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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호황의 청구서” 영국부터 일본까지, 세계 주요 관광지 ‘관광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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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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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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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급증에 도시·관광지 유지비 눈덩이
각국, 숙박·출국·항만 부담금 잇단 확대
혼잡 비용 분담과 세수 확충 동시 겨냥

관광객 급증으로 도시와 관광지 유지 비용이 불어나자 각국 정부가 방문객을 새로운 세원으로 편입하고 있다. 영국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수도에 관광세가 없는 유일한 국가였지만, 이번 조치로 런던을 포함한 잉글랜드 전략당국에 세율 상한이 없는 관광세 도입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일본은 출국세를 세 배로 높였고, 그리스는 산토리니와 미코노스 등 수요가 몰린 관광지에 계절별 차등 부담금을 부과한다. 기록적인 관광 수요가 추가 부담에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세수를 늘리는 동시에 지역 인프라 비용 일부를 방문객에게도 분담시키는 정책이 잇따르는 양상이다.

잉글랜드 전역에 관광세 과세권 부여

13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주택·지역사회·지방정부부(MHCLG)와 재무부는 잉글랜드 지방정부가 오는 2029년까지 자체적으로 '숙박 방문객 부담금(overnight visitor levy)'을 도입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 부담금은 방문객의 숙박비에 일정 비율을 추가로 부과하는 방식으로, 주로 관광객이 부담한다는 점에서 관광세로 불린다. 영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관광세 도입 방침을 제시한 뒤 올해 2월까지 의견을 수렴했고, 7개월간의 검토를 거쳐 제도 설계를 공개했다.

눈에 띄는 점은 세율 상한이 없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잉글랜드 지방정부가 지역 사정에 따라 세율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별도의 상한을 두지 않았다. 영국 정부가 발표한 최종안에 따르면 모든 시장제 광역정부와 비시장제 광역정부가 과세 권한을 갖게 된다. 대상에는 런던, 리버풀, 그레이터맨체스터, 웨스트오브잉글랜드, 웨스트요크셔, 노스이스트잉글랜드, 요크·노스요크셔 등 잉글랜드 각 지역이 포함됐다. 실제 관광세 도입 여부와 구체적인 세율은 각 지방정부가 지역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런던 관광 수요가 떠받친 관광세 구상

영국에서 관광세가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는 지방분권에 따라 부여받은 입법 권한을 활용해 지난 7월 숙박요금의 5%에 해당하는 관광세를 도입했다. 글래스고와 애버딘 등 다른 스코틀랜드 도시들도 관광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잉글랜드 지방정부에 자체 관광세를 도입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부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잉글랜드 지역에 대한 관광세 도입을 추진해 왔다.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레이철 리브스는 의회 통과 절차를 밟고 있는 분권화 및 지역사회 권한 강화 법안을 통해 각 지방정부에 관광세 도입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조치가 앤디 버넘이 지난 7월 총리가 된 이후 내놓은 재정 분권과 관련한 첫 번째 주요 조치라고 평가했다.

영국 정부가 관광세 도입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방대한 숙박 수요가 있다. 런던만 해도 2024년 약 8,900만 박의 관광객 체류를 기록했다. 같은 해 해외 방문객은 2,094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들의 지출액은 172억8,700만 파운드(약 31조4,150억원)에 달했다. 영국 내국인의 런던 숙박 여행도 1,510만 건, 당일 방문은 1억8,900만 건에 이르렀다.

런던광역청(GLA)은 해외 방문객이 2030년 2,520만 명, 숙박일수는 1억3,900만 박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GLA의 관광시장 분석은 관광 수요가 중기적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숙박 수요가 워낙 큰 만큼 낮은 세율로도 상당한 세입을 거둘 수 있다. BBC는 런던에서 1박당 1파운드(약 1,817원)만 부과해도 연간 9,100만 파운드(약 1,653억7,000만원)를 확보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런던시의 기존 검토자료에는 연간 최대 2억4,000만 파운드(약 4,361억4,000만원)의 세수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담겼다.

표1. 영국 관광세 도입 현황과 런던 관광시장 규모

구분대상 지역주요 내용주요 수치
기존 도입스코틀랜드 에든버러지방분권에 따른 입법 권한을 활용해 관광세 도입, 글래스고·애버딘도 도입 추진숙박요금의 5%
신규 권한 부여잉글랜드 지방정부분권화 및 지역사회 권한 강화 법안을 통해 지방정부에 자체 관광세 도입 권한 부여 추진잉글랜드 최초
런던 관광 수요런던해외 방문객과 내국인 숙박·당일 방문 수요를 바탕으로 대규모 관광시장 형성2024년 관광객 체류 8,900만박, 해외 방문객 2,094만 명·지출액 172억8,700만 파운드, 내국인 숙박 여행 1,510만 건·당일 방문 1억8,900만 건
관광 수요 전망런던해외 방문객과 숙박일수의 중기 증가세 지속 전망2030년 해외 방문객 2,520만 명, 숙박일수 1억3,900만박
예상 세수런던방대한 숙박 수요를 바탕으로 낮은 세율에서도 상당한 세입 확보 가능1박당 1파운드 부과 시 연간 9,100만 파운드, 기존 검토 기준 최대 2억4,000만 파운드
자료: 영국 정부, 런던광역시(GLA), BBC, 파이낸셜타임스(FT)

G7 주요 도시 관광세 보편화

그동안 런던은 G7 회원국 수도 가운데 유일하게 관광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영국 싱크탱크 센터 포 시티스(Centre for Cities)가 GLA의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뉴욕·캐나다 토론토·일본 도쿄·프랑스 파리·이탈리아 밀라노는 이미 호텔 숙박과 단기 임대를 대상으로 자체 관광세를 운용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이번에 권한 이양을 확정하면서 런던도 뒤늦게 제도 시행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뉴욕은 G7 주요 도시 중 관광객의 숙박비를 도시 세원으로 편입한 대표 사례다. 뉴욕시 재무국에 따르면 호텔 객실에는 요금의 5.875%와 객실당 하루 최대 2달러의 객실점유세가 붙는다. 여기에 뉴욕주 세무·재무부가 거두는 주·시 판매세 8.875%와 하루 1.50달러의 호텔 객실 부담금을 합치면, 전체 숙박 관련 세금은 객실요금의 14.75%에 객실당 하루 최대 3.5달러가 추가되는 수준이다. 센터 포 시티스는 뉴욕시가 2023년 관광세로 6억7,100만 달러(약 9,040억원)를 거뒀으며, 이는 당시 전체 세수의 0.9%에 해당한다고 집계했다.

日 출국세 1,000엔서 3,000엔으로

관광객을 새로운 세원으로 활용하는 정책은 일본과 남유럽 주요 관광국에서도 시행 중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1일부터 국제관광여객세를 기존 1,000엔(약 8,720원)에서 3,000엔(약 2만6,180원)으로 세 배 인상했다. 항공기나 선박을 이용해 일본을 떠나는 2세 이상 여행객에게 부과하며, 과세 대상에는 일본인과 외국인 거주자도 포함된다. 항공사와 선박회사가 출국편 운임에 세금을 포함해 징수한 뒤 정부에 납부하는 방식이다. 일본 관광청은 추가 세수를 출입국 심사 자동화와 혼잡 완화, 스마트 쓰레기통 설치, 문화재 정비, 지방 관광지 홍보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기록적인 관광 호황에 힘입어 출국세 인상이 방일 수요에 미칠 충격을 제한적으로 봤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방일 외국인은 4,268만3,600명으로 전년보다 15.8% 늘어 사상 처음 4,200만 명을 돌파했다. 외국인 관광객 소비액도 9조5,000억 엔(약 82조9,050억원)으로 16%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 같은 증가세를 바탕으로 일본 정부는 2030년 외국인 방문객 6,000만 명 유치 목표까지 내걸었다. 교토의 숙박세 인상과 관광지 이중가격제 확대 역시 급증한 방문객에게 도시 유지 비용을 더 부담시키려는 정책 기조를 반영한다.

유럽·아시아·남태평양 전역 관광세 확대

과거 국가부도 위기까지 겪었던 그리스도 관광 수요를 재정과 지역 인프라 보강에 활용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크루즈 관광객에게 항구 이용 부담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성수기인 6~9월 산토리니와 미코노스에서 하선하는 승객은 1인당 20유로(약 3만5,000원)를 내야 하며, 다른 항구에는 5유로가 적용된다. 준성수기에는 각각 12유로(약 1만8,600원)와 3유로, 비수기에는 4유로와 1유로로 낮아진다. 2024년 그리스 크루즈 승객이 793만 명으로 전년보다 13.2% 증가한 가운데 산토리니와 미코노스에만 각각 134만 명, 129만 명이 몰리자 계절·지역별 차등 과세를 꺼내 든 것이다. 징수액은 해당 지방정부와 해양부, 관광부가 3분의 1씩 나눠 항만과 관광 기반시설 확충에 사용한다.

그리스에서 관광세가 갖는 재정적 의미는 각별하다. 관광산업은 2024년 217억 유로(약 33조7,670억원)의 수입을 올리며 국가부채 감축과 고용 회복을 뒷받침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재정위기 당시 180%대에서 153.6%까지 내려왔다. 같은 해 재정수지도 GDP 대비 1.3% 흑자로 전환됐다. 반면 관광객 집중으로 섬 지역의 물과 폐기물 처리, 항만 교통, 주택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확보한 관광 수입의 일부를 현지에 환원해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졌다.

과잉 관광 문제로 관광세를 도입하는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 확인된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2024년부터 당일 관광객에게 입도세를 부과해 왔으며, 올해 적용 기간에는 방문일 나흘 전까지 예약하면 5유로, 이후에는 10유로(약 1만5,500원)를 받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도 숙박객에게 관광세를 징수하고, 인도네시아 발리는 2024년 2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15만 루피아(약 1만3,000원)의 관광세를 부과 중이다. 뉴질랜드는 2024년 10월 국제방문객 보전·관광부담금(IVL)을 35뉴질랜드달러에서 100뉴질랜드달러(약 7만8,000원)로 올렸고, 몰디브는 지난해 1월 리조트·호텔 투숙객의 녹색세를 1인당 하루 6달러에서 12달러(약 1만7,000원)로 두 배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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