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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사상 초유 '블랙아웃' 송출 수수료 갈등에 일부 케이블TV 송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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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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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온스타일 대형사중 처음 방송 중단
송출수수료 협상 결렬에 초강수
GS·롯데·현대도 송출수수료 협상 난항
출처=딜라이브 방송 내 CJ온스타일 송출 중단 화면 캡처

TV홈쇼핑과 방송사업자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블랙아웃’(송출 중단 사태)이 현실화했다. CJ온스타일이 일부 케이블TV 방송을 중단한 데 이어 다른 홈쇼핑 업체들도 송출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연쇄 방송 중단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CJ vs. 케이블TV3사, 서로 "가이드라인 위반했다"

6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전날 자정부터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서의 홈쇼핑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연초부터 이어온 송출수수료 협상이 결렬되자 강수를 둔 것이다. CJ온스타일 측은 “케이블TV사의 최근 5년 평균 취급고와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해당 3개 사의 감소 폭이 특히 컸다”며 “이에 방송법과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 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른 합당한 수수료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방송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케이블TV 업계는 CJ온스타일이 기존 계약 방식과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채 60% 이상의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입장이다. 한국케이블TV협회는 5일 입장문을 통해 “유료방송사업자의 영업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뿐 아니라 유료 방송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기본 시청권마저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CJ온스타일 측은 가이드라인 위반은 오히려 3사가 했다고 맞섰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지난해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송출수수료 산정 시 비주거용 법인 이용자 수는 제외된 만큼, 이에 해당하는 송출수수료를 제외하거나 재산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합리적 근거 없이 이를 거부해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출 중단하는 3개사는 디지털 연계가 어려워 시청 환경 개선이 쉽지 않은 고화질 단방향 방식의 상품(8VSB) 가입자 비중이 높다”며 “8VSB 가입자 대부분은 비주거용 법인 이용자로,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워 3개사에 실제 사용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받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3사가) 합리적이고 성실한 협상을 통해 방송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송으로 1만원 벌면 7,100원 수수료로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 업체가 유료방송사업자(SO·위성·IPTV)로부터 채널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일종의 자릿세다.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좋은 지상파 채널에 근접할수록 더 많은 금액이 책정되는데, 과거 홈쇼핑 호황기에는 협상이 원활히 타결됐지만 업황이 악화되면서 수수료를 깎으려는 홈쇼핑과 수익을 유지하려는 방송사업자 간 갈등이 커진 것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 7개사가 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는 2020년 1조6,750억원에서 지난해 1조9,375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모바일·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 성장으로 TV 방송 영향력이 떨어졌음을 고려하면 비용 증가를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같은 기간 방송 매출액에서 송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0%에서 지난해 71%까지 치솟았다. 방송에서 상품을 팔아 1만원을 벌면 7,100원을 방송사업자에 내야 하는 셈이다.

시장 축소에 고민 깊어지는 홈쇼핑업계

문제는 TV 시청자 감소로 홈쇼핑 이익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샵은 올해 3분기 매출 2,510억원, 영업이익 186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2.7% 각각 줄었다. 현대홈쇼핑은 3분기 0.3% 증가한 2,55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CJ온스타일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3,338억원의 매출과 29.6% 증가한 9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롯데홈쇼핑은 3분기 2,08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통상적으로 홈쇼핑 업계에선 취급액을 기준으로 업계 순위를 매겨왔지만 최근에는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침체로 홈쇼핑 업황 자체가 대세 하락 국면을 받으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의 중요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외형적으로만 보면 매출은 CJ, 영업이익은 GS가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누가 승자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실제로 CJ온스타일은 홈쇼핑 빅4 가운데에는 유일하게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는 실적을 거뒀으나 영업이익 순위를 보면 매출액 1위를 하고도 3위에 머물러있다. 1위와 차이는 94억원, 4위와 차이는 2억원에 불과하다. 영업이익 1위 GS샵 역시 홈쇼핑 4사 가운데 유일하게 세자릿수를 기록했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작년 3분기 대비 줄었다. 홈쇼핑 시장 규모가 축소된 여파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TV시청인구 감소로 모든 홈쇼핑 업계가 탈TV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어느 곳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는 얘기"라며 "당분간 홈쇼핑 업계의 혼조 상태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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