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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깜짝 성장에 낙관론 펼치는 정부, 시장은 '역성장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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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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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웃돈 1분기 GDP 증가치, 정부 성장 전망치 상향 가능성↑
내수 부진 위험 여전해, 2분기에는 '역성장' 위험도
스태그플레이션 닥친 미국 경제, 경착륙 파장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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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간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한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며 관가 전반에 '낙관론'이 확산한 결과다. 다만 시장에서는 2분기 역성장 가능성 및 각종 시장 변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내수 부진,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위기 등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경제 전망치 상향 조정 움직임

28일 기획재정부는 “1분기 실적 호조, 주요 국내외 기관의 성장 전망 상향 추세 등을 감안하면 올해 성장률이 정부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체적 전망치는 향후 여건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 안팎에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 상향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기획재정부의 '낙관론'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깜짝 성장세에서 기인한다. 1분기 우리나라의 GDP 증가치는 직전 분기 대비 1.3%(속보치)로 시장 컨센서스(0.6%)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초과 성장은 연간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는 연간 성장률이 2.5%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외 투자업계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5∼26일 국내 10개 증권사(한국투자·SK·KB·하나·메리츠·유진투자·상상인·삼성·하이투자·신한투자) 리서치센터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4%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성장률 발표 직전 전망치(평균 2.1%) 대비 0.3%P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 역시 2.0%에서 2.5%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내수 회복 지속될 수 있을까

관건은 2분기 역성장 여부다. 지난 1분기 GDP 성장세를 견인한 것은 수출과 내수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본격화한 수출 회복세가 지속된 데 더해, 그동안 부진했던 내수 역시 회복 흐름을 보였다는 의미다. 실제 1분기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직전 분기 -0.4%P에서 0.7%P로 플러스 전환했다. 민간 소비(0.1%P→0.4%P)와 건설 투자(-0.7%P→0.4%P)의 기여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 결과다.

문제는 1분기 내수 회복세 전반이 기저 효과, 신제품 출시 등 '일회성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 전문가는 “내수가 1분기 GDP 성장을 일부 견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1분기 상황만 보고) 내수가 회복세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며 “국내 경제는 여전히 내수보다는 수출에 의존해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1분기의 가파른 성장세로 인해 기저 효과가 발생, 2분기에 큰 폭의 성장률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변수로 꼽힌다.

경기 상황 속 불확실성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한국은행은 관가의 낙관론에 대한 '확언'을 기피하고 있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5일 ‘2024년 1분기 국내총생산 속보치’ 설명회에서 “기술적으로 보면 전기 대비 성장률이 높게 나오면 다음 분기는 낮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하반기 개선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지만, 성장 경로가 어떻게 수정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내수가 부진에서 벗어났는지에 대한 평가 역시 "앞으로의 지속 여부가 중요하다"는 모호한 발언으로 대신했다.

미국 경기 둔화의 영향은?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한 충격 역시 변수로 지목된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1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1.6% 증가했다(연율).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측치(2.4%)를 크게 밑도는 수치며,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3.4%)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단 이날 발표는 어디까지나 속보치로, 향후 공개될 잠정치와 확정치는 수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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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GDP 성장세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는 '소비 냉각'이 거론된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고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 미국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2.5%(연율)에 그쳤다. 이는 작년 4분기 증가율(3.3%) 대비 0.8%포인트 감소한 수준이자, 월가 전망치(3%)를 눈에 띄게 하회하는 수치다. 소비지출은 미국 GDP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변수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경기 침체를 방어하던 주요 지표들이 줄줄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GDP 물가지수(국내총생산에 포함된 모든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연율로 나타낸 지표)가 연율 3.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에 빠진 미국 경제가 이대로 경착륙할 경우, 한국 시장에도 거대한 '쓰나미'가 몰아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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