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접속 차단 넘어 중독성까지 겨냥” 세계 각국 청소년 SNS 규제 강화, 빅테크 법적 책임도 도마 위

Picture

Member for

2 year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확산하는 청소년 SNS 규제, 그리스도 15세 미만 SNS 이용 금지 법안 의결 
학계서 중독적 SNS 사용·숏폼 반복 시청과 정신 건강 악화 연관성 확인
틱톡 등 플랫폼 대상 소송도 잇따라, 중독적 알고리즘 규제로 논의 확대

그리스가 15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금지한다. 중독·유해 콘텐츠 노출에 따른 청소년 정신 건강 우려가 커지면서, 미성년자의 SNS 접근을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움직임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 이용 시간보다 중독적 사용 행태와 숏폼 중심의 반복 소비가 정신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추천 알고리즘·무한 스크롤 등 중독적 설계 자체의 통제 필요성도 가시화하는 추세다.

그리스의 SNS 규제

24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날 그리스 의회는 내년 1월 1일부터 15세 미만 아동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의 골자는 SNS 플랫폼이 이용자의 연령을 의무적으로 확인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는 기업에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 데 있다. 이러한 조치와 관련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일부 앱의 중독적인 설계와 이용자들의 관심을 돈벌이에 이용하는 사업 모델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청소년의 SNS 이용을 법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이다. 대표적으로 호주 정부는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주요 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률을 시행했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틱톡·유튜브 등 주요 플랫폼 사업자에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차단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는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60억4,590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구조다.

세계 각국서 유사 규제 확산

동남아시아에서도 유사한 규제가 도입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3월 6일 16세 미만 아동의 SNS 접근을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하고, 같은 달 28일부터 고위험 플랫폼에 등록된 해당 연령대 이용자의 계정을 단계적으로 비활성화하기 시작했다. 규제 대상에는 틱톡·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뿐 아니라 온라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도 포함됐다. 말레이시아 역시 지난해 11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지난 6월부터 해당 연령대 이용자의 신규 계정 등록 제한을 본격화했다.

중동 지역에서도 규제 강화 흐름이 관찰된다. 튀르키예 의회는 지난 4월 15세 미만 아동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에는 SNS를 넘어 온라인 게임 소프트웨어 기업 등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도 담겼다. 아랍에미리트(UAE) 정부 역시 지난 6월 SNS 이용 가능 최저 연령을 15세로 정하는 결의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UAE에서는 15세 미만 아동의 개인 SNS 계정 개설과 이용이 금지되며, 해당 연령대 이용자가 플랫폼의 전체 기능에 접근하는 것도 제한된다.

표1. 세계 각국의 청소년 SNS 이용 규제

지역주요 내용
오세아니아· 호주: 16세 미만의 주요 SNS 계정 보유 금지, 플랫폼의 연령 확인 및 계정 차단 의무화
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 16세 미만의 SNS·온라인 게임 플랫폼 접근 제한
· 말레이시아: 16세 미만의 신규 SNS 계정 등록 제한
중동· 튀르키예: 15세 미만의 SNS 이용 금지, 디지털 플랫폼의 보호 의무 강화
· UAE: SNS 이용 최저 연령을 15세로 설정
EU· 그리스: 15세 미만의 SNS 이용 금지, 플랫폼의 연령 확인 의무화
· 스페인: 16세 미만의 SNS 이용 금지 추진
· 덴마크: 15세 미만의 SNS 이용 제한 합의
· 오스트리아: 14세 미만의 SNS 이용 제한 추진
· 포르투갈: 16세 미만 이용자에게 부모 동의 요구 추진
· 프랑스: 15세 미만의 계정 개설 금지 재추진
· EU 집행위원회: 13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공통 규제 추진
자료: 각국 정부 발표 종합

EU도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 박차

유럽연합(EU) 내에서도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기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막겠다고 발표했으며, 덴마크 정부도 지난해 11월 주요 정당들과 15세 미만 아동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오스트리아 정부 역시 지난 3월 14세 미만 아동의 SNS 이용을 제한하기로 정치적 합의를 이뤘고, 연령 확인 체계와 규제 대상 플랫폼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포르투갈은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에 부모 동의를 요구하는 법안 마련에 나섰으며, 이탈리아·슬로베니아 등에서도 미성년자의 SNS 접근 연령을 상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프랑스 역시 15세 미만 청소년의 SNS 계정 개설을 원천 차단하는 정책을 통과시켰으나, 위헌 결정으로 시행에 잠시 제동이 걸린 상태다.

EU 차원의 공통 규제도 마련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7개 회원국 전역에서 13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EU 키즈법' 추진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플랫폼에 직접 제공하지 않고도 성인 여부를 증명하는 연령 확인 시스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는 기존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른 미성년자 보호 의무를 보완하고, 개별 회원국의 규제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집행상의 혼선을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SNS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이처럼 세계 각국이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SNS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도 관련 연구가 다수 이뤄졌다. 일례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2014~2018년 수집된 런던 지역 31개 학교 학생 2,350명의 장기 추적 자료를 분석해 SNS 이용 시간과 청소년 정신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학생들이 11~12세와 13~15세였을 당시의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과 정신 건강 상태를 비교했으며, 그 결과 하루 3시간 이상 SNS를 이용하는 아동이 30분 이하 이용자보다 불안·우울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여학생에게서 우울 증상과의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의과대학의 실야 코솔라 교수도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신(PLOS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서 SNS의 중독적 설계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청소년은 감정과 보상을 처리하는 변연계가 충동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 피질보다 먼저 발달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숏폼 동영상과 알림 기능에 취약하다. 또한 과도한 SNS 이용은 수면·신체활동 감소, 불안 증상, 신체 불만족 등과 연관되며, 개인화 알고리즘은 반복적인 사회적 비교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연구진은 단순히 이용 연령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 무한 스크롤과 중독성을 유발하는 추천 알고리즘 등 플랫폼의 설계 자체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숏폼 콘텐츠 위험성도 부각

최근에는 틱톡·유튜브 쇼츠·인스타그램 릴스 등 짧은 영상을 반복적으로 시청하는 이른바 '숏폼 중독'의 위험성에 주목한 연구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국제학술지 '인터넷의학연구저널(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홍콩중문대 등 연구진은 기존 연구 58건에 포함된 9만6,676명의 자료를 종합 분석해 숏폼 이용과 우울·불안·스트레스 등 정신 건강 악화 지표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단순한 이용 시간보다 사용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중독적 이용 행태가 정신 건강 악화와 더욱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9월 미국심리학회(APA)의 국제학술지 '심리학회보(Psychological Bulletin)'에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제기됐다. 71개 연구에 참여한 9만8,299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숏폼 이용 수준이 높을수록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낮았으며, 주의력과 충동 억제 능력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숏폼 플랫폼의 중독적 설계를 둘러싼 법적 분쟁도 확대되고 있다. 2024년 10월 8일 미국 캘리포니아·뉴욕 등 14개 주 법무장관은 틱톡이 청소년의 과도한 이용을 유도하고 정신 건강에 피해를 줬다며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틱톡이 중독적 기능으로 이용자의 관심을 장시간 붙잡아 두면서도 플랫폼의 안전성을 과장해 소비자를 오도했다는 주장이었다. 실제 청소년들의 손해배상 소송도 잇따랐다. 지난 1월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틱톡은 어린 시절 SNS 중독으로 우울증과 자살 사고를 겪었다고 주장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여성 K.G.M.(19)과 재판 직전 합의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8세 무렵부터 SNS를 이용하다 수면 부족과 우울·불안 증상을 겪었다고 주장한 플로리다주 청소년 R.K.C.(15)와의 합의에도 원칙적으로 동의했으며, 지난 8월에는 청소년 정신건강 피해와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 3건에 추가 합의하기로 했다.

Picture

Member for

2 year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