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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개혁] 마케팅으로 만들어 낸 높은 대학 랭킹과 미국 온라인 대학들의 실상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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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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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경영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로 급격히 성장한 미국 온라인 대학들이 대부분 질 낮은 교육으로 학생들을 빚 구덩이에 빠뜨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도 커지고 있다.

아이올라 파벨(Iola Favell)씨는 최근 본인이 졸업한 미국 남가주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USC)의 로씨어 교육대학(Rossier School of Education)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0년부터 해당 대학 온라인 교육과정에 진학했던 파벨씨는 2021년 5월에 학위 과정을 졸업하면서 약 10만 달러(약 1억3천만원)의 학자금 대출도 함께 짊어지게 됐다. 파벨씨는 인근 지역 로펌의 지원을 받아 졸업생 2명과 함께 해당 프로그램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소송 절차를 시작했다.

통학하는 교육과정과 동일한 온라인 과정?

제기한 소송 내용에 따르면 파벨씨는 전미 뉴스 랭킹(US News Ranking)에서 제공된 로씨어 교육대학의 학위 과정 정보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2020년에 파벨씨가 지원하던 당시 로씨어 교육대학의 US News 랭킹은 12위였다. 파벨씨는 '2021년 최고의 교육 대학 랭킹' 정보 기준으로 거주지와 가깝고, 온라인 학습이 가능한 데다, 랭킹이 높았기 때문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파벨씨는 랭킹이 낮았다면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까지 해당 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타 학교에 진학했을 것이라며 잘못된 정보를 제기했던 전미 뉴스 랭킹에 대해서도 불만을 지적했다.

미국 대학 전문 관계자에 따르면 랭킹이 높은 학교일수록 일반적으로 고액의 등록금을 요구하지만, 은행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기 쉬운데다 취직 시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높은 등록금을 감수하고 있는 만큼 랭킹 정보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높은 랭킹의 원인은 전문 업체에 지불한 마케팅 비용?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온라인 프로그램 관리업체(Online-Program-Management, OPM)와 USC 로씨어 교육대학 간의 파트너쉽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들어 온라인 대학이 확산되면서 OPM 업체들이 기술 지원 및 인프라 구축부터 심지어 교수들 대신 교육 프로그램도 관리하는 상황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학생들에 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OPM들이 대학들에게 수업료의 상당 부분을 받아가는 계약이 일반화돼 있다는 설명이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기보다 온라인으로 편하게 수업을 듣기를 원하는 상황이 확산하면서 OPM들은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 수강을 위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학가에 침투해 들었다. 대학들은 복잡한 관리를 OPM들이 대신해 주면서 수수료를 제한 학비를 쉽게 벌어들일 수 있게 되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실력 있는 OPM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사이 학생들은 OPM으로 인해 더욱 비싸진 학비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파벨씨의 담당 변호를 맡은 에릭 로스차일드(Eric Rothschild)에 따르면 "대학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는 것은 장점"이지만 "기업 마케팅 전략에 따라 잘못된 정보들이 제공되면서 학생들이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OPM들은 학생을 1명이라도 더 유치해야 더 수익을 낼 수 있는 데다 정원 제한이 없는 만큼, 마케팅에 엄청난 비용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학들, 저비용으로 고수익 얻을 수 있는 사업 모델

지난 1992년 제정된 미국 대학 관련 법령은 교직원이 학생을 모집하는 데 추가 상여금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했으나, 2011년 들어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규정이 불확실해졌다. OPM 업체들은 이런 불확실한 규제를 활용해 마케팅, 학생 대상 홍보,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상여금을 받는 방식으로, 학생 추가 모집에 대한 추가 상여금 지급 구조를 만들어 냈다.

클래어 맥캔(Clare McCann) 아놀드 벤처스(Arnold Ventures) 교육 전문 심사역은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2011년에만 해도 명확한 인식이 없었기 때문에 바뀐 규정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한다. 이어 초기 투자금을 OPM 업체들이 전액 부담하기 때문에 대학들은 비용 부담 없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이 된다고 설명한다. 맥캔 심사역에 따르면 OPM 업체들은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쓰는 비용의 약 10배가량을 마케팅과 학생 유치에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OPM 기업들은 2015년 17억 달러 매출액을, 2020년에는 57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교육 전문 업체 홀론IQ(HolonIQ)는 2025년에는 미국과 해외 시장 합계로 133억 달러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약 3억 달러(약 4천억원) 기업 가치를 달성한 2U의 설립자였던 존 카츠만(John Katman) 전 대표는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학교를 돕는다는 설립 당시의 관점에서 벗어나, 수익성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이 현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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