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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엔비디아 비켜라" AMD와 손잡고 HBM 시장 활주하는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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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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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MD와 협력해 HBM 시장 공략 본격화
SK하이닉스-삼성전자 HBM 점유율 격차 빠르게 좁혀져
수요 폭증 속 점유율 경쟁 본격화, 승기는 누구의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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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메모리)3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제기됐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3는 당초 SK하이닉스가 독점 공급했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AMD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인스팅트 MI300 시리즈'에 (HBM3) 공급을 위한 검증을 받은 후 (SK하이닉스의) 입지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후 AMD의 MI300 시리즈 유통이 확대될 경우, 삼성전자의 HBM3 시장 점유율 역시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HBM 시장 선두 달리는 SK하이닉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용량을 극대화한 제품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생성형 AI 시장의 '필수재'로 꼽힌다. 글로벌 AI 시장이 성장을 거듭할수록 HBM 수요 역시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 트렌드포스는 이전 HBM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9%에서 올해 19%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AI 기술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경쟁의 중심축 자체가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측의 HBM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불이 붙는 추세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를 독점 공급하며 글로벌 HBM 시장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생성 AI용 G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며 선두 주자 자리를 꿰찬 것이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GPU 블랙웰 ‘B100’ 출시를 2분기로 앞당기고, SK하이닉스와 해당 제품에 탑재될 HBM3E 우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엔비디아 측은 지난해 하반기 HBM3E 생산능력(CAPA) 확장 등을 위해 SK하이닉스에 대규모 선수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선수금과 계약부채는 각각 575억원, 1조5,855억원(약 12억 달러)에 달했다. 안정적인 HBM 물량 확보를 원하는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 측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이를 기반으로 SK하이닉스가 기술력을 갖춰나가는 일종의 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삼성전자, AMD와의 협력 통해 도약 준비

한편 삼성전자 역시 HBM 사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HBM 시설 투자를 2.5배 이상 늘리고, 내년에도 그 정도 수준을 예상한다”며 본격적인 사업 확대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차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AMD가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를 겨냥해 출시한 그래픽처리장치(GPU) MI300에 HBM3을 공급, SK하이닉스에 대항할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글로벌 HBM 시장 내에 'SK하이닉스-엔비디아'와 '삼성전자-AMD'로 대표되는 일종의 협력 경쟁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트렌드포스 역시 "삼성전자는 연말까지 SK하이닉스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크게 줄여 HBM 시장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준비가 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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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올해부터 HBM 시장 주력이 4세대 D램인 HBM3에서 5세대 D램인 HBM3E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말까지 성능 검증을 마치고 2분기에 HBM3E를 출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차후 상반기 HBM3E 양산을 앞둔 SK하이닉스의 뒤를 본격적으로 추격, HBM 시장 1위의 자리를 넘볼 것이라는 낙관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 지난달 27일 삼성전자는 “24Gb D램 칩을 12단까지 적층해 업계 최대 용량인 36GB HBM3E 12단 제품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버 시스템에 해당 제품을 적용하면 직전 모델인 HBM 8H(8단 적층) 대비 인공지능(AI) 학습 훈련 속도를 평균 34% 제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고객사에 순차적으로 제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치열해지는 시장 선점 경쟁, 승자는 누구

주목할 만한 부분은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 성장 기조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50%, 삼성전자는 40% 수준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가 시장 과반을 점유하며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렸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진행된 조사를 통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46~4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대등한 위치에 섰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HBM 맹추격' 효과가 객관적 수치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차후 두 기업의 HBM 시장 선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AI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HBM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2027년까지 HBM 비트 수요 증가율은 연평균 70%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같은 기간 D램 수요 증가율 전망치(20%)를 3.5배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더해 KB증권은 차후 HBM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9%에서 내년 19%까지, HBM 시장 규모는 올해 15억 달러에서 2025년 56억 달러(약 7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선제적으로 기술 역량을 갖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수요 급증을 발판 삼아 시장 공급망을 독점할 기회를 얻게 됐다.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두 기업이 본격적인 점유율 경쟁을 펼칠 시장 환경이 조성됐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AMD와의 협력을 통해 본격적인 도약 채비를 마친 가운데, 업계는 'GPU-HBM' 협력을 필두로 한 반도체 시장 경쟁의 판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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