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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수익성·디지털화 역량까지" 美 웹스터 사들인 스페인 산탄데르, 과거 美·英 사업 성장 이끌던 M&A 전략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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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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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산탄데르, 美 웹스터 인수 거래 막바지
2000년대 초부터 美·英서 M&A로 꾸준히 덩치 불려
지난해부터 M&A 행보 재차 본격화, 英 TSB도 품었다 

스페인 최대 금융 그룹 산탄데르가 미국 상업은행인 웹스터 파이낸셜 인수 절차를 종결한다. 영국·미국에서 현지 은행을 사들여 영업 기반을 넓히던 과거 성장 전략을 재현하면서, 핵심 선진국 시장 내 규모의 경제 달성 및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노리는 양상이다. 산탄데르는 향후 웹스터 인수를 통해 현지 자금 조달 구조를 안정화하고, 웹스터가 다져 온 디지털·AI 인프라를 흡수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웹스터, 산탄데르 품으로

지난 16일(현지시각) 스페인 지역 매체 발렌시아 플라사는 산탄데르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승인을 얻어 웹스터 파이낸셜 합병을 이번 주 최종 마무리한다고 보도했다. 산탄데르의 웹스터 인수 논의는 2023년 양 사 최고경영진이 처음 접촉한 데서 출발했다. 웹스터 경영진은 지난해 12월 산탄데르 측과 인수 가능성을 논의하며 관련 협상을 구체화했고, 산탄데르는 같은 달 주당 73달러(약 10만2,170원) 수준의 첫 인수가액 제안을 내놨다. 이후 가격과 현금·주식 지급 비중을 두고 논의가 이어졌으며, 올해 1월부터는 실사와 본계약 협상이 이뤄졌다.

양 사는 조율을 거쳐 지난 2월 인수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산탄데르는 웹스터를 122억 달러(약 17조756억원)에 사들이며, 거래 대금은 현금과 산탄데르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후 승인 절차도 비교적 빠르게 진행됐다. 웹스터 주주들은 5월 말 주주총회에서 거래안을 통과시켰고, 미국 재무부 산하 통화감독청(OCC)은 6월 은행 부문 합병을 허가했다. ECB는 지난달 21일 승인 결정을 내렸으며, 핵심 규제 관문이었던 연준도 이달 초 인수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거래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산탄데르는 잔여 조건이 충족되면 오는 20일 법적 합병 효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탄데르의 M&A 러시

산탄데르는 수십 년 전부터 미국, 영국 등 선진 시장에서 사업을 꾸준히 확장해 온 바 있다. 지난 2004년 당시 영국 6위 은행이던 애비내셔널을 89억 파운드(약 16조9,020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애비내셔널은 영국 주택담보대출 및 예금 시장에서 이미 대규모 고객 기반을 확보한 은행이었다. 단순히 해외 지점을 늘리는 것을 넘어, 대형 현지 은행을 통째로 산하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영국 소매금융 시장에 진입한 셈이다.

이후 산탄데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영국 사업 육성의 기회로 활용했다. 2008년 신용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던 얼라이언스앤드레스터를 12억6,000만 파운드(약 2조3,930억원)에 사들였고, 같은 해 9월에는 브래드퍼드앤드빙글리의 소매금융 사업도 인수했다. 영국 정부가 브래드퍼드앤드빙글리를 국유화한 뒤 자산을 분리 매각하면서 산탄데르가 200억 파운드(약 37조9,820억원) 규모의 예금과 270만 명의 고객, 197개 지점 등을 넘겨받은 것이다. 이후 산탄데르는 애비내셔널, 얼라이언스앤드레스터, 브래드퍼드앤드빙글리의 영업망을 묶은 뒤 2010년부터 산탄데르UK라는 단일 브랜드로 운영하며 현지 주요 소매 은행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美 시장 내 M&A 전례

미국에서도 영국과 비슷한 사업 확대 전략이 채택됐다. 산탄데르는 2005년 미국 북동부를 중심으로 영업하던 소버린뱅코프에 투자하기로 하고, 이듬해까지 지분을 약 24.9%로 늘렸다. 당시 투자 규모는 33억 달러(약 4조6,190억원)였다. 미국 전역에 직접 지점망을 구축하는 대신, 펜실베이니아와 매사추세츠 등에서 이미 고객과 영업 기반을 갖춘 현지 은행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방식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산탄데르는 소버린뱅코프의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2009년 지분 75.65%를 19억 달러(약 2조6,590억원)에 추가 취득했다. 산탄데르 품에 안긴 소버린뱅코프는 2013년 산탄데르뱅크로 이름을 바꾸며 산탄데르의 미 현지 소매·상업은행 사업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산탄데르는 강화된 자본 규제와 수익성 압박 속에서 추가 대형 M&A보다는 비용 구조를 손질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데 집중해 왔다.

표1. 산탄데르의 美·英 시장 M&A 행보

연도국가인수 대상 기업인수가액
2004년영국애비내셔널121억 달러
2005~2006년미국소버린뱅코프 지분 24.9%33억 달러
2008년영국얼라이언스앤드레스터17억 달러
2008년영국브래드퍼드앤드빙글리 소매금융 사업11억 달러
2009년미국소버린뱅코프 잔여 지분 75.65%19억 달러
2025년영국TSB36억 달러
2026년미국웹스터 파이낸셜122억 달러
자료: 산탄데르, 각 사

TSB 인수로 M&A 재시동

산탄데르가 이들 시장에서 다시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산탄데르는 지난해 7월 방코사바델로부터 영국 소매은행 TSB를 26억5,000만 파운드(약 5조33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거래의 목표는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닌 수익성 개선에 있었다. 산탄데르는 두 은행의 중복 비용과 전산·운영 체계를 통합해 연간 최소 4억 파운드(약 7,596억4,400만원)의 비용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통해 산탄데르UK의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E)을 2024년 11%에서 2028년 16%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거래가 산탄데르의 영국 사업 철수 가능성이 거론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한 시장 전문가는 "당시 산탄데르는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규제와 높은 비용 구조, 자동차금융 수수료 사태 등에 따른 부담으로 영국 사업의 수익성 개선 압박을 받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영국 시장에서 발을 빼기보다는 TSB를 추가로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쪽을 택한 것"이라고 짚었다. 산탄데르는 건전성감독청(PRA)과 ECB의 승인을 거쳐 지난 4월 인수 거래를 마무리한 상태이며, 향후 TSB를 산탄데르UK에 통합해 브랜드를 단일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웹스터 인수 시 기대 효과

비슷한 시기 진행된 웹스터 인수는 미국 내 사업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웹스터는 1935년부터 약 90년간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 사업 기반을 다져온 은행으로, 2022년에는 뉴욕 기반 스털링뱅코프와 합병하면서 뉴욕 대도시권까지 영업망을 넓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웹스터 인수를 통해 산탄데르가 코네티컷·매사추세츠·뉴욕에 영업망을 집중하는 동시에, 대차대조표를 다변화하고 더 저렴한 예금 조달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웹스터의 예금 기반이 결합면 산탄데르 미국 법인의 대출 대비 예금 비율은 기존 109%에서 약 100% 전후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웹스터가 최근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도입에 속도를 내 왔다는 점도 시장의 주목을 받는 요인이다. 웹스터는 2024년 AI 워킹그룹을 처음 구성하고, 지난해 이를 최고정보책임자(CIO) 조직 및 리스크·법무 부문 등이 참여하는 'AI 거버넌스위원회'로 격상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AI 위험관리체계를 기반으로 별도의 AI 정책과 내부 통제 절차도 마련했으며, 실무 현장에서도 AI 활용을 본격화했다. 웹스터는 지난해 직원들의 생산성과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자체 보안형 AI 비서를 도입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교육을 의무화했다. 일부 사업부와 부서에서는 별도의 AI 애플리케이션도 사용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산탄데르는 이러한 웹스터의 디지털·AI 인프라와 인력을 흡수해 미국 사업 전반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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