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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키운 AI 투자” 수익 불투명한데 부채는 눈덩이, ‘AI 거품’ 붕괴 시계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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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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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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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확보 전 차입부터 늘린 AI 업계
기업 간 자금·거래 얽히며 부실 전이 위험 증가
실적 부진 땐 거래 상대방·채권 투자자 동반 손실 우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를 뒷받침해온 대규모 차입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AI 기업 간 투자와 제품·서비스 구매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한 기업의 실적 부진이나 투자 축소가 거래 상대방과 채권 투자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주요 AI 기업의 상장 지연과 영업 적자가 겹치며 기존 투자 약정을 이행하기 위한 추가 자금 조달 부담도 커졌다. 수익성 개선이 늦어지는 가운데 금리 상승까지 이어지자 시장 일각에서는 AI 거품 붕괴 시점을 앞당기는 전망도 제기된다.

영란은행, AI 차입 급증에 금융시장 위험 경고

1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란은행(BOE) 산하 금융정책위원회(FPC)는 지난달 25일 정례회의에서 AI 관련 채무 발행 증가로 자본시장의 위험 노출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회의록에 인용된 모건스탠리 추산을 보면 올해 들어 지난달 초까지 전 세계 AI 관련 채무 발행액은 4,500억 달러(약 612조9,000억원)에 달했다. 작년 연간 발행액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AI 투자에 자금을 공급하는 투자자와 금융시장이 늘면서 실적 전망 변화에 따른 손실 위험도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게 위원회의 평가다.

이처럼 차입이 확대된 상황에서는 실적 기대의 하향 조정과 투자자들의 자산 매각이 맞물려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실제 지난 7월 AI·반도체주 급락 당시에는 빚을 내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한 투자자들이 보유 자산을 처분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일부 투자자는 상당한 손실을 입었으며, 매도 과정에서 차입 규모를 줄이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위원회는 여전히 높은 주가와 차입 투자 규모를 감안할 때 AI 개발·도입 속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더욱 가파른 가격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식시장 밖에서는 데이터센터·반도체 투자에 동원되는 복잡한 보증 거래가 위험 파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FT는 지난달 20일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1년간 AI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제공한 ‘잔존 가치 보증(Residual Value Guarantee·RVG)’이 최대 3,000억 달러(약 408조6,00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반도체나 데이터센터의 미래 가치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장해 해당 자산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V)의 차입을 뒷받침하는 방식이다. 영란은행은 이러한 자금 조달의 불투명성과 기업 간 '순환 거래(Circular Trading)'가 차입 확대와 겹칠 경우 투자 성과 부진에 따른 손실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고객·공급자 중복, AI 순환 거래 위험

영란은행이 지적한 순환 거래는 AI 기업 간 투자와 제품·서비스 구매가 맞물려 형성된 자금 흐름을 뜻한다. 런던 신용 헤지펀드 소나자산운용이 최근 AI 관련 거래 176건을 분석한 결과, 기업 202곳이 얽힌 자금 조달 규모는 3조6,000억 달러(약 4,900조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약 120건은 같은 회사가 투자자이자 고객, 공급자로 동시에 등장하는 순환 거래였다. 소나는 AI 생태계를 이루는 상장사 255곳의 시가총액이 50조 달러(약 6경8,000조원)로 5년 전의 2배를 넘고, 이들의 부채는 6조 달러(약 8,160조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순환 거래의 위험은 한 기업의 부실이 자금·거래 관계를 통해 다른 기업으로 번질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소수 고객에 매출이 집중된 업체는 주요 고객의 투자 계획 변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는 전체 매출의 67%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 업체 어플라이드디지털 역시 오라클과 코어위브에서 거두는 매출 비중이 각각 56%, 30%에 달한다. 큰 고객 한 곳이 투자를 줄이면 거래 상대방은 존립을 위협받을 수 있는 구조다.

표1. AI 기업 간 순환 거래와 채권 투자 위험

구분핵심 내용주요 위험
순환 거래AI 관련 거래 176건 중 약 120건에서 동일 기업이 투자자·고객·공급자로 중복 참여
기업 202곳의 자금 조달 규모 3조6,000억 달러
투자와 제품·서비스 구매가 맞물려 한 기업의 부실이 거래 상대방으로 전이
AI 생태계 규모상장사 255곳의 시가총액 50조 달러로 5년 전의 2배 이상
부채 규모 6조 달러
기업 간 자금 흐름이 얽힌 가운데 대규모 부채에 따른 손실 위험 누적
매출의 고객 집중코어위브: MS 매출 비중 67%
어플라이드디지털: 오라클 56%·코어위브 30%
주요 고객 투자 축소가 공급업체의 매출 급감과 존립 위기로 연결
자금 조달 관계 중첩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 업체가 공모·사모 신용시장에서 차입하면서 상호 자금 지원연기금·보험사 등 채권 투자자의 실제 AI 산업 투자 규모와 손실 가능성 파악 곤란
발행 법인 분산메타, 본사 회사채와 데이터센터 사업별 특수목적법인(SPV) 통해 자금 조달발행 법인 달라도 상환 재원이 같은 기업의 성과에 연동될 경우 분산 투자 효과 제한·동시 손실 가능성
자료: 소나자산운용, 바클레이스, 웰링턴매니지먼트

채권 발행 주체 다변화 속 특정 기업 의존 심화

이들 기업의 자금 조달 관계가 겹치면서 채권 투자자들의 위험 평가도 어려워졌다. 반도체 업체와 데이터센터 운영사, 전력 공급업체들이 공모·사모 신용시장에서 돈을 빌리는 동시에 서로에게 자금을 대주고 있어, 이들의 채권을 사들인 연기금과 보험사조차 AI 산업에 실제로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콧 슐트(Scott Schulte) 바클레이스 투자등급채권 신디케이트 공동 대표는 “모든 게 잘 풀리는 동안은 좋지만, 어디서든 문제가 생기는 순간 생태계가 너무 얽혀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메타의 자금 조달 방식은 이러한 위험 평가의 허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메타는 본사 명의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동시에, 개별 데이터센터 사업에 연결된 SPV를 통해서도 자금을 조달했다. 채권의 발행 주체는 서로 달라도 상환 재원이 동일 기업의 AI 투자와 사업 성과에 연동될 수 있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로런 모런(Lauren Moran) 웰링턴매니지먼트 채권포트폴리오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인식하는 수준보다 특정 발행사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여러 법인의 채권에 분산 투자했다고 판단해도, 실제로는 특정 기업의 실적 악화에 따른 손실을 동시에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다.

오픈AI 연내 상장 무산, 상장 전 추가 투자 추진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부채가 'AI가 큰 돈을 벌어다 줄 것'이란 전제 위에 서 있다는 점이다. 토르스텐 슬뢰크(Torsten Sløk) 아폴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빅테크의 신용은 영업현금흐름이 6,000억 달러(약 817조2,000억원)에서 2조 달러(약 2,720조원)로 3배 늘어난다는 단 하나의 가정에 기대고 있다”고 짚었다. 그렇지 않으면 신용 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설비투자가 줄어 결국 미국 경제성장도 둔화할 것이란 경고다. 하지만 수익화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로이터통신은 앤트로픽과 오픈AI가 통제를 벗어난 AI 에이전트의 웹사이트 해킹 사태 이후 개발 속도 조절을 언급했고, 전력을 많이 먹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반대 여론도 미국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AI에 대한 안전성 우려는 대규모 투자금 확보를 위한 기업공개(IPO)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AI의 안전성을 충분히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상장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연내 상장 가능성을 배제한 데 이어 안전성 확보를 상장 추진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고성능 모델에 맞는 안전 기준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상장까지 병행하면 투자자들의 성과 요구가 경영 판단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AI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기술 통제와 검증에 필요한 시간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상장 시점이 늦춰진 오픈AI는 비상장 시장에서 추가 투자 유치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픈AI는 최소 300억 달러(약 41조5,980억원)를 유치하는 신규 투자 협상에 들어갔다. 신규 조달액을 제외한 기업가치로 1조4,000억 달러(약 1,941조2,400억원)를 제시했으며, 상장 전까지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투자 유치로 전해졌다. 올해 3월 1,220억 달러(약 169조1,650억원) 규모의 투자 약정을 확보한 데 이어 다시 외부 자금 수혈에 나선 것으로, 현재 오픈AI는 공모 자금이 유입되기 전까지 기존 주주와 신규 비상장 투자자들이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계속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앤트로픽도 대규모 신용한도로 상장 전 유동성 보강

앤트로픽 역시 상장 일정이 늦춰지면서 공모 자금 유입 전까지 투자비를 충당할 자금 확보가 중요해졌다. 당초 9~10월로 예상됐던 상장 시점은 11월로 밀렸으며, 최근에는 11월 9일이 포함된 주에 투자설명회를 시작하는 일정이 거론됐다. 이 과정에서 앤트로픽은 150억 달러(약 20조7,990억원) 규모의 회전신용약정 체결도 추진했다. 필요할 때 약정 한도 내에서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해 상장 준비 기간의 유동성 대응 여력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 자금 인출에 따른 이자 비용은 추가로 감당해야 할 몫이다. 상장 지연으로 차입금 사용 기간까지 길어질 경우 공모 자금을 확보하기 전부터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자금 확보 수요는 이미 약정한 인프라 지출 규모와도 맞물려 있다. 앤트로픽 투자설명서에 담긴 향후 클라우드·컴퓨팅·인프라 관련 지출 약정은 5,180억 달러(약 718조2,590억원)로, 상장이 늦어지는 동안에도 계약에 따른 지급 일정에 대응해야 하는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체결한 계약에 따라 지출을 줄이는 데 제약이 따르는 데다, 영업 적자가 이어지면서 자체적으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여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의 지난해 매출은 46억 달러(약 6조3,780억원)였으며, 컴퓨팅·인프라 비용으로만 70억 달러(약 9조7,060억원) 이상을 지출하면서 영업손실이 80억 달러(약 11조930억원)를 웃돌았다. 이 같은 적자가 이어질 경우 추가로 확보한 자금도 신규 시설 투자와 기존 사업의 운영비 충당에 나눠 투입해야 할 처지다.

‘빅쇼트’ 버리, “내년에 AI 거품 터진다”

이처럼 AI 기업의 적자와 지출 부담이 누적되자 시장에서는 추가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길 경우 AI 투자 열기가 급격히 꺾일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8년 미국 주택담보시장의 붕괴 예견으로 유명해진,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는 지난달 28일 서브스택에 올린 글에서 AI 거품이 "예상보다 빨리 터질 수 있다"며 자신의 비관적 전망이 "향후 1년 안에 현실화할 것이라고 그 어느 때보다 확신한다"고 밝혔다. 버리는 당초 AI 거품 붕괴의 기본 시나리오를 2028년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2027년으로 앞당겼다. 이에 따라 AI 관련주에 대한 하락 베팅 방식도 바꿨다. 그는 기존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풋옵션으로 전환했다. 공매도를 풋옵션으로 대체했다는 것은 하락에 거는 판단을 그대로 두되, 더 크게 베팅할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버리가 AI 거품 붕괴 시점이 더 가까워졌다고 본다는 뜻이기도 하다.

버리가 AI 강세론에 등을 돌린 핵심 이유는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점차 부채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AI 기업들이 기술 인프라 구축을 위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로 돈을 빌리고 지출하고 있다며 "지출이 멈추거나 둔화하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에 투입되는 자금이 "점점 더 부채가 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조건이 따라붙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리 상승도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았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인프라 건설에 사모펀드(PE)와 사모대출, 보험사 자금이 대거 투입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버리는 "금리 상승은 이 연결고리의 모든 부분에 스트레스를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의 공개 발언과 공시자료를 살펴보면 이미 대형 하이퍼스케일러에서 압박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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