박질치는 데는 미국의 국가부채 증가와 인플레이션 우려 영향이 크다. 투자자들이 미 정부의 재정 부담과 물가 위험을 반영해 장기 국채에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면서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오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7월 고용 지표 부진과 소매 판매 감소로 연준의 단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 압력은 다소 완화됐지만, 3%를 웃도는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시장에 부담이다.

현재 미국의 재정 악화 속도는 상당히 가파르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직전인 2024년 11월 말 36조 달러(약 5경1,000조원) 수준이었던 미 연방정부의 국가부채는 17일 기준 39조9,000억 달러(약 5경6,340조원)로 불었다. 2026회계연도 재정적자는 7월까지 누적으로 이미 전년도 연간 적자(1조7,750억 달러)를 넘어섰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2026~202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7.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대규모 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초장기물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표1. 미국 국가부채·재정적자 악화 현황

지표기준 시점규모·전망시장 파급
연방정부 국가부채2024년 11월 말 → 2026년 8월 17일36조 달러 → 39조9,000억 달러
3조9,000억 달러(10.8%) 증가
재정 건전성 악화
연방정부 재정적자2026회계연도 7월 누계2025회계연도 연간 적자 1조7,750억 달러 초과국채 발행 확대 압력
GDP 대비 재정적자2026~2027년 전망7.4%초장기 국채금리 상승
자료: 미국 재무부, 신용평가사 피치

미·일 엔화 방어 공조 후폭풍

보다 직접적인 충격은 일본 채권 시장에서 비롯됐다. 시장에서는 일본계 자금의 ‘리패트리에이션(Repatriation, 해외 자금의 본국 송환)을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일본 국채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엔화 약세로 환헤지 비용까지 높아지면서 일본 생명보험사와 연기금이 미국 국채 등 해외 채권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일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최근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일본 생보사가 보유한 일본 국채의 미실현 손실도 30조9,000억 엔(약 272조9,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급증했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도 국채 시장의 경계심을 자극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4엔 부근까지 치솟아 엔화 가치가 4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자 일본 정부는 지난달 30일 대규모 엔화 매수에 나섰다. 시장에선 이날 하루에만 6조~7조 엔(약 52조9,960억~61조8,2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본다. 같은 달 31일에도 추가 개입이 이뤄져 이틀간 최소 10조 엔(약 88조3,140억원) 이상이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외환당국은 지난 4~5월에도 11조7,000억 엔(약 103조3,270억원) 규모의 외환 시장 개입에 나섰다. 이를 합치면 최근 투입된 자금만 20조 엔(약 176조6,180억원)이 넘는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2024년 15조3,000억 엔(약 135조1,130억원)을 훌쩍 넘는 액수다.

엔저가 일본 경제는 물론 미국 국채시장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미 재무부도 뉴욕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엔화를 매입하며 일본의 방어전에 합류했다. 미국이 일본과 함께 엔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직접 개입한 것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15년 만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엔화 움직임이 재연될 경우 공동 개입을 반복할 수 있다는 방침까지 내놨다. 일본은 5월 말 기준 1조1,400억 달러(약 1,605조5,760억원)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한 세계 최대 해외 투자자다. 일본 정부가 엔화 매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국채를 대량 처분하면 미국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커진다.

이란전 장기화, 미 국채에 ‘물가·재정’ 이중 압박

미 국채의 수요 기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이란 전쟁은 물가와 재정 양쪽에서 매도 압력을 보탰다. 17일 미국과 이란이 설정한 60일간의 휴전·협상 시한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전쟁 장기화가 미 국채 금리를 끌어올릴 새로운 불씨로 떠올랐다. 60일 협상 시한이 만료된 뒤 이란은 공세 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합의 연장에 선을 그었다. 이에 브렌트유는 18일 배럴당 91.63달러(약 12만9,000원)까지 올라 지난달 30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4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17일 통과한 화물선이 6척에 그칠 만큼 수송 차질이 계속되면서 에너지발 물가 불안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미국의 재정 부담도 더욱 커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상원 세출위원회에서 밝힌 이란전쟁 직접 지출은 375억 달러(약 52조6,200억원)다. 백악관은 별도로 876억 달러(약 122조9,290억원)의 추가예산을 의회에 요청했고, 이 가운데 671억 달러(약 94조1,620억원)를 군사 부문에 배정했다. 여기엔 작전비 173억 달러(약 24조4,000억원), 탄약 조달비 210억 달러(약 29조6,000억원), 연료비 15억 달러(약 2조1,000억원) 등이 포함됐다. 전선이 길어질수록 소진된 미사일과 요격탄을 다시 채워야 하고, 함정·항공기 운용비와 병력 주둔비도 함께 불어난다.

전쟁 장기화는 미국 가계에 직격탄이다. 미국의 8월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6달러로 1년 전보다 약 1달러 올랐다.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JEC) 민주당 측은 전쟁 발발일인 올해 2월 28일부터 7월 12일까지 미국 소비자가 추가로 지출한 휘발유 비용을 564억 달러(약 79조6,000억원), 가구당 477달러(약 67만원)로 추산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휘발유와 운송비, 항공료 등 전쟁발 물가 상승으로 가구당 1,000달러(약 140만원), 군사비 조달 부담으로 250달러(약 35만원)가 더해질 것으로 봤다. 가구당 전쟁 청구서가 1,250달러(약 176만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채권 시장이 전쟁 장기화를 경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군사비 증액은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을 늘리고, 유가 상승은 기대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다. 경기 둔화를 의식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수록 장기채 투자자들은 재정과 물가 위험을 기간 프리미엄에 얹는다.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약해진 와중에도 30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한 배경이다. 더욱이 전쟁비용을 국채로 조달하는 미국 정부와 물가 위험에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는 투자자가 맞물리면서 초장기물의 고금리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발 충격이 채권의 수급을 건드렸다면 전쟁 비용은 국채 보유에 필요한 위험 보상 자체를 높인 셈이다.

세입 절벽 앞 미 재무부, 차입 의존도 상승

이란 전쟁이 연방정부의 지출을 밀어 올리는 사이, 트럼프 행정부가 밀어붙인 대규모 감세는 세입 기반까지 약화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4일 서명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는 2017년 1기 행정부 감세 조항의 연장과 기업 설비투자 공제 등이 담겨 있다. 지난해 말 종료될 예정이던 2017년 감세·일자리법(TCJA)의 개인소득세율 인하와 표준공제 확대, 자녀세액공제 등 주요 조항은 OBBBA를 통해 영구화됐고 2026년 과세연도부터 본격 적용되고 있다. 팁·초과근무수당 세금 감면과 고령자 추가 공제, 미국산 자동차 대출이자 공제 등 2025년 귀속분부터 소급 적용된 조항도 올해 세금 환급과 원천징수 조정 과정에서 재정수입 감소로 현실화했다.

하지만 미국의 감세 규모는 지출 삭감으로 흡수할 수 있는 범위를 크게 웃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OBBBA 시행으로 2025~2034년 연방 세입이 4조5,000억 달러(약 6,310조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메디케이드와 영양보충지원프로그램(SNAP), 학자금 대출 등에서 1조1,000억 달러(약 1,550조원)의 지출을 감축해도 같은 기간 기초재정적자는 3조4,000억 달러(약 4,790조원) 확대된다. 여기에 추가 국채 발행으로 발생하는 이자비용 7,180억 달러(약 1,010조원)를 합치면 누적 적자 증가액은 4조1,000억 달러(약 5,780조원)에 달한다. OBBBA 하나만으로 2034년 GDP 대비 민간 보유 국가부채 비율이 기존 전망보다 9.5%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부터 감세 효과가 세수에 본격 반영되면서 미 재무부의 차입 수요도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팁과 초과근무수당 감면 등 2028~2029년 종료되는 조항까지 영구화하면 2034년까지 기초재정적자가 8,000억 달러(약 1,120조원) 추가로 불어나고, 이자비용을 포함한 누적 적자 확대 규모는 5조 달러(약 7,016조5,000억원)로 증가한다. 지난해 법 통과와 함께 연방정부 부채한도가 5조 달러 상향 조정되면서 당장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는 진정됐으나, 대규모 적자를 충당해야 하는 미 재무부에는 국채 발행 부담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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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