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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주식 거래소 고를 수 있다, 내년 초 대체거래소 출범 확정 코스콤, 거래소 간 최선집행의무 충족할 수 있는 'SOR 솔루션' 개발 막바지 "복수 거래소 장단점 뚜렷하지만, 투자자 편익 향상에는 확실히 도움 될 것"
금융투자 IT 서비스 전문기업 코스콤이 내년 초 대체거래소(ATS, Alternative Trading System) 출범에 따른 복수 거래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복수 거래 시장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전산시스템인 ‘자동주문시스템(SOR)’ 개발과 더불어 증권사별 설명회도 연이어 개최하고 있다. 68년간 한국거래소(KRX) 독점 체제로 운영됐던 한국 증시가 미국, 유럽과 같은 복수 거래소 방식으로 탈바꿈함으로써 변화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코스콤의 'SOR 솔루션', 복수 거래 시장의 필수 시스템
코스콤은 SOR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SOR 솔루션은 최선의 거래조건으로 투자자의 주문을 집행하는 ‘최선집행의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자본시장법상 복수 거래 시장 체제가 되면 각 증권사는 해당 시스템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오는 2025년 초 ATS인 ‘넥스트트레이드’의 개장이 확실시되면서 각 증권사는 KRX와 ATS 중 더 유리한 조건의 거래 시장을 결정해 주는 SOR 솔루션 도입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앞서 코스콤은 자본시장법에 최선집행의무 관련 법이 만들어진 지난 2013년부터 SOR 솔루션에 대한 개념검증(PoC)을 여러 차례 진행한 바 있다. 이후 지난 7월 ATS 설립이 가시화되자 프로토타입 모델을 개발해 기능 검증까지 완료했다. 코스콤은 오는 1분기 내로 SOR 솔루션 시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2분기에는 추가 부가 기능을 탑재한 업그레이드 버전도 선보일 방침이다. 코스콤 관계자는 “대체거래소의 모의 시장 개시일 이전에 SOR 솔루션 도입 증권사에 대한 시스템 적용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각 증권사가 ATS 시장 참여에 차질이 없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복수 거래소 방식의 장단점
한국 증시는 68년 동안 KRX의 독점 체제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주식투자 열풍, 일명 ‘동학개미운동’으로 ATS 설립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팬데믹 초기에 있었던 증시 폭락 이후 장기간 상승장이 유지되면서 거래량이 급증하자 KRX 외에 대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주식시장에 팽배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투자협회와 대형 증권사(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는 지난 2022년 11월 ATS 준비 법인 넥스트레이드를 설립했다. 업계에서도 이를 환영하는 눈치다. 한 증권 관계자는 "증권 시장에서 거래소 간 경쟁이 강화되면 투자자 편익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며 “현재 한국거래소 수수료율이 0.0027%로 설정돼 있지만, 시장 경쟁이 시작되면 증권 매매 비용이 좀 더 낮아지고, 거래체결 및 호가 방식 등에서 질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가 워낙 오래 유지된 탓에 넥스트트레이드가 거래 시장 간 경쟁을 촉진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시장 분할로 인해 안전성·투명성 저하 및 유동성 분산 등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으며, 시장 간 과도한 경쟁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매매체결 시설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은 ▲투자자 주문이 ATS와 고빈도 거래(HFT)의 이익 극대화 전략의 희생물로 전락하는 문제 ▲영리 기업화된 정규 거래소들이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해 거래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 등 여러 부작용이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증권 전문가들은 ATS 정식 개장까지 남은 시간 동안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TS 도입으로 인한 지나친 시장 분할과 과도한 경쟁 부작용, 공개매수 관련 제도 등 문제가 예상되는 만큼 제도 보완이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