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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교육' 방안 내놓은 서울시, '수박 겉핥기' 환경교육 패러다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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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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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exels

서울시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환경학습 도시'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기후 위기 시대 모두가 참여하고 실천하는 ‘탄소중립 도시 서울’을 구현하기 위해 △환경교육 기반 확충을 통한 교육 여건 조성 △공직 사회 대상 환경교육 △생애주기별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 양질의 환경교육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재 지자체 차원에서 이뤄지는 '환경교육'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환경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일상 속 환경 분쟁 및 대처 방안에 대한 교육도 터무니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보다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환경교육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교육 기반 조성에 박차

서울시는 올해 중으로 환경교육의 거점이 될 '서울시 광역환경교육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광역환경교육센터는 각 기관에서 개별적으로 운영 중인 교육 내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기관 간 정보 공유와 협력을 활성화하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전문성을 보유한 환경교육 기관·단체를 ‘사회환경교육기관’으로 지정‧관리, 시민들에게 양질의 환경교육을 제공한다.

아울러 서울시 공무원 대상 환경교육을 의무화하고, 탄소중립 정책 관련 전문 교육과정을 확대 개설해 공직 사회의 탄소중립 실천 역량을 강화한다. 서울시 공무원이 연 1회 이상 환경교육을 이수하도록 의무화하고, 전 직원 대상 ‘서울환경 클라스’를 매월 운영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인식을 강화한다. 또한 4급 이상 관리자 대상 탄소중립 전략 특강을 반기별로 운영해 시정 전반에 탄소중립 저변을 확대하고, 도시계획‧주택‧교통 등 주요 정책 전문과정에 탄소중립 실행 방안을 포함해 실무 직원들의 정책 실행력을 강화한다.

사진=환경교육포털

교육 대상의 특성과 트렌드를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 보급을 통해 환경교육의 대중화를 촉진한다. 그동안 아동 중심으로 이뤄지던 환경교육 대상 범위를 넓히고, 교육 대상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기관과 협력해 '찾아가는 교육'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과 연계한 ‘유아 대상 놀이형 교육’ △공공도서관‧노인정 등 평생교육시설과 연계한 ‘성인 대상 체험형 환경교육’ △기업체 대상 ‘ESG 환경교육’ △복지관 등 취약계층 이용시설 대상 교육 등을 통해 환경교육 접근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특색 있는 체험 교육을 확대하고, 환경교육 집중 체험 행사인 ‘서울 환경교육 한마당’을 개최하는 등 환경교육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제고한다. 또한 환경교육 관련 포럼, 환경교육 관련 단체 간 교류 행사 등을 함께 추진해 지역사회의 환경교육 협력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심각성 대비 턱없이 부실한 환경교육

기후 위기 및 환경 문제는 미래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시민이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동참하도록 하는 교육은 사실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당장 학교 현장에서부터 환경교육은 철저히 외면받는 실정이다. 중고등학교에서 환경 과목을 선택하는 비율은 10%도 되지 않으며, 환경 전공 교사가 수업에 들어가는 경우도 극소수다. 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교과목을 가르치는 '상치 교사', 즉 시간이 남는 교사들이 '시간 때우기' 식으로 환경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환경 분쟁과 관련한 교육도 턱없이 부족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실이 환경부 산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조정한 부처 및 공공기관 대상 환경 분쟁은 2017년 30건에서 지난해 8월 기준 70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조정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7년 21.1%에서 올해 53.4%까지 급증했다.

반면 부처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환경분쟁 예방 교육은 갈수록 부실해지는 추세다. 지난 2017~2019년에는 중부권, 영남권, 호남권 등 권역별로 연간 3~4차례 교육이 진행됐으나, 2020년엔 단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비대면 영상교육만 1차례 진행됐다.

교육 대상 기관도 급감했다. 2018년 관련 교육이 지자체 19곳, 공공기관 6곳을 대상으로 교육이 실시되었지만, 지난해에는 국가철도공단과 한국토지주택공사 단 2곳을 대상으로 교육이 실시됐다. 교육 내용도 부실해졌다. 2017~2019년에는 농작물 피해나 빛공해, 일조권 분쟁, 건설기계 배출가스 저감 방안 사업 안내, 가축 피해 예방과 대응 등 다방면에 걸친 교육이 이뤄졌지만, 비대면으로 진행된 2021~2022년 교육 내용은 환경분쟁조정제도 소개 및 조정사례, 공사장 환경피해 관리 대책이 전부였다.

사진=환경교육포털

보다 실효성 있는 교육 필요

일각에서는 이론적인 '예방 교육' 차원을 넘어 보다 실용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환경 분쟁 및 대처법, 일상 속 실천 등에 대해 한층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환경 보호의 '필요성'만을 강조하는 교육으로는 닥쳐올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최근 들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세대를 넘어 생활 속 환경 문제에 대처할 방법을 전문적으로 교육해야 할 때다.

먼저 학교 현장의 환경교육 질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현재 '환경' 교과목이 사실상 외면받고 있는 만큼, 먼저 과학, 사회, 윤리 등 타 교과목의 연계 단원에서 환경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환경교육을 국가교육과정의 틀 안에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차기 국가교육과정의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환경교육이 교육과정의 일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다면, 학교 현장의 환경교육 질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교육의 '초점'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환경교육은 예방 차원에서 '수박 겉핥기' 식으로 실시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제라도 △학습자 스스로의 실천이 내 삶과 나를 둘러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일상 속 환경 관련 분쟁은 어떤 것이 있는지 △이 같은 분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한층 전문적인 시점에서 환경교육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지금껏 이뤄진 형식적인 환경교육만으로는 '탄소중립 시대'를 실현할 수 없다. 이제는 효과적인 교육을 통해 기후 위기 시대를 적극적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환경 인재'를 양성해야 할 시점이다. 서울시가 야심 차게 내놓은 '환경학습 도시 조성 방안'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차후 타 지자체 환경교육 사업의 모범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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