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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올해 임금협상 결렬 선언 '파업 준비'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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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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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8차 임협 교섭 결렬
사측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등 제시
노조 측 거부, "순이익 30% 성과급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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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올해 임금교섭 상견례 모습/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회사가 제시한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준비 수순에 들어간다. 사측이 제안한 올해 임금협상안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노조 파업이 시작되면 현대차는 6년 만에 파업을 맞게 된다.

현대차 노조, 파업 준비 돌입

현대차 노조는 13일 오전 울산공장에서 열린 8차 교섭에서 올해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 측은 회사가 이날 제시한 월 기본급 10만1,000원(4.13%) 인상 등 1차 제시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 교섭장에서 퇴장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노조는 곧바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준비 과정에 돌입한 것이다.

최근 5년간 무분규 타결 행진을 이어왔던 현대차 노조가 쟁의권 획득 이후 실제 파업에 나선다면 이는 6년 만의 파업이 된다. 그간에는 코로나19, 일본의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수출 우대국) 제외 조치에 따른 한일 경제 갈등 등을 고려해 파업 없이 교섭을 마무리해 왔다.

이날 회사가 제안한 기본급 인상분은 노조 측의 요구(15만9,800원, 인상률 6.53%)보다 5만8,800원 적다. 성과금 및 일시금 지급 금액도 양측 간의 간극이 크다. 회사는 성과금 및 일시금 지급 금액으로 △경영성과금 350%(월 기본급 기준)+1,450만원 △글로벌 누적 판매 1억 대 달성 기념 품질향상격려금 100% 및 현대차 주식 20주 지급 등을 제안했다.

노조 측, 5,000만원 상당 금액 기대

하지만 노조는 성과급(전년도 순이익 30%)과 상여금 900% 등 5,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월 급여에서 천원 단위 이하 금액을 기부하는 '급여 우수리' 제도를 추진해 소외계층 출산, 양육에 필요한 물품 지원하는 방안도 교섭 테이블에 올렸다.

부품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그룹사 차원의 1천억원 규모 지원 펀드, 부품사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위한 연 50억원 출연, 미래 경쟁력 강화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상생 방안도 제안했다. 또한 노조는 별도 요구안으로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성과급과 관련한 금액 산출은 노조 측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확대간부 6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이 중 47%가 성과급으로 4,000만원 이상이 적정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참여율은 76.7%로, 노조는 사측과 교섭을 앞두고 매년 비슷한 내용의 설문조사를 진행하는데 작년에는 ‘2,500만원 이상’이란 답변이 49.2%로 가장 많았다. 1년 만에 노조가 생각하는 성과급 적정 금액이 확 뛴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성과급으로 3,500만~4,000만원 미만이 적당하고 답한 노조 간부도 20%나 됐고 3,000만~3,500만원 미만은 16%, 2,500만~3,000만원 미만은 12%에 그쳤다. ‘가장 시급한 제도 개선’을 묻는 질문에도 가장 많은 38%가 ‘성과급 명문화’를 꼽았다. ‘올해 교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 역시 1위가 정년연장(17%), 2위가 성과급(15%)이었다. 정년연장은 2년 연속 1위로 꼽혔으나 지난해 66.9%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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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사진=현대차

사상 최대 실적 창출, 직원 공헌 강조

이에 따라 특별성과급 지급은 올해 현대차 노사 교섭의 핵심 뇌관이 될 공산이 커졌다. 특히 사측이 올해 미지급된 특별성과금 만큼을 제시안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 노조의 판단이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부터 특별성과금을 지급해 왔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이에 대한 보상 차원이었다. 2022년 전 직원에게 각각 400만원을, 지난해엔 '400만원+주식 10주'을 지급했다.

이에 노조는 현대차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특별성과금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해 합산 매출 262조4,720억원, 합산 영업이익 26조7,34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올해 역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완성차업체의 올 1분기 실적을 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가 포진한 현대차그룹은 매출 66조8,714억원, 영업이익 6조9,8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이다. 더욱이 현대차그룹의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폭스바겐그룹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가 급성장세를 보이고, 세단보다 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가 증가한 덕이 크다.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확대된 점도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 하이브리드차는 초기 개발 비용이 많이 들지만, 최근 들어 인기가 치솟으면서 수익성 제고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분기 ‘글로벌 톱5’ 자동차업체 가운데서 영업이익률도 가장 높았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8.7%)와 기아(13.1%)가 합산 10.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도요타그룹(10.0%)과 GM그룹(8.7%), 폭스바겐그룹(6.1%), 르노닛산미쓰비시(4.3%)를 앞섰다. 이는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11.4%)와 메르세데스 벤츠(10.7%)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올해부터 지급 방식을 임금협상에 포함하는 것으로 지급 방식을 바꿨다. 교섭 과정에서 중복되는 경우가 많았고, 외적으로도 그룹사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노조는 곧바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하고, 다음 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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