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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필두 중국산 전기차 줄줄이 한국행, 성공 여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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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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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립모터·지리 일제히 한국 겨냥
유럽은 상계관세 부과, 최대 35.3%p
소비자 신뢰도 제고는 과제로

중국 전기차 판매 1위 기업 비야디(BYD)가 한국 자동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BYD가 이르면 내년 초 전기 승용차를 출시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립모터, 지커 등 여타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한국 진출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근거로 한국 전기차 시장을 뒤흔들 메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25년 초 공식 출범 예정

13일 BYD코리아는 “승용차 브랜드에 대한 국내 사업성에 대한 검토를 다각도로 진행해 왔으며, 공식 출범을 위한 준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초기 승용차 판매 및 서비스를 위한 지역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단계에 있으며, 인력 채용과 차량 인증, 마케팅 계획, 직원 교육 등 브랜드 출범을 위한 준비 또한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사업 부문 대표는 “국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갖춘 임직원들 및 파트너사와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쳤다”며 “글로벌 성공 경험과 함께 뛰어난 기술력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BYD코리아가 내년 초 선보일 승용차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ATTO3), 중형 전기 세단 씰(SEAL),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DOLPHIN) 등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자동차는 현재 환경부 인증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의 인증 절차가 완료되면 최종 출고 가격과 소비자들이 받는 보조금 등이 확정된다. 아토3의 경우 소형 보급형 SUV 시장을 겨냥한 모델로, 해당 모델이 국내에 출시되면 기아의 EV3와 경쟁할 전망이다. 아토3의 중국 현지 가격은 최신 모델 기준 11만9,800위안(약 2,300만원)으로 직전 모델보다 11.8% 내린 수준이다.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둔 중국 자동차 업체는 BYD만이 아니다. 중국의 신생 전기차기업 립모터도 다국적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합작 설립한 립모터인터내셔널을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스텔란티스코리아와 한국 딜러사 관계자들이 중국을 방문해 판매 예정인 차량의 시승을 하기도 했다. 립모터인터내셔널은 보급형 소형 전기차 T03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모델은 중국에서 약1,680만원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관계자들과 중국에서 직접 차량을 보고 왔고, 현재 시장을 연구하고 있다”며 “한국 전기차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진출 시기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지리그룹 산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도 한국 진출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지커인터내셔널은 올 하반기부터 한국 내 조직 구축과 딜러사 선정 준비에 돌입했다. 본격 신차 판매 예정 시기는 2026년으로, 이를 위해 BMW코리아 상품매니저와 폴스타코리아 프리세일즈 총괄을 역임한 김남호 대표를 영입하기도 했다. 지커의 주력 모델은 준대형 왜건 전기차 001로, 해당 모델은 중국에서 30만 위안(약 5,800만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저가 모델 공세에 유럽도 나가 쓰러졌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한국 진출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가뜩이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시름하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 글로벌 시장은 이미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잠식당하고 있는 형국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BEV+PHEV) 시장 내 판매량 순위에서는 BYD(1위), 지리(3위), 상하이자동차(5위), 창안자동차(6위)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일제히 상위권을 휩쓸었다. 이같은 중국 기업들의 선전에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자국 내 공장 중 최소 3곳을 폐쇄하고, 수만 명의 인원을 감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랜 시간 자동차 강국으로 군림해 온 독일마저 중국산 전기차의 질주를 막지는 못한 모습이다.

이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5년간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EU 집행위는 “중국의 전기자동차 가치 사슬이 불공정한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EU 생산업체가 경제적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9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중국의 반보조금 조사 방침을 발표한 뒤 1년여 만의 일이다.

EU 집행위의 결정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의 최종 관세율은 모든 전기차에 적용되는 기존 일반 관세율 10%에 7.8~35.3%p가 더해져 부과된다. 테슬라는 17.8%, BYD 27.0%, 지리자동차 28.8%, 상하이자동차 45.3% 등이다. 상하이자동차의 경우 집행위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가장 많은 추가 관세인 35.3%p를 부과받았다. 인상된 관세는 EU 집행위의 발표 다음 날인 30일 0시부터 적용됐다.

BYD 전기차 '씰'/사진=BYD코리아

소비자 61% “가격 싸다면 중국산 전기차 구매 의향 있어”

중국산 전기차의 선전 배경에는 단기간 비약적으로 발전한 기술력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까지 지난해 가장 강력한 경쟁 기업으로 "중국의 한 회사"를 꼽았을 정도다. 당시 머스크 CEO는 BYD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BYD를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나섰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양사의 주력 모델을 비교한 결과가 시장에 발표된 직후의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스위스 투자 은행 UBS는 테슬라의 모델3와 BYD 씰을 직접 분해해 분석·비교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UBS는 “BYD 씰은 적은 예산으로 모델3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라며 “테슬라는 물론 다른 완성차 제조사들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BYD 씰은 여러 면에서 모델3와 대등한 수준의 상품성을 갖췄음에도 가격은 최대 20%가량 저렴하다는 게 UBS의 설명이다. 분석가들은 모델3와 대비되는 BYD 씰의 장점으로 더 넓은 실내 공간과 회전식 센터 디스플레이, 5G 연결성 등을 꼽았다.

이런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인식도 차츰 변화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중국산 전기차 가격이 국산 전기차 가격보다 낮다면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61%에 달한 것이다. 이들 가운데 39.7%는 중국산 전기차 가격이 국산 전기차의 70~80%만 돼도 구매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더욱이 중국 전기차 업체는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1995년 배터리 업체로 출발한 BYD는 자사의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전량 자체 제작한다.전기차 제조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는 만큼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신뢰도 측면에서 중국 전기차가 국내에서 얼마나 주목을 받을지는 미지수”라면서도 “다만 가격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판세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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