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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라이너스, 重희토류 가공 시작 '中 독점체제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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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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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말레이시아에서 첫 가공 시설 가동
美 지원금 받아 텍사스에 가공시설 건설
전기차 수요 부진 등으로 수익성은 의문
호주 서부 마운트 웰드 광산 인근의 라이너스 칼구리(Kalgoorlie) 공장/사진=라이너스

희토류 생산업체 라이너스 희토류(Lynas Rare Earths)를 비롯한 호주 기업들이 세계 원소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에 도전장을 냈다. 라이너스는 내년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중(重‧heavy)희토류 가공을 시작하고, 미국 텍사스에도 새로운 가공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일루카 리소스(Iluka Resources)와 아라푸라(Arafura Rare Earths) 등도 호주 정부의 지원 속에 광산과 가공공장을 건설하는 등 생산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다.

中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해 사업 확장

22일(현지 시각) 라이너스는 내년부터 말레이시아 시설에서 중희토류 가공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 국방부로부터 2억5,800만 달러(약 3,763억원)를 지원받아 텍사스에 새로운 가공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희토류는 원자량에 따라 경(轻‧Light)희토류와 중희토류로 분류하는데 총 17종의 원소 중 10개 원소가 중희토류에 해당한다. 이 중 테르븀, 디스프로슘, 가돌리늄, 유로퓸 등은 고성능 자석 제조에 필수적인 원료로 주로 전기차 모터, 풍력 터빈, 야간 투시경, F-35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기술 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번 결정은 중국의 희토류 시장 지배력 약화를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17종의 희토류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70%, 가공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992년 덩샤오핑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고 선언한 이후 희토류를 전략자원으로 관리하면서 전 세계가 중국의 희토류 채굴·제련·가공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빌미로 2010년 대일본 수출 금지, 2023년 자석 생산기술 수출 금지 등 무기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아라푸라 등 호주 기업도 생산시설 확대

이 같은 중국 독점 체제 속에서 그간 라이너스는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희토류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업체로 자리 잡았다. 다만 경희토류인 란타넘, 세륨, 프라세오디뮴, 네오디뮴 등을 주로 생산해 왔다는 점에서 중국에 대항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경희토류는 중희토류에 비해 채광이 용이하고 풍부하게 존재해 공급량이 많다. 실제로 경희토류의 매장량과 생산량은 경희토류의 18배에 이르는 반면 가격은 중희토류가 경희토류보다 최소 5배에서 최대 20배가량 비싸게 형성된다.

하지만 라이너스가 중희토류 생산을 시작하면서 중국의 독점 체제를 우려해 온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가 중국의 대체 공급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라이너스는 그간 호주 서부 마운트 웰드에서 희토류를 채굴해 말레이시아에서 가공하는 방식을 사용해 왔으나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의 방사능 우려로 일부 공정을 호주 카굴리 공장으로 이전하고 미국 시설 건설 등을 통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25년까지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생산능력을 10만5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4분기에는 1,504톤의 NdPr 생산이 예상되는데 현재는 시장 수요에 맞춰 생산을 조절하고 있다.

라이너스뿐만 아니라 호주의 다른 희토류 생산업체들도 이러한 상황을 기회로 보고 있다. 아라푸라는 호주 노던 테리토리에 14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희토류 광산 및 가공 시설 건설을 계획 중이다. 이곳에서 아라푸라는 연간 4,440톤의 NdPr 산화물을 생산할 계획이다. 일루카 리소스는 서호주 에네아바에 희토류 정제소를 건설 중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핵심 광물의 현지 가공을 늘려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호주 정부의 전략적 목표와 맞닿아 있다. 호주 정부는 지난 2022년 일루카에 12억 5,000만 호주달러(약 1조4,000억원)를 지원한 데 이어 최근 4억 호주달러(약 3,645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을 승인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아라푸라의 놀란스 희토류 프로젝트 개발 현장 전경/사진=아라푸라

가격 하락·수요 부진 등으로 수익성 감소

다만 수익성은 과제다. 라이너스는 지난 회계연도에 전기차 판매 둔화로 매출이 40% 감소한 4억6,330만 호주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도 70% 급감했다. 올해 2분기에는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속에 희토류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감한 2,188톤에 그쳤다. 매출도 9,072만 호주달러를 기록하며 역시 전년 동기(1억5,750만 호주달러) 대비 감소했다. 실적 발표가 있던 7월 22일 라이너스 주가는 2.8% 하락하며 지난 4월 11일 이후 3개월 사이 최저가를 기록했다. 다른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아라푸라도 6월 30일 기준 주당 순이익(EPS)이 -0.05를 기록하며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중국 희토류 업체들도 지난 1년간 손실을 기록했다.

희토류 업체의 생산과 판매가 급감한 배경에는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부진이 있다. 여기에 재고 누적에 가격 하락이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약화됐다. 영국 원자재 전문업체 아거스미디어에 따르면 이 기간 희토류 판매가격이 kg당 43.5 호주달러에서 42.3 호주달러로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네오디뮴과 디스포슘이 각각 전년 대비 23%씩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아만다 라카즈 라이너스 최고경영자(CEO)는 "단기적으로는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탈탄소화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전기차뿐 아니라 자동화 제품 전반에서 수요가 늘어나면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희토류 가공은 제품 범위 확대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첨단 자석 제조업체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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