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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찍어내고 IP로 흥행" 中 숏드라마 시장 질주, 제작비 부담 커진 韓도 후발 주자로 경쟁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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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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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숏드라마 시장, 숏폼 소비 수요 딛고 급성장
업계 선두 주자 中, AI 기술·IP 경쟁력 무기로 입지 강화
"제작비 부담 덜자" 韓도 숏드라마 주목, 'B급' 이미지 벗을까

글로벌 숏드라마 시장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MZ·알파 세대를 중심으로 숏폼 콘텐츠 소비가 사실상 일상화하는 가운데, △짧은 러닝타임 △빠른 전개 △자극적 요소 등을 앞세운 숏드라마가 이용자 수요를 끌어모으는 양상이다. 관련 시장 주도권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저비용·고속 제작 및 웹소설 지식재산권(IP) 활용 생태계를 구축한 중국이 쥐고 있지만, 최근에는 한국도 기존의 고비용 제작 구조에서 벗어나 후발 주자로서 경쟁력을 키워 가는 추세다.

숏드라마 시장 성장세

4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숏드라마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계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세계 마이크로드라마(스마트폰 세로 화면에 맞춰 한 회를 1~3분 안팎으로 제작하는 초단편 연속극) 매출이 2025년 110억 달러(약 14조9,300억원)에서 올해 140억 달러(약 19조원)로 27%가량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올 1분기 세계 숏드라마 앱 다운로드 수가 8억5,000만 건을 돌파하며 전년 동기보다 140% 증가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앱 내 구매 매출은 20% 늘어난 약 7억5,000만 달러(약 1조200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성장세의 배경으로는 숏드라마 콘텐츠 자체의 특성이 꼽힌다. 숏드라마는 구상 단계부터 모바일 화면 및 회차별 결제 구조에 맞춰 설계되며, 초반 무료 회차로 시청자를 붙잡은 뒤 이후 회차부터 결제를 유도한다. 첫 회부터 갈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각 회차 마지막에는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장치를 배치하는 식이다. 러닝타임이 짧아 이동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갈등과 복수, 반전 등 자극적인 요소를 집중적으로 담아낸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숏드라마는 빠른 호흡과 강력한 절단점을 통해 시청자를 붙잡아 둔다"며 "순간적인 자극과 즉각적인 보상을 선호하는 MZ·알파 세대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겨냥한 것"이라고 짚었다.

中의 AI 드라마 제작 공정

관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마이크로드라마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대면 영상 소비가 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이후 중국 바이트댄스의 숏폼 플랫폼 '더우인'과 중국 동영상 플랫폼 기업 콰이쇼우의 추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현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네트워크시청서비스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중국 마이크로드라마 시장 규모는 1,200억 위안(약 24조2,4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영화 박스오피스 시장 규모 전망치인 680억 위안(약 13조7,400억원)의 1.8배에 달한다.

중국 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는 AI 도입 이후 뚜렷해진 저비용·고속 제작 구조가 지목된다. 최근 중국 마이크로드라마 제작사들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수십 개의 짧은 에피소드를 구성하고, 영상 생성 모델과 음성 합성 도구, 자동 편집 도구 등을 이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각본 작성과 촬영, 더빙, 시각효과, 후반 편집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직접 수행하던 작업이 하나의 'AI 공정'으로 통합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콘텐츠 산업 분석업체 데이터아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공개된 AI 숏드라마·AI 만화극은 총 22만1,900편에 달했다.

표1. 중국 마이크로드라마 시장 성장 흐름

구분주요 내용
시장 규모2026년 1,200억 위안 돌파 전망
유통 기반더우인·콰이쇼우 등 SNS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콘텐츠 확산 가속
제작 구조LLM·영상 생성·음성 합성·자동 편집 도구를 결합해 제작비 및 제작 기간 절감
콘텐츠 공급2026년 상반기 AI 숏드라마·AI 만화극 22만1,900편 공개
IP 활용'홍궈' 흥행 인기 작품 상위 30편 중 19편이 소설 IP 원작
자료: 중국네트워크시청서비스협회, 데이터아이

기존 IP 기반 흥행작도 급증

최근 들어서는 기존 인기 IP를 활용해 작품을 제작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대량으로 찍어낸 '양산형' 작품들이 흥행에 난항을 겪자, 일정 수준 시장 검증이 이뤄진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앞세우는 모습이다. 데이터아이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숏드라마 플랫폼 홍궈(红果)의 AI 숏드라마·만화극 인기 톱30 가운데 소설 IP를 원작으로 한 작품은 19편으로, 전체의 60%를 웃돌았다. 대표적인 흥행작으로는 '만요도록전(万妖图录传)', '변방으로 유배된 죄처가 황무지를 개척해 전신을 키운다(发配边关,罪妻开荒养出战神)', '취보선분:잡령근이 진짜 보스다(聚宝仙盆之杂灵根才是真BOSS)' 등이 꼽힌다.

중국 웹소설·디지털 콘텐츠 기업들도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맞춰 IP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례로 현지 모바일 디지털 콘텐츠 기업 점중과기는 지난 4월 열린 제13회 중국 네트워크 시청각대회에서 'AIGC(AI를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술) 글로벌 공동창작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 시장에 1억5,000만 달러(약 2,036억원), 중국 시장에 10억 위안(약 2,020억원)을 투자해 AIGC 콘텐츠 생태계 구축을 돕고, 보유 중인 약 8만 개의 우수 웹소설 IP를 외부에 개방한다는 구상이다. 협업을 통해 제작된 콘텐츠에는 중국 시장에서 최대 15만 위안(약 3,030만원), 해외 시장에서 최대 5만 달러(약 6,786만원)의 최소 보장금이 제공되며, 점중 산하 숏드라마 플랫폼 허마극장, 드라마 플랫폼 드라마박스 등 글로벌 트래픽 네트워크를 활용한 유통 지원도 이뤄진다.

韓 콘텐츠 업계도 뛰어들어

한국 콘텐츠 업계도 후발 주자로서 시장 경쟁에 동참했다. 기존 영상 콘텐츠 특유의 고비용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활로로 숏드라마를 낙점한 것이다. 최근 수년 사이 확대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는 한국 스타 배우·작가의 몸값, 촬영·후반 작업 비용 등을 줄줄이 끌어 올렸다. 국내 드라마의 회당 평균 제작비는 2011년 약 1억원에서 2013년 3억7,000만원, 2020년 7억원, 2023년 약 12억원으로 뛰었고, 국내 드라마 제작 편수는 2022년 141편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107편까지 감소했다.

숏드라마는 이러한 제작 단가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선택지다. 국내 콘텐츠 플랫폼 기업 스푼랩스가 운영하는 숏드라마 플랫폼 비글루의 최혁재 대표는 지난 5월 한 인터뷰에서 "한국·일본에서 숏드라마 한 작품을 제작하는 데 평균 약 1억5,000만원, 제작 기간은 약 3개월이 소요된다"며 "특히 AI를 활용할 경우 제작비를 기존 방식의 5분의 1~10분의 1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당 수십억원을 투입하고도 흥행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기존 드라마와 달리,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여러 작품을 제작한 뒤 이용자 반응이 좋은 IP에 추가 투자를 집중하는 '다작·검증형'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쉬운 구조인 셈이다.

시장 성장세 가시화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한국은 숏드라마 앱 다운로드 규모에 비해 이용자 결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시장으로, 월간 매출 기준 미국·일본·영국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을 기록했다. 외산 플랫폼 중심이었던 경쟁 구도에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숏드라마 앱 순위에서는 드라마박스, 중국계 숏드라마 플랫폼 넷숏(NetShort) 등이 매출과 다운로드 전반에 걸쳐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비글루와 국내 웹툰 콘텐츠 기업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스낵도 각각 앱 매출·다운로드 순위 상위 5위권에 오르며 존재감을 키웠다.

시장 태동기에 확산했던 'B급 콘텐츠'라는 인식도 조금씩 희석되는 추세다. 과거 무명 신인 중심이던 업계에 기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유입되면서다. △'폭풍 같은 결혼생활'의 이상엽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의 박하선·이동건 △'청소부의 두 번째 결혼'의 박한별 △'사랑받는 엄마는 참지 않아'의 김정은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충무로를 대표하는 감독들도 움직이고 있다. 영화 '극한직업',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병헌 감독은 지난 2월 숏드라마 '애 아빠는 남사친'을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영화 '왕의 남자', '동주'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올 하반기 숏드라마 '아버지의 집밥'을 공개할 예정이며, 정진영, 이정은, 변요한 등 정상급 배우들도 출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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