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에듀] 청소년 SNS 이용 규제 확산, 적정 기준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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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시간 상한에도 우회 수단 여전 가짜 프로필·타인 계정으로 실효성 약화 적정 사용 기준 놓고 각국 정책 엇갈려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10일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계정 보유를 법으로 금지했다. 호주 온라인안전위원회(eSafety Commissioner) 조사에 따르면 규제 시행 수개월 만에 계정을 보유한 미성년자 비율은 52.4%에서 42.1%로 10.3%포인트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실제 소셜미디어 이용률은 85.9%에서 81.5%로 4.4%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계정 보유율과 비교해 실제 이용률의 감소 폭이 작았다는 점은 계정 제한만으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막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계정이나 우회 수단을 이용하면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소셜미디어 기업 메타(Meta)가 최근 미국 48개 주와 180억 달러(약 24조1,800억원) 규모의 합의를 체결하며 도입하기로 한 청소년 대상 ‘하루 2시간 이용 제한’의 실효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청소년 계정에 이용 제한 적용
교육 전문매체 에듀타임스(EduTimes)에 따르면 메타가 올해 8월 말 발표한 합의안은 18세 미만 이용자의 플랫폼 이용 시간을 하루 2시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접속을 전면 차단하고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학교 수업 시간에는 개인 메시지를 제외한 모든 알림을 비활성화한다. 청소년 이용자는 알고리즘 추천 대신 시간순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으며 게시물의 반응 수는 표시되지 않는다. 계정은 기본적으로 비공개로 설정되며, 이 같은 제한을 해제하려면 보호자의 명시적인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용 한도는 다른 플랫폼의 규제 참여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유튜브와 틱톡, 스냅이 유사한 제한을 받아들이면 메타의 하루 이용시간은 1시간으로 줄어들고, 야간 접속 금지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로 확대된다. 다른 플랫폼의 선택에 따라 제한 수준이 달라지는 만큼 이번 조치는 안전한 소셜미디어 이용시간에 대한 단일한 과학적 판단보다는 주 정부 측과 메타 간 협상을 거쳐 마련된 성격이 강하다.

다중 계정·연령 확인 기술이 규제 변수
규제의 또 다른 변수는 이용시간을 개인이 아닌 계정을 기준으로 산정한다는 점이다. 청소년이 여러 계정을 만들면 계정마다 별도의 이용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성인인 형제자매나 친척, 지인의 계정을 빌릴 경우 제한을 적용받지 않을 수도 있다. 호주에서는 이미 이 같은 방식으로 규제를 피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뉴캐슬대 연구에 따르면 호주 12~13세 청소년의 15%, 14~15세의 19%가 계정 금지를 피하기 위해 가짜 계정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3%는 자신의 위치를 숨기기 위해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했다. 계정 정보나 접속 위치를 바꾸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만큼 이용자의 실제 연령을 판별하는 기술의 정확성이 규제 실효성을 좌우할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연령 확인 기술에 한계가 드러났다. 올해 2월 공개된 사전 연구에서 수염과 흰머리, 화장, 주름 등을 디지털 방식으로 추가한 얼굴 사진으로 8개 연령 추정 모델을 시험한 결과, 당초 미성년자로 분류됐던 이미지 가운데 최대 83%가 성인으로 다시 판정됐다. 호주 정부가 48개 기업의 연령 확인 기술 약 60개를 시험한 보고서에서도 16세 전후 이용자의 연령을 잘못 판정할 가능성과 개인정보 장기 보관 문제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게다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은 연령 확인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별도의 비용 없이 적은 노력으로 실제와 유사하게 얼굴 이미지를 변형할 수 있어서다. 연령 확인 기술이 정교해지더라도 이를 피하기 위한 수단 역시 함께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나라마다 다른 청소년 소셜미디어 규제
기술적 한계와 함께 하루 2시간이라는 이용 한도 자체를 뒷받침할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점도 쟁점이다. 적정 이용시간이 1시간이나 3시간이 아닌 2시간이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데다 다른 플랫폼이 유사한 규제에 참여하면 한도를 1시간으로 줄이도록 한 조항도 이를 뒷받침한다.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도 뚜렷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은 기존 연구만으로 소셜미디어가 청소년 건강에 광범위한 변화를 일으킨다고 입증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적정 이용시간에 대한 합의가 없는 만큼 국가별 규제 기준도 엇갈린다. 호주는 16세 미만의 계정 보유를 전면 금지했으며, 영국은 16세 미만에게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16~17세 이용자에게는 야간 이용을 제한하고 콘텐츠 스크롤 기능을 기본적으로 비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튀르키예는 올해 4월 15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했고, 말레이시아는 올해 6월 16세 미만의 신규 가입을 차단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최소 이용 연령을 15세로 정했다. 결국 현재 시행되거나 논의 중인 소셜미디어 이용 연령과 시간 제한은 과학적으로 확립된 ‘안전 기준’이라기보다 규제 당국과 기업 간 협상, 정치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Teens Who Will Bypass Meta's Two-Hour Limit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