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글로벌시장
  • “산유국 증산에도 재고 바닥” 호르무즈·홍해 운송 불안에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태', 서방 인플레 압력도 커져

“산유국 증산에도 재고 바닥” 호르무즈·홍해 운송 불안에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태', 서방 인플레 압력도 커져

Picture

Member for

1 year 11 months
Real name
이시호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수정

글로벌 원유·석유제품 재고 감소세, 에너지 공급망 위기 장기화
산유국 증산에도 호르무즈·홍해 운송 불안 지속, 공급 회복 제약
美 인플레이션 압력 심화, EU는 석유·가스 기업 '횡재세' 검토까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가 장기화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원유·석유 제품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며 시장의 추가 공급 충격 흡수 여력이 약화한 것이다. 중동 산유국들이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는 추세지만,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둘러싼 운송 불안이 이어지면서 실제 수출 회복은 제한적인 실정이다. 이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생산·운송비 전반으로 번지며 미국, 유럽 등 서방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아져만 가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 CEO의 경고

지난 12일(현지시각) 다우존스뉴스와이어 보도에 따르면, 아민 나세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리야드에서 열린 제25차 세계석유총회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교역 차질과 역내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은 에너지 공급망의 모든 연결고리를 시험대에 올려놨다"며 "이는 세계 경제의 생명선과 사우디, 아람코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원유 공급 압박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제유 가격의 급등이 이러한 어려움을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나세르 CEO는 원유 재고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시장의 공급 충격 대응 능력이 사실상 한계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상업용 육상 석유 재고는 60억 배럴을 크게 밑돌고 있으며, 이는 마지막으로 남은 공급 완충 수단"이라며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 물량의 절대다수가 사실상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고가 제공하는 완충 능력은 이제 완충 장치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약해졌다"며 "재고에 의존하는 방식은 결코 에너지 안보를 위한 영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짚었다. 고갈된 재고를 회복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나세르 CEO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재개방되고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기 전까지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가해지는 압박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재고를 다시 채우는 데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석유제품 재고도 '비상'

앞서 지난 5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에너지 인텔리전스 포럼에서도 유사한 경고가 제기됐다. 당시 나세르 CEO는 "세계는 약 100억 배럴의 석유 재고를 보유한 상태에서 이번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약 30억 배럴의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었다"고 발언했다. 이어 "이러한 공급 차질을 완화하기 위해 재고에서 10억 배럴 이상을 방출했으며, 그중 대부분은 상업용 육상 재고에서 충당됐다"며 "현재 세계 에너지 공급 체계는 이미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추가적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도 극도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재고 관련 우려는 석유제품 시장에서도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독립 에너지·원자재 트레이딩 기업인 스위스 비톨의 러셀 하디 CEO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석유 콘퍼런스에서 "석유제품 시장 상황이 매우 빠듯하고 경직돼 있다"며 "전 세계 석유제품 재고가 여전히 줄어들고 있고, 거의 바닥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고 감소를 막을 만큼 충분한 정제 능력이 아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며 "세계 곳곳에 있는 잉여 물량도 계속 소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중동과 러시아에서 각각 하루 200만 배럴씩 석유제품 수출 물량이 감소 중이며, 석유제품 시장의 위기가 원유 시장보다 한층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산유국 증산 움직임 가시화

이런 가운데 중동 주요 산유국들은 원유 생산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최신 보고서를 살펴보면 이라크의 지난달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392만 배럴로 전월 대비 38만6,000배럴 불어났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생산량은 하루 391만7,000배럴로 같은 기간 8만6,000배럴 늘었고, 카자흐스탄의 생산량도 하루 185만1,000배럴로 2만2,000배럴 증가했다.

사우디의 지난달 원유 생산량 역시 하루 평균 800만1,000배럴로 전월 대비 74만4,000배럴 확대됐다. 이는 같은 기간 OPEC+의 전체 생산량 증가분인 하루 95만6,000배럴의 약 78%에 해당한다. 다만 사우디의 지난달 생산 목표인 하루 1,047만8,000배럴과 비교하면 약 76.4%에 그치는 수준이며, 목표 대비 부족분은 하루 247만7,000배럴에 달했다. 해상 운송 차질 장기화, 동서 횡단 송유관 파손 등 악재가 누적되며 공급 능력 회복 속도가 느려지는 모습이다.

표1. 주요 산유국의 9월 일평균 원유 생산량

국가9월 일평균 생산량전월 대비 증감
사우디아라비아800만1,000배럴74만4,000배럴 증가
이라크392만 배럴38만6,000배럴 증가
아랍에미리트(UAE)391만7,000배럴8만6,000배럴 증가
카자흐스탄185만1,000배럴2만2,000배럴 증가
자료: OPEC

후티 공세에 사우디 부담 가중

최근에는 후티 반군의 공습도 사우디 원유 공급망의 핵심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후티는 지난 7월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데 이어, 홍해를 운항하던 사우디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당시 후티는 홍해 남단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지역을 장악하고 있었다. 이어 같은 달 홍해 연안 얀부와 지잔에 위치한 아람코 석유 시설을 미사일과 무인기로 타격하거나, 사우디 동부 유전 지대와 얀부를 연결하는 원유 공급·수송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는 사우디 본토의 주요 기반 시설까지 공격 범위가 확대됐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후티는 지난 6~7일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과 남서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잇달아 공격해 총 3명이 사망자와 36명의 부상자를 냈다. 이어 8일에는 킹칼리드 국제공항이 순항미사일로 재차 폭격당해 사우디인 3명이 숨지고 국영 항공사 사우디아항공의 항공기 1대가 파손됐으며, 10일에는 같은 공항을 겨냥한 공습으로 12명이 사망하고 309명이 다쳤다. 11일에도 공항 여객터미널에 발사체가 떨어져 1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13일에는 사우디 동부 다란에 위치한 아람코 본사가 후티 측에 공격당해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방 주요국, 유가 급등에 '신음'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가중되는 추세다. 일례로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15일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1.3%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0.7%P 웃도는 수준이자, 2022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전년 동월 대비 PPI 상승률은 6.3%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5.5%를 크게 상회했다. 생산자물가 급등의 주원인은 에너지 가격이었다. 미국의 지난달 최종수요 상품 가격은 전월 대비 2.6% 올라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9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상승분의 80% 이상은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했으며, 특히 휘발유 가격이 한 달 만에 20.3% 뛰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이 같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주시 중이다. 최근 발표된 10월 베이지북에서는 "유가 상승이 모든 지역에 침투했다"며 "기업들은 고조된 경유(디젤) 가격을 보고했으며, 연료 부가금이 공급망 전체에 걸쳐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베이지북은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이 관할 지역의 은행, 기업, 전문가 등과 접촉해 최근 경제 동향을 수집한 뒤 작성한 보고서다. 연준은 "몇몇(several) 지역의 기업들은 에너지 및 관세를 둘러싼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거론했다"며 "기존 계약이 만료되고 자체 투입물 및 고객 인도 계약을 재협상해야 함에 따라 향후 수개월 동안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유가 급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둔 석유·가스 기업에 이른바 ‘횡재세’를 부과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12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우프케 후크스트라 EU 기후·조세 담당 집행위원은 집행위원회가 석유·가스 기업에 대한 역내 공동 횡재세의 장단점을 살펴볼 실무 그룹을 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시민, 특히 취약계층이 에너지 요금의 급격한 인상에 직면해 있다”며 “일부 기업은 추가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지 않고도 세계의 혼란에서 비롯된 과도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시민과 정치인이 이를 부당하다고 느낀다”며 횡재세 도입 논리에 공감대가 있다고 부연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11 months
Real name
이시호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